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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성대에서>돈이 없나, 조직이 없나

 

이 상 호(본지 발행인)

사이버공간에서 회자되고 있는 축산물관련 정보들 중에는 가히 대축산 테러라고 할 만한 내용이 수두룩하다. 축산물이 건강이 해롭다는 주장에서 시작해 심지어는 고기를 먹는 식습관이 종당에는 인류를 멸망케 할 것이라는 등 황당하면서도 섬뜩한 주장들이 난무하고 있다. “동물(소)의 젖을 사람이 왜 먹느냐”는 논리 앞에서는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을 지경이다. 점입가경이 따로 없다.
오프라인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최근 무슨 ‘역습’이니 ‘진실’이니 하는 그럴듯한 제목의 책들이 출간되어 축산식품에 대한 무차별 폭격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일부 방송을 비롯한 대중매체들이 부화뇌동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축산식품 소비는 죄악이며, 환경재앙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등의 황당한 주장을 펴고 있다. 이처럼 광기 서린 주장들은 대개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 맹신자들이 생산하고 이를 퍼 나르는 일부 몰지각한 부류들의 무책임한 행동이지만 사리분별력이 떨어지는 아동이나 청소년들에게는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는 반대로 최근 축산식품을 바로 알자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의학전문기자로 성가를 높인 의사출신의 한 유명언론인은 최근 건강문제와 관련한 각종 강연을 통해 ‘인체조직은 육식에 적합하게 설계되어 있다’며 축산식품 바로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실제 대부분의 영양학자들도 채식과 육식을 병행해야 이상적인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비록 가물에 콩 나듯 하지만 일부 대중언론에서도 육식의 문제는 먹는 방법과 영양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편식이 문제라는 식의 올바른 보도가 나오고 있음은 고무적인 일이다.
축산물소비홍보 차원에서 보면 악재와 호재가 공존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우리가 이러한 악재에 속수무책인양 수수방관하고 있고, 호재도 올바로 활용을 못하는 총체적 무기력함에 빠져 있는 것일 게다.
요즘 의사들은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육식을 금하라고 하지 않는다. 암 환자들이 항암치료 전후(前後)에 육식으로 체력을 보강하는 것쯤은 이미 상식임에도 축산물을 건강위해요소로 여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은 온오프라인에 횡행하는 왜곡된 정보들이 건강염려증을 더욱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축산에 대한 테러에는 생산자단체를 중심으로 범 축산업계가 전쟁처럼 대응해야 하지만 축산업계는 업종별로 저마다 ‘내 것이 최고’라며 그저 혼자만의 전쟁에 골몰하고 있다.
대중적 인지도가 연예인 뺨치는 의학전문가가 축산식품 바로 알리기에 나서준다면, 의대교수나 식품영양학자가 축산식품이 건강에 미치는 순기능을 연구하고 그 결과를 발표한다면 그야말로 천군만마에 금상첨화일 텐데 우리 축산분야의 소비홍보는 너무 단세포적이다. 축산식품이 건강에 유익하다는 논리를 펼 땐 그 파괴력이 의대교수나 영양학자를 능가할 학자가 없다. 그렇지만 그들이 축산식품이 건강에 미치는 순기능을 연구한 논문도, 그런 연구용역을 제대로 시도해본 적도 없다. 사이버공간의 테러에 대해 체계적인 공동대응을 해본 적 도 물론 없다.
전 축종에 자조금이 엄연히 있는 상황에서 돈이 없어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될 텐데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하지만 어쩌겠는가,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적기라는데 생산자단체나 자조금은 이제 큰 틀의 대국민·언론활동을 전개하는데도 ‘내 것’을 챙기는 것만큼 힘을 쏟아야 한다. 의견을 모을 수 있는 구심점이 없는 것도, 돈이 없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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