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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축산과 농업 그리고 농촌의 미래!><44>호주 축산 견학 현장에서

누린내 없는 쇠고기, 한우만의 우수성 적극 알려

  • 등록 2017.04.05 11:21:51
[축산신문 기자]


문 홍 기 명장(장흥축협조합장)


이제 닭과 오리는 완전히 기업의 가축이 되어 닭, 오리를 사육하는 축산 농가는 기업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입식을 지연시킴으로써 소작농이 지주에게 소출의 대부분을 착취당하면서도 가을이면 자기는 먹어보지도 못했던 이바지를 해서 바쳐야 했던 조선시대로 회귀하고 있다.
이제는 돼지마저 계열화가 되어가는 과정에 있다. 양돈장의 허가가 어렵게 되자 농가들의 양돈장을 몇 억씩의 웃돈을 얹어서 사들이고 계열화를 추진해서 잠식해 가고 있다.
FTA의 대응 논리로 누가 생산하던지 생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축산농민의 손에서 벗어나면 농업이 경쟁력을 잃고 농촌이 망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수입쇠고기에 밀려 한우를 내어준다면 화학비료 사용이 증가되어 화학비료로 대체되는 모든 농산물의 맛은 크게 떨어지고 농약사용은 계속해 증가될 것이다.
전자에 설명했듯이 아무리 애국심이 강하다고 해도 아무리 신토불이가 좋다고 해도 한번 먹어보고 맛없으면 두 번 사먹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극빈 서민층은 할 수 없이 먹는다고 할지라도 모든 품목은 경쟁력을 상실해 생산이 중단될 수밖에 없다.
우리 농업이 경쟁력의 상실에 의한 생명의 목숨 줄을 내놓지 않으려면, 우리의 후손에게 이 땅을 물려주려면, 우리는 목숨을 걸고 축산을 지켜야 한다.
그 중에도 경쟁력이 가장 약한 한우는 우리가 마지막 죽는 순간까지 경쟁력의 고삐를 당겨야 하고 세계 제일의 고지에 오르기까지 서로 잡은 손을 놓아서는 안 된다.
한우의 경쟁력을 포기하는 날은 우리농산물이 경쟁력을 잃는 날이요, 우리의 농업농촌을 포기하는 날이요, 우리 민족의 정신적 근간이던 농경문화의 혼을 잃어버린 날인 것이다.
우리가 지금 잘 사는데 무슨 잠꼬대를 한다고 할 수도 있다. 농업농촌의 피폐화로 농경문화에 의한 정신적 근간이 재생될 기반을 잃는다면 혼이 나간 우리는 이미 죽은 나라의 사람이 될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한우산업을 지켜 우리의 맛있는 농산물과 아름답고 풍요로운 들녘과 넉넉한 인심의 농촌을 지킬 것인가? 한우산업의 경쟁력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10년도 훨씬 지난 것 같다. 궁금했던 때 말로만 들어오던 호주의 육우산업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그 당시는 한우의 가격이 수입쇠고기의 영향으로 매우 힘든 상황이었다. 우리 일행을 호주의 축산공사에서 환대해 주었다. 호주 축산공사 사장은 키가 훤칠하고 뛰어난 미모를 지닌 젊은 여성이었다.
그 분은 인사말에서 우리는 한국 분들을 대환영하며, 매우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취지의 인사말을 했다. 특히 호주에서는 소를 430Kg대에 도축해 LA갈비를 생산, 95%를 한국에 수출하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한국이 우리 최고의 고객이기에 반갑다는 내용을 강조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서양의 미인을 대표하는 것 같은 아름다운 축산공사 여사장의 환대하는 말에 감동해 있을 때 갑자기 필자에게 한국을 대표해 답사의 인사말을 하라는 제안이 들어와 엉겁결에 인사말을 하게 되었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당황스러웠고 망설여졌다.
“우리는 호주가 6.25 동란시 우방국가로 참전해 도와준 혈맹의 나라로서 그 은혜를 잊을 수 없고 언제나 고맙게 생각한다”는 내용의 인사말을 하면서 “우리는 호주의 LA갈비를 매우 맛있게 먹고 있다”고 했다. “다만 상호 교류증진의 차원에서 호주도 우리 한우고기를 조금만 수입해 준다면 상호보완적으로 더할 나위 없이 고맙겠다”고 하면서 “우리 한우의 고급육은 대단히 우수해서 한번 맛보시면 그 감동적인 맛을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나서 “특히 한우는 모든 쇠고기에서 나는 누린내(노랑내)가 나지 않아 확실하게 육우고기와는 비교 할 수 없게 다르다. 그런데 오늘 점심시간에 먹은 스테이크는 누린내가 매우 심했다.”
이어 “저는 한국에서 굉장히 비위가 좋은 사람인데 하느님이 내린 음식을 버리면 안 되기 때문에 삼켰지 스테이크의 누린내는 삼키기에 너무 힘들었다”는 말을 실제 그대로를 무심코 생각없이 하고 말았다.
생각해보지도 않고 엉겁결에 한 말이 자존심을 상하게 했는지 모른다. 통역이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축산공사 여사장은 빙그레 웃으면서 “우리는 그 누린내에서 향을 느낀다. 우리는 한국 사람이 3m전방에 있어도 한국사람 특유의 마늘내를 느낀다. 우리는 그 마늘내를 아주 싫어한다”고 통역이 말했다.
외국인들이 누린내를 좋게 생각한다는 말을 들은 적은 있었지만 누린내를 향으로 느낀다니 기가 막힐 일이었다.
만일 우리의 애들이 수입쇠고기에 길들여져 누린내를 향으로 느끼는 때가 온다면 한우산업은 더 생각할 것도 없을 것 같았다.
다음날 600여두를 기르는 육우목장에 견학을 갔다. 목장주인 부부는 해외여행을 가고 소들은 풀밭과 나무숲속에서 풀을 뜯고 있었다.
우리처럼 축사도 없고 사료를 주는 것도 아니고 축분을 치울 일도 없었다. 말로만 듣던 대로 풀밭에서 낳아서 430kg 대만 골라 도축장으로 보내면 되는 것이 소 키우는 일의 전부였다.
여기저기 연맥건초를 생산해 놓고 있는 장면을 보고 우리와는 비교를 생각할 수없는 현실속에서 일본화우와 교잡종(와규)을 만들어 역수출을 준비한다는 현실 앞에 과연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막막하고 막연하게만 느껴졌다.
길은 오직 유전적으로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한우를 만들고 한우의 유전적 자질에 따른 사양기술을 더욱 개발해 외관적 육질등급만이 아닌 한우 특유의 깊은 맛을 개발하는 것 외에는 달리 길이 있을 것 같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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