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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남성우 박사의 ‘相生畜産’ / 16. 축산후계자 육성이 시급하다(1)

후계자 현황 조사·전문 교육…제도적 인프라 확충
간척지 활용 등 신규진입 문턱 낮춰줘야

  • 등록 2018.07.04 11:03:41

[축산신문 기자]


(전 농협대학교 총장)


▶ 축산업의 주변여건을 살펴보면 환경규제 강화, 가축분뇨와 냄새, 가축질병 발생, 수입개방, 수급불안, 그리고 농촌의 고령화와 축산전문인력 부족 등 축산업 발전을 제약하는 요인들이 많다. 이러한 난제들을 극복하고 우리 축산업의 밝은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서 시급한 것은 젊고 유능한 전문인력 양성이며, 우리나라의 축산업 발전을 견인해 온 축산농가의 대를 이을 후계자를 육성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 우리나라 농업인구(2017)는 242만 명 전체인구의 4.7%, 250만 명이 무너졌고 5%도 무너졌다.  농가인구 중 65세 이상인 농업인의 비율이 2010년 31.8% 2016년 40%에서, 2030년엔 50.5%로 늘어날 전망이라니 큰 걱정이다. 반면에 49세 이하의 젊은 농업인의 수는 2000년 50.1%에서 2010년엔 37.9%로 2016년엔 27.4%로 줄었고, 앞으로도 더 줄 것이라니 걱정이 더욱 크다. 우리의 고향인 농업 농촌이 노쇠해가고 있는 것이다.    

▶ 축산분야는 어떤가. 지난 16년간 축산농가수의 변화를 보면 얼마나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지 실감할 수 있다. 한·육우 농가는 2000년에 29만호가 2016년에는 9만8천호로, 낙농가는 1만3천호에서 6천500호로 절반으로 줄었다. 양돈농가는 2만4천호에서 6천300호로 3배도 넘게 줄었다. 양계농가는 전업화가 진작부터 많이 진행됐는데도 4천호에서 2천600호로 줄었다. 이러한 감소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경연의 추정에 의하면 앞으로 2024년이 되면 한우농가가 7만3천호로, 낙농가가 3천900호로, 양돈농가는 3천700호로, 양계농가는 2천호로 더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축산농가의 감소는 두 가지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하나는 생산을 포기하는 농가가 기르던 두수만큼 사육두수가 줄고 국내 사육기반이 무너져 자급률이 하락할 것이다. 다른 하나는 총 사육두수가 유지되는 가운데 농가평균 사육규모의 증가라는 바람직한 효과를 수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수입축산물의 국내시장 잠식추세를 고려하면 국내 축산업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더 현실적인 판단이다. 

▶ 궁극적으로 보면 미래에 ‘소 돼지를 누가 키울 것인가’라는 문제가 남는다. 어느 경우든 축산 생산을 이어갈 젊은 후계축산농가가 있느냐는 문제로 귀결된다는 말이다. 2014년 한국축산컨설팅협회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축산부문의 후계축산농가 확보 비율이 30%미만으로 매우 저조하다. 축종별로 보면 낙농 29.9%, 양돈 29.9%, 산란계 24.1%, 육계 14.9%, 오리 13%이며 한우는 9.8%로 아주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축산을 할 사람이 없다는 말이다. 그냥 놔둬도 축산기반이 저절로 무너지게 생겼다. 

▶ 수입개방 시대에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고도의 선진화된 기술과 경영관리능력을 배양해야 하며, 이러한 시점에서 무엇보다도 능력 있는 축산후계자 육성정책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시스템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축산의 대를 이을 후계자에 대한 현황조사가 필요하다. 

▶ 다음은 후계농가에 대한 전문교육 강화다. 농축산후계자 육성을 위해 한국농수산대학교를 설치하여 운영하는 것은 매우 잘 한 일이다. 이 대학을 졸업한 사람에게 영농자금을 지원하는 정책도 대단히 바람직한 방향이다. 이외에도 농과계 학교의 시설과 인력 등 교육인프라 확충을 지원하고 교육프로그램을 대폭 새롭게 편성할 필요가 있다. 

▶ 미래의 농가인 후계자가 축산분야에 진입하는 과정에 어떤 어려움이 있을까? 축산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축사시설을 지을 토지를 구입해야 하고 시설자금도 확보해야 한다. 여기서 부터 난관이다.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것이다. 지역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상당히 넓은 땅이 필요한 게 축산이므로 토지구입에 막대한 자금이 든다. 양돈, 산란계, 낙농 등은 시설비가 많이 들고, 한우는 그나마 시설이 간단하여 좀 적게 들지만 그래도 감당하기 힘든 액수이다. 

그러므로 새로 시작하는 신규농가에게는 20~30년 장기 저리로 시설융자금을 지원해주는 제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지원규모를 지원자별 축종별로 차등하여 지원규모를 대폭 현실화해야 한다. 비어 있는 축사를 희망하는 사람에게 임대하는 소위 ‘축사은행’ 제도를 도입해서 활용한다면 자원의 효율적 활용 측면에서도 바람직할 것이다. 

▶ 그런데, 남아 있는 가장 어려운 관문이 바로 지자체의 축산업허가절차다. 전문교육도 받고, 자금도 지원받고, 입지제한 구역을 피해서 땅도 샀다. 허가신청을 위한 축산인 교육 등 수료증을 첨부해서 허가신청서를 제출했더니 인근 주민의 동의서를 받아오란다. 법적으로는 아무런 결격사유가 없는데도 말이다. 축사건축에 대한 주민동의서, 사실상 받기가 어려운 일이다. 우리 시·군에서는 축산을 하지 말라는 말과 같다. 정부는 이와 같은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선정을 펼쳐야 할 의무가 있다. 기존 농가의 후계자가 규모 확대를 위해서 축사시설을 증축할 때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신축, 증축, 개축 모두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런 것이 정부가 풀어줘야 할 일들이다. 신규로 축산에 진입하는 후계자들에게 간척지를 분양해 주면 얼마나 효율적일까 생각해 본다. 

일은 사람이 한다. 유능한 젊은 인재들이 축산분야에 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급선무이다. 후계자가 없는 산업은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