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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축산과 농업 그리고 농촌의 미래!><19>필자 목장 최초 양면 지붕개폐 신축

  • 등록 2016.12.09 10:10:59
[축산신문 기자]

 

문홍기 명장(장흥축협조합장)

 

개폐면적 대폭 넓어져 효과 배가…생산성 크게 향상
시공과정 부실로 강풍 피해…자연재해 대응 완벽 설계

 

축사가 완공된 늦봄에 비육우의 피부병을 치료하기 위해 축사 안에서 작업을 했다. 그런데  가랑비가 내려 개폐지붕을 닫고 작업을 하게 됐다. 축사에 많은 소가 있는 상태에서 개폐지붕을 닫자 축사 내부의 온도가 순식간에 올라갔고 땀이 비 오듯 흘러내렸다. 속에 입은 런닝과 팬티까지 젖었다. 가랑비가 그쳐 개폐지붕을 활짝 열고나니 그 무덥던 온도와 습도는 어느 새 떨어지고 비 오듯 하던 땀이 멎었던 기억들이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이는 소의 체열과 입김, 가스 등으로 고온다습해진 우사의 온도가 밖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개폐지붕 덕이다. 이 우사는 5m, 15m 단식우사로 개폐면적은 5m 밖에 되지 않았다.
지붕개폐우사의 소문을 듣고 전북 장수축협의 대표 양축농가들이 버스를 대절해 견학을 왔는데 버스가 목장까지 들어갈 수 없어 4km 구간을 택시로 모셔서 견학을 시켜드린 기억이 새롭다.
그 후 장수축협이 대규모 목장을 개발할 때의 스크레파 시설과 지붕개폐우사 신축 시 필자의 기술지원 방문을 요청했다. 그 후 장수축협은 고급육 생산에 앞서가는 조합이 됐다. 우리는 조합원 양축가를 모시고 장수축협의 대규모 목장 견학을 위해 방문했고, 상호기술교류에 의해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그 후로도 지붕이 가급적 많이 열릴수록 쾌적성이 더 좋아지는 것을 실감하고, 필자의 목장에서 최초의 양면지붕개폐우사 신축을 구상했다. 순천의 축사기술자에게 필자의 구상을 토대로 개발을 논의했다. 양쪽으로 지붕개폐 레일을 깔고 지붕을 올릴 때는 북쪽지붕을 반드시 먼저 올리고, 내릴 때는 남쪽지붕을 먼저 내리면 양면개폐가 가능했고 용마루가 없는 개폐방식이었다.  
양면지붕개폐우사는 우선 햇빛과 바람의 이용량이 많고 계절별로 햇빛의 각도에 따라 남쪽지붕과 북쪽지붕을 조정함으로써 그 효과가 한쪽 개폐우사와는 비교가 안 될 것으로 생각됐다.
그 당시 개폐면적을 가급적 크게 하려고 이동지붕과 고정지붕을 각 50%로 하여 시공토록 기술자에게 제안했으나 기술상의 어려움을 (레일연결문제) 제기하여 안전하게 신축하기로 했다.
한 우방의 폭이 4.8m, 길이가 9.6m의 번식우사를 양면지붕개폐로 신축했다. 예상했던 대로 그 효과는 한쪽 개폐우사 보다 배가 많은 햇빛과 바람을 이용할 수 있었다. 실제 사용과정에서 여름과 겨울 앞뒤 지붕을 조정하여 햇빛을 받아들이고 그늘을 없애주는 등 생각지도 못한 장점들이 있었다. 그 때의 기분은 등산을 할 때 그 산의 정상에 오른 쾌감과 같았다. 지붕개폐우사의 최종작품으로 생각됐다.
그 해 여름철에 초강력 태풍이 불어왔다. 맹렬하게 부는 태풍 속에 이동식개폐지붕이 심하게 흔들리면서 마침내 C형강에 고정한 볼트에서 칼라강판이 찢겨지며 빠져나오기 시작했고, 칼라강판이 바람에 날리기 시작했다. 하나하나가 빠져나갈수록 더욱 바람을 타게 되고 전체 개폐지붕의 칼라강판들이 뜯겨나가 온 들녘에 거대한 칼라강판이 낙엽처럼 날아다녔다.
철골만 남은 축사에서 소들은 몰아치는 태풍에 떨었고, 축사는 물바다가 됐다. 태풍이 그친 후 온 들녘으로 날아간 칼라강판과 비참해진 소들, 그리고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축사를 보면서 개척의 어려움이 무엇인지를 실감했다.
날리는 칼라강판에 인명 피해가 나지 않은 것으로 큰 위로를 삼고 완벽한 시공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번 문제는 기본을 무시한 시공 때문이었다. 축사 신축 시 시공업자에게 작업지시를 하고 출근하였지만, 시공을 하면서 시공업자가 중간 트러스가 필요 없다며 사다놓은 중간 트러스를 빼버리고 지은 데다 C형강도 규격에 미달된 것을 사용한 것이 화근이었던 것이다. 
시공 기술자는 천재지변에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했지만 잘못된 시공 때문에 일어난 일은 분명했다. 처음 시공할 때 사다놓았는데도 빼버린 트러스를 다시 넣고 C형강을 더 튼튼한 강도로 시공했다. 그 후 30년이 지났는데도 아무리 강한 태풍에도 조금도 이상이 없다. 그러므로 지붕개폐우사는 제대로 시공만하면 태풍이 아무리 강력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신한다. 특히 표준설계도 우사의 규격만 지켜도 문제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
그 이후 장흥관내에 제대로 지어진 지붕개폐우사는 아무리 강한 태풍에도, 또한 바닷가의 바람이 극심한 위치에 지어진 축사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특히 트러스 자체를 32mm의 가는 파이프로 제작하였어도 30년이 넘은 지금까지 수많은 태풍에도 전혀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와 같이 개폐축사의 비용은 저렴할 수 있다.
필자는 축사표준설계도 심의회의에서 또 다시 양면지붕개폐우사를 표준설계도에 채택할 것을 요청했으나 이번에는 처음 지붕개폐우사를 채택할 때 보다 더 반대가 많았다.
이론으로는 설득이 되지 않아 오직 실제로 체험하지 않고는 그 효과를 알 수 없다고 설명하면서 특히 야간의 지붕개폐 효과를 설명했다. 열대야 현상이 있는 여름철에 지붕을 열었을 때와 그렇지 않을때의 소들이 받는 스트레스의 차이와  찬이슬이 내릴 때의 차단 효과, 그리고 한낮에 받은 고온스트레스가 야간에 풀리는 것을 강조했다.
실험을 통해 확인한 결과, 비육우 사육 공간의 주야간 온도를 30℃로 고정하면 전혀 증체가 되지 않았는데 야간에 지붕을 열어줌으로써 그 스트레스가 풀리기 때문에 여름철 폭염기에도 증체가 된다며 지붕개폐우사의 진가는 특히 여름철 야간에 발휘함을 거듭 강조했다.  
옛날 시골마을에서 한여름에 밀가루 팥죽을 방안에서 먹지 않고 마당에서 멍석을 깔아놓고 먹었던 것을 예를 들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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