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연재

<축산과 농업 그리고 농촌의 미래!><67> 생산기반 위협하는 ‘적법화’ 과제

건폐율 등 기준 충족 비용부담 막대…포기 농가 속출

  • 등록 2017.07.21 10:56:24
[축산신문 기자]


문홍기 명장(장흥축협조합장)


농민과 농촌을 위해 애국을 하겠다는 사람은 많지만 방법론에서 축산을 반대하면서 농촌사랑과 발전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축산이 없다면 경제적 뒷받침이 안 되니 젊은이가 떠나버린다. 축산이 없거나 약한 지역은 매우 좋은 농촌여건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면사무소만 덩그마니 남고 상가들이 전부 다 문을 닫은 곳도 있다.
축산이 없으면 소득이 낮으니 노인들만이 회관에 모여 사는 적막한 농촌이 된다.
축산과 농업발전의 대안이 없이 귀농귀촌의 농촌을 생각하는 것은 농촌의 미래를 닫아버리는 정반대의 길을 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농업농촌과 국민의 식량과 자연환경에 의한 휴식공간의 미래를 생각하더라도 최우선 순위를 축산에 의한 친환경 자연 순환 농업에 두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대도시 폐기물 저가퇴비를 방치하여 이대로 간다면 축산농가의 퇴비를 수거해주는 축협의 공장들이 심각한 운영난에 빠지고 농지의 토양환경과 농산물의 소비에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는 일이다.
필자는 초등학교 때 고구마 하나를 호주머니에 넣고 소풍을 간 적이 있다. 멀리 걸어서 타군의 초등학교로 소풍갔다 돌아올 때의 허기증의 기억과 중학교 때는 도시락을 가져오지 못하는 옆자리 친구와 나누어 먹으니 하교길 고개 넘어 갈 때 배고픔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고등학교 때는 같이 자취하는 친구가 도시락을 싸오지 못해 앉았다 일어설 때는 몹시 어지러웠다고 한다. 한 톨의 밥알도 신성시 하는 고정관념이 각인되었다.
아침에 학교에 가기 전에 풀 한 망태를 베어다 놓고 학교에 가고, 갔다 오면 또 풀 베고 냇물에 소를 데리고 들어가 목욕시키고 하면서 자랐다.
고등학교시절 60년만의 대한발이 들었을 때 한해대책 방학을 했고 어른들의 밤을 새우는 두레질을 교대해서 해보기도 했다.
제초제가 없던 시절 친구와 함께 논에 김을 매다 논두렁에서 수제비 밀 죽을 먹는데 억수 같은 소나기가 쏟아져 아무리 허겁지겁 먹어도 죽양 판에 밀 죽이 줄어들지 않는 것 같은 기억이 남아있다.
이와 같이 농경문화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함께 함과 나눔과 배려가 각인되어 버린다.
처음 제초제를 써서 논에 풀이 나지 않을때 이것은 신비로운 선악과였다. 세상에 이런 편리한 약이 있을까 싶었다. 선악과를 따먹은 원죄의 십자가를 더 이상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서는 안 된다.
배고픔은 농업을 알게 했고 뼈아픈 농사일은 하늘을 알게 했다. 농업은 하늘의 뜻이요 자연의 원리 순수함 그대로일 뿐이다.
2018년 3월 24일이 다가오는데 무허가축사 적법화는 풀릴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무허가축사 적법화를 통해서 친환경 축사로 개축하고 규모화해서 경쟁력을 갖추어야 하는데 허가조건을 충분히 갖추었음에도 신규축사 인허가 마저 어렵게 되어 급속한 한우산업의 위축을 가져오고 있다. 이대로 2018년 3월 24일까지 간다면 지역에 따라서는 한우산업의 산사태가 우려되는 곳이 많다고 한다.
국민들은 친환경축산과 동물복지를 요구한다. 분노의 축산물이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 하며 상대적으로 자연속에 생산되는 축산선진국의 모습을 방영한다. 방송을 탓하기 보다는 우리가 뛰어 넘어야할 산이지만 무허가축사 적법화의 강을 먼저 건너야 가능한 일이다.
무허가축사 적법화는 농가에 따라 다르지만 설계비용만 해도 500만원에서 2천만원 수준이 많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훨씬 상회하기도 한다.
한우를 길러서 기초 봉급자 수준으로 살아갈 수 있는 규모의 200두정도만 길러도 지역에 따라서는 환경영향평가 비용이 1천만원, 재해영향평가 비용이 1천만원 소요된다.
또한 축사와 퇴비사의 사이를 띄어서 짓도록 허가를 했기에 대부분 축사와 퇴비사의 사이를 연결해서 총면적이 3천㎡(900평)에 이를 때는 5천만원 정도 소요되는 소방시설을  다시 해야 한다. 이렇게 저렇게 해서 9천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농가는 주변 땅을 매입하지 못해 건폐율을 맞추지 못하면서 무허가가 된 경우가 많다.
적법화를 위해 건폐율을 맞추려면 인근 토지를 매입해야 하는데 안 팔려는 땅을 억지로 살려니 몇 곱절의 가격을 주어야 한다.
적법화 인허가 비용만도 억대의 비용이 소요되는 농가도 많은데 대부분 건폐율을 맞추려다 토지매입을 못하여 무허가가 되었기에 건폐율을 맞추는 토지매입이 겹치니 길을 잃고 하늘만 쳐다보는 것이다.
20년이 지난 축사에 9천만원을 들여야 하는데 이제 와서 다그치니 왜 축산농가만 이러느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소 값이 조금 상승하면 한우농가가 떼돈을 버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농가별 부채현황을 보면 돈을 벌었으면 누가 이자를 물어주고 있을 사람이 있겠는가 싶다.
100두 이상 규모화 하려는 한우농가의 평균 부채는 지역별 농가별로 다르기 때문에 기준설정이 어려우나 농가당 4~5억원 정도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된다. 여기에 사료대 부채가 100두 정도 규모이면 평균 5천만원 정도가 된다.
무허가축사 적법화는 이제 포기의 대상으로, 체념하는 농가가 하겠다는 농가의 몇 곱절이다. FTA 관세철폐가 목전에 다가오는 상황에서 현재의 짐을 지고 가기에도 버거워 부채만 정리되면 그만 두겠다는 농가들에게 3월 24일 기한을 두고 철거를 예고하고 있다.
홍문표 국회의원님께서 농민의 아픔을 헤아리고 토론회를 개최해 축산농민들에게 적법화의 길을 열어주려고 애쓰시던 모습과 인사말을 통해 용기를 심어주었던 모습에서 참으로 고마움과 감사함으로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