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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친환경에 미래 있다 / 밀식 사육을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몸에 좋은 식품 넘어 윤리적 소비 확산…이제는 동물복지다

<지령 3000호>

[축산신문 김수형 기자]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생산성을 내야하는 것은 축산업의 기본 과제이지만 이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안전하고 몸에 좋은 식품에 대한 요구를 소비자들은 하고 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한정된 공간에서 최대한의 가축을 키워 출하하는 것이 과거의 연구과제였다면 요즘 소비자들은 몸에 좋은 식품을 넘어 행복한 환경에서 자란 가축을 원하고 있어 연구의 초점이 동물복지 쪽으로 기울고 있다.

 

동물복지 사육, 가축 항병력 높이고 냄새 감소 큰 역할
동물복지 축산물, 시장서 가격 차별화…소비자 인식 제고
축산과학원, ICT와 접목한 동물복지 사육 기준 마련 분주

 

◆ 동물복지, 이젠 축산업의 필수조건
소비자들은 최근 들어 안전하고 몸에 좋은 식품에 대한 요구 뿐만 아니라 동물복지를 고려하는 윤리적 소비 확산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는 전체 소비시장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지만 동물복지 농장에서 생산된 축산물은 일반 축산물보다 고가로 판매되고 있으며, 수요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계란이다.
방사사육을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는 동물복지 계란의 경우 대형마트 및 백화점에서 일반 계란에 비해 높은 가격임에도 많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동물복지에 대한 연구는 EU를 포함해 세계적으로 그 기준이 강화되고 있으며 국제교역에 농장동물의 복지를 연계하고 있다.
EU는 2012년 이후부터 산란계 케이지와 모돈의 스톨사육을 금지시켰으며, OIE는 가축의 운송·도축, 살처분에 대한 지침을 마련했으며, 동물생산시스템에 대한 동물복지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내 사육여건을 고려한 동물복지형 축산농장 인증기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2011년 산란계를 시작으로 2012년 돼지, 2013년 육계, 2014년 한·육우와 젖소 및 염소, 2015년 오리까지 전 축종에 걸쳐 동물복지 농장 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며 2016년 4월 현재 산란계 농장 73개소, 돼지농장 6개소, 육계농장 2개소에서 운영하고 있다.


◆ 사육밀도 감소, 면역력 증진 효과로
축사에 가축이 생활할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며 스트레스를 줄이면 어떠한 효과가 있을까.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우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면역력을 증가시켜 건강한 가축을 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돈장의 경우 돼지의 밀집사육은 돼지의 면역력 저하로 질병 저항성을 낮출 뿐 아니라 충분한 활동공간이 확보되지 못해 사료섭취량이 저하되고 증체가 지연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축산과학원에서 실험한 결과, 육성돈에 적정한 사육면적을 제공했을 때에는 혈중 면역 단백질인 1gG의 함량이 약 30% 증가했으며, 스트레스 수준은 약 4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밀사로 인한 발육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해 성장단계별로 체중이 증가함에 따라 적정 사육밀도는 성장단계별로 다르게 제공해주어야 한다.
국립축산과학원 박준철 양돈과장은 “돼지의 면역력 증진을 위해 쾌적한 온·습도, 환기 등의 사육환경을 제공해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사육밀도 준수 및 면역증강제제 활용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돼지를 건강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축사 냄새 감소에도 큰 도움
가축을 밀집사육하지 않는 것으로 축사 냄새 감소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축산과학원에서 사육면적과 냄새의 관계를 밝히기 위해 돼지 158마리를 각각 0.8㎡, 1.0㎡로 나눠 50kg에서 115kg이 될 때까지 사육하면서 내부 냄새물질 농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비육돼지 1마리당 1.0㎡ 면적을 제공한 경우 트리메틸아민 34%, 황화합물류 41%, 인돌류는 34% 줄었다. 휘발성지방산 중 부티르산과 발레르산 농도도 각각 36%, 46% 줄었다.
트리메틸아민과 황화합물류, 인돌류는 주로 배합사료를 먹는 돼지와 닭의 분뇨에 존재하는 성분으로 농도는 낮지만 냄새정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축산과학원 최동윤 축산환경과장은 “양돈산업이 친환경산업으로 성장하려면 냄새를 줄이는 것이 시급하다”며 “알맞은 사육 면적을 제공하면 냄새 감소 뿐 아니라 생산성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농가에서 적정 면적 제공을 고려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 가축 생산능력 극대화 위해 욕구 충족시켜줘야
밀집사육으로 인해 가축이 질병에 대한 위험도가 높아지고 냄새로 인한 피해도 커지지만 생산성 하락 문제가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축산과학원은 “가축의 욕구가 충족되지 못하면 단기적으로는 건강이 나빠지게 되고 가축이 갖고 있는 생산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 생산능력 저하와 함께 건강하지 못한 축산물의 생산, 경제수명 저하로 인한 생산비 증가 등의 문제를 초래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국립축산과학원은 한국형 동물복지 체계를 구축하고 축종별 동물복지 인증기준 보완 및 영향 평가 연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일반 축산농가를 대상으로 최소한의 보편적 동물복지 기준을 마련하고 동물복지 운송 가이드라인 제정 및 교육 프로그램 제작, 산지생태축산을 위한 동물복지 표준 매뉴얼 개발 및 보급 등을 추진한다.
특히 ICT 융복합 기술을 접목한 동물복지형 축사관리 모델을 개발하고 동물복지 사육시설 통합관리 및 생산 시스템을 개발하고 축종별 ICT 기반 동물복지 축사 표준모델을 개발할 것이라고 축산과학원은 설명했다.

 

 

<기고>황 옥 화 연구사(축산과학원)

 

적정 사육면적 유지가 냄새저감 근본책

 

돼지 두당 사육면적 0.8㎡서 1.0㎡로
넓혀 사육결과 냄새 30% 획기적 감소

 

축산 농가 수는 매년 줄어들고 있지만 농가당 가축 사육마릿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우리나라 축산업은 규모화, 전업화 되고 있다. 농가들은 저마다 늘어난 가축 사육 수에 맞춰 시설을 개선하고 있지만 적절한 면적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축의 사육면적은 가축의 생산성과 축산냄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데, 특히 양돈농가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축산관련법에서 정한 돼지 사육면적은 비육돈(체중 60kg 이상)의 경우 0.8~1.0㎡ 인데 많은 농가들이 0.8㎡ 이하로 사육하고 있는 실정이다.      
돈사에 돼지를 밀집 사육하게 되면 서열 형성에 따른 스트레스로 인해 사료 섭취량이 감소되고 허약한 가축이 발생돼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외부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돈사 내부 온도도 함께 오르는데, 밀집 사육을 하게 되면 내부의 온도가 더욱 높아지게 된다. 이 경우 사료섭취량과 번식률에 영향을 받는다.
또한,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는 가축의 호흡수가 증가하는데, 밀집 사육에 의해 돈사 내 환기가 잘 되지 않으면 호흡기 질병과 설사병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 이는 곧 생산성 감소로 이어진다. 사람도 널찍한 공간이 아닌 빽빽한 장소에서 장시간 머물렀을 때 스트레스지수가 높아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국립축산과학원 연구 결과, 체중 45kg~65kg의 돼지 한 마리당 사육면적을 0.51㎡에서 0.64㎡(돼지 성장단계에 적합한 사육면적)로 넓히게 되면 체중은 9% 늘고 사료요구율 6%가 개선됐다. 체중 85kg~110kg의 돼지 한 마리당 사육면적을 0.65㎡에서 0.91㎡로 넓혔을 때 체중 17%은 늘고 사료요구율은 11% 개선됐다.
돼지는 분뇨를 돈사 내 일정한 공간에 배설하는 습성이 있다. 밀집 사육을 하게 되면 배설된 분뇨가 돈사 내부뿐만 아니라 돼지의 몸에 쉽게 묻게 되고 이 때문에 지속적으로 불쾌한 냄새가 발생한다. 양돈 농장 주변에서 냄새에 대한 민원 발생이 높아지는 것도 이 같은 현상이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실제 돼지 한 마리당 사육면적을 0.8㎡에서 1.0㎡로 넓혀 체중 50kg에서 115kg까지 사육한 결과, 돈사 내부 냄새가 30% 정도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
양돈 농가에서는 가축의 생산성을 유지하고 돈사 냄새를 줄이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여름철에는 축사 내외부에 스프링클러를 이용해 물을 살포하거나 송풍 팬을 가동해 환기량을 높여주는 방법으로 온도를 낮춰 가축의 스트레스와 돈사 냄새를 감소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이는 돼지뿐만 아니라 다른 가축에서도 마찬가지인데 근본적으로는 가축의 적정 사육면적을 유지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성장단계에 맞는 사육면적을 제공하면 가축의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축사 냄새를 줄이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적정 가축 사육면적의 도입은 가축의 복지 수준을 향상시키고 축산업을 친환경 산업으로 성장, 발전시키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축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어느 때보다 축산 농가의 적극적인 노력과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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