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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과 농업 그리고 농촌의 미래!><28>내가 본 36산 암소의 비결

산<山>서 방목하던 일소…햇빛·운동·영양 균형 갖춰

  • 등록 2017.01.18 10:29:21
[축산신문 기자]

 

문홍기 명장(장흥축협조합장)

 

생명공학기술은 일본에 비해 뒤지지 않는데 왜 타 분야에서 뒤처지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지금 번식우의 산차는 1년1산이 되지 못하고 15개월 평균이지만 전체 농가의 현장에서 통할 수 있는 정확한 번식우 사양프로그램이 없다는 사실이다.
모든 질병은 우시장으로 집결되고 우시장을 통해 분산되어 나가지만 우시장 질병 차단을 위한 시스템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부분의 개선을 위해 필자는 2003년도에 바디컨디션(BCS)적용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급하고 4단 방역 가축시장 방역체제를 구축했다. 그러나 전국이 모두가 함께 가야 하기 때문에 전남축산농협조합장협의회와 전국한우조합장회의에서 이를 역설한 바 있다.
한국과 일본이 젖소와 육우를 같이 도입했음에도 일본은 철저한 검역으로 브루셀라 등 질병들을 차단한 반면 우리는 질병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상당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우리는 지금도 불감증에 걸려 아무도 방향제시와 산업화의 길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 앞서 지적했듯이 자연종부가 만연하고 마구잡이 수정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로 웃지 못 할 안타까운 실정에 있다.
정부의 정책도, 학계의 연구도, 한우자조금도, 축산현장의 농민들도, 여기에 집중해야 하는데 모두가 불감증에 젖어버린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다. 누구를 탓하거나 원망할 것도 없이 이제는 축산농가들과 함께 뛰고 있는 일선 축협에서 함께 팔을 걷어 붙여야 한다.                       
전문화 교육을 하고, 가장 앞서는 기술접목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사육시설과 고급육 생산기술을 시범적으로 선도하고, 고능력 송아지의 생산과 보급을 위해 노력하는 일선 축협에 힘을 실어 줘야 한다.
아마존 원시림의 원주민처럼 한우는 별로 질병이 없었다고 한다. 외양간 시절에도 지금처럼 송아지가 설사병을 앓거나 호흡기 질환을 앓는 일은 없었다. 문명이 들어오면서 면역력이 없는 밀림속의 브라질 원주민처럼 한우도 질병에 노출되어 왔다.
축산현대화 40년 동안 전에는 한우에 없었던 각종 질병들이 유입되어 퍼져 나갔다. 브루셀라병, 요네병, 각종 호흡기병과 설사병 모두 막대한 타격을 주는 병이며 링웜은 전국 어디에나 토착화 되어버렸다.
이제 번식의 성공과 질병청정화를 어떻게 해 나갈 것인가?
10여년전 일이다. 장동면 북교리의 골짜기 깊숙한 산골마을로 출장을 갔다. 쟁기질 하는 암소 한마리가 있었는데 나이가 많아 보여 몇 살인지 물었더니 36산을 해서 송아지가 젖을 빨고 있었다.
20산까지는 1년1산을 하고 20산 이후에는 산차가 길어지기 시작하여 정확한 1년1산이 되지 못했고 30산 이후는 1년 반에, 36산 째는 2년만에 분만했다고 한다.
한우번식 역사에 기록될 일이었다. 같은 장동면에서 32산 암소를 보았지만 36산은 처음이었다. 소는 건강하게 살쪄 있었고 송아지도 잘 생기고 건강했다.
소는 경제동물인데 왜 이렇게 늙은 소를 기르고 계시는지 묻자 이 쟁기질 일소와 한평생을 살아온 부부가 함께 이야기 하셨다.
결혼직후 가정형편이 어려워 남의 집 머슴살이로 전전하면서 부부의 꿈이 송아지 한 마리를 마련하는 것이었다고 했다. 억척으로 고생하여 부부의 꿈이 이루어졌던 (송아지를 구입했던) 년도를 내외분이 모두 정확히 기억하고 계셨다. (1963년도 송아지 구입, 2003년도 36산) 그 송아지를 길러 쟁기질 일소를 만들자 머슴살이를 하지 않고 남의 집 논갈이를 해주고 산에 가서 나무를 해다가 장날이면 소달구지로 장흥읍까지 오십리길(20km)을 싣고 가서 팔고 다시 장짐을 맡아 싣고 돌아왔다.(왕복 100리길)
이 고생은 즐거웠으며 이 고생으로 번 돈으로 쟁기질 일소가 있었기에 남이 할 수 없는 봉천지기(奉天地) 천수답(天水沓)을 사들여 자기땅을 갖고 싶은 또 하나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봉천지기란, 비가 오면 즉시 쟁기질을 하여 논에 물을 가두어야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산골다랭이논 중에도 천수답(天水沓)을 일컫는다.                      
하루왕복 100리 길을 소달구지로 나무를 실어다 팔고 봉천지기 논을 경작하고 남의 논의 쟁기질을 해주면서 이 소와 함께 한평생을 살아온 것이다.
7남매를 낳아서 이 소 한 마리로 애들을 가르치고 결혼시키는데 몫 돈이 들어갈 때면 송아지를 팔아서 다 해결해 왔다고 한다. 그러니 소가 아니라 식구요 친구였으며 재산이요 업(業)이였었던 것이다.
언제나 소가 좋아하는 풀을 베어다 주는 것도 즐거운 일이었다. 소는 언제나 건강했고 송아지는 한 번도 아프지 않았고 건강했다. 필자가 그 농가에 갔을 때도 피부병(링웜)도 없었다.
36산의 비결은 햇빛과 운동과 영양밸런스가 잘 맞았기 때문이다. 쟁기질 일과 산에다 고삐를 묶어 방목함으로써 운동성과 햇빛은 충분했었고, 풀을 베어다 주니 영양벨런스가 만점이었던 것이다. 산골에서 사육하니 질병도 차단되었다.
소와 함께 살아온 한평생이 즐거웠다고 하시는 모습에서 욕심 없는 농심(農心)과 억수같은 비를 맞으면서도 소와 사람이 한마음으로 묵묵히 봉천지기를 일구며 쟁기질을 하던 농부의 순수한 자연인의 마음이 흐르고 있었다.
이와 같은 많은 사례의 공통점을 확인한 필자는 모두가 질병 없이 건강하게 소를 기르며 정확히 1년1산을 했고, 특히 송아지에 지금처럼 설사나 호흡기 질병이 없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1년1산의 비결과 건강한 사양을 현재의 사양시스템(사육시설과 사양관리)에 응용하는 것이다.
한우산업발전을 위한 질병청정화의 길로 응용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의 한우산업은 근내지방이 같더라도 맛있는 쇠고기를 만드는 쪽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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