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미·보조사료업체는 그간 일반 축산농가에게는 생소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배합사료의 원료를 생산 공급하고 있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면서 이른바 부산물을 소중한 사료자원을 재탄생시키기도 하고, 이를 해외에 수출해 소중한 외화를 벌어들이기도 하는 이들의 활약에 관심이 모아진다.
참치 부산물 활용 단백비율 높은 어분 생산
시설투자·제품개발 매진…최고 품질력으로
연 3천500톤 이상 日·대만 등 공격적 수출
어분은 국내 사료산업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몇몇 업체만 남아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전남 여수의 우남수산(대표 박석문)은 현재 국내에 남아있는 어분 생산업체 가운데 가장 건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참치부산물을 활용해 단백비율 65%이상의 최고품질 어분을 생산해 일본과 대만 등에 수출하고 있다.
정어리의 수확량이 줄고, 많은 업체들이 원료부족 등을 이유로 폐업했지만 우남수산은 과감한 시설투자와 제품개발에 매진하면서 승부를 걸었다.
결과적으로 우남수산의 이 같은 판단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받지만 당시를 회상하면 지금도 등에 식은땀이 흐른다고 박석문 대표는 말한다.
그는 “살얼음 위를 걷는 기분이었다. 우리 어분이 세계시장에서도 통하는 품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확신이 없었다면 견뎌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우남수산에서 생산하는 어분은 연간 3천500톤 이상이 해외시장으로 팔려나가고 있다.
전 직원 24명에 불과한 우남수산이 지난해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가 무려 5백만불이다. 사료는 수입에 의존한다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있는 것이다.
우남이 이처럼 세계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안전성에 대해서 만큼은 철저히 기준을 지키는 박석문 대표 이하 임직원들의 마음가짐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설명이다.
“참치공장에서 제품을 만들고 남은 부산물로 우리는 사료원료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원료의 수거에서부터 가공을 거쳐 제품을 만들고, 이를 수출하기까지의 과정에서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변질이나 불량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직원 모두가 이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며 “사료는 가축이 먹는 밥이다. 그 가축을 사람이 먹는다. 사료가 안전해야 하는 이유는 더 이상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안전성에 대해서만큼은 양보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나의 철학”이라고 박 대표는 힘주어 말했다.
어려움은 있다.
처음에는 무료로 참치부산물 원료를 공급했던 참치공장들도 몇 년전부터는 돈을 받기 시작했고, 그나마도 충분한 양을 공급하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이 부산물원료를 안전하게 가공하지 않은 이른바 ‘생사료’로 유통하는 사례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어분생산업체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박 대표는 “여러 가지로 어려운 점이 많다. 특히 생사료 유통은 어분생산업체들에게는 매우 치명적이며, 이들이 시장을 어지럽히게 되면 결국 몇 개 남지 않은 어분생산업체들은 모두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국민 식생활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문제인 만큼 이에 대한 해결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