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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위기 타개하려면 리더십 복원해야

 

윤봉중<본지 회장>

 우리 주변에는 인기와 리더십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인기를 얻기 위해 골몰하고, 이를 민주적 리더십으로 포장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대표적인 예가 나라형편은 생각하지 않고 포퓰리즘에 영합하는 정치인들이겠지만 경제·사회 각 분야에도 이런 사례는 부지기수다.
인기를 리더십으로 착각하는 부류들 때문일까.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는 일찍이 인기는 리더십이 아니라고 잘라 말한바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의 빌 조지교수는 “리더란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존경을 받을 만한 사람이어야 한다” 고 못 박았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느닷 없이 리더십 타령을 하는 건 인기를 리더십으로 포장하거나 착각하는데 따른 결과가 너무나 엄중하기 때문이다. 정치지도자가 인기를 좇아 포퓰리즘에 빠지면 그리스나 일부 남미국가들 처럼 나라와 열광하던 국민들이 궁극엔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 대상이 CEO라면 머지 안아 기업은 도산하고, 종업원들은 일자리를 잃고 마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한 나라의 산업분야를 이끄는 지도자인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리더는 위기 때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구성원들의 에너지를 한 곳으로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위기를 타개해야 한다. 위기를 극복해온 모든 역사의 뒤안길에는 희생과 헌신으로 일관함으로써 구성원들을 단결시킨 지도자들의 숨결이 서려 있다. 이들은 눈앞의 평판이나 인기에 연연하지 않은 채 오직 구성원들에게 비전을 전파하며 그들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데 헌신했으며 그걸 위해서라면 당장의 비판이나 돌팔매마저도 기꺼이 감수했다.
사면초가에 처한 한국축산업도 바로 이러한 리더십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한우를 제외한 주요 축종의 종사농가가 네 자리수로 준지 오래고, 한우농가마저 급격히 감소하는 상황에서 한국축산업의 위상은 갈수록 왜소해지고 있으며, 환경과 질병문제로 인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국민들도 적지 않다. 이러한 위기를 타개할 힘은 기본적으로 축산내부에서 나와야 한다.
종사인구가 주는데도 산업내부의 결속마저 제대로 안 되는 것이 오늘 우리 축산의 현실이다. 업종 간 협력은 고사하고라도 동종업계 내부에서조차 분열과 반목이 일상화 되어 있으며, 동일한 목적과 목표를 가진 생산자조직 끼리도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 대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분열상을 마주하고도 꾸짖거나 타이르는 원로들의 목소리도 끊긴지 오래다. 이런 리더십 부재를 어찌해야 하는 것인가.
질곡의 역사속에서도 쓰러지지 않고 오뚜기처럼 버텨온 한국축산업은 이제 안팎으로부터 과거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경쟁력 없는 사양산업으로 사라질 것인지, 정예화된 식량산업으로 살아남을 것인지는 뭐니 뭐니 해도 우리 내부의 의지와 단결에 달려 있다. 축산인들의 의지와 단결이 없는데 정부지원이나 국민적 사랑이 있을 리 없다.
축산지도자들이 자신이 속한 축종이나, 산업내부의 특정계층의 평판에 초연 해질 수 있을 때 우리 축산이 힘을 갖게 된다. 이것은 설득과 조정능력일 것이다. 인기에 영합하거나 이를 리더십으로 혼동하는 지도자는 이미 실패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당장의 평판보다 우리 축산의 장래를 위해 비난도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그런 헌신적 리더가 절실한 때다. 우리 축산이 절체절명의 위기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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