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5 (일)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양돈

대만 백신 효과 만족…접종후 감염돈만 살처분

■ 대만 수의전문가들이 말하는 구제역

[축산신문 ■정리=이일호 기자]
1997년 구제역 발생해 연간 1조6천억원에 달하는 대일수출 중단 등 회복하기 힘든 피해를 입은 대만. 결국 백신접종을 통해 청정화를 실현하기도 했지만 지난 2009년 또다시 구제역이 재발하면서 충격을 던져주기도 했다. 때문에 사상 최악의 구제역 사태와 함께 백신접종으로 정책을 급선회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로서는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던 대만의 청정화 노력과 경험이 향후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데 더없는 모델이 아닐수 없다. 대만의 수의학자와 양돈협회 부회장 등 3명이 얼마전 한국양돈수의사회 초청으로 한국을 찾아 대만의 구제역에 대해 설명하고 국내 업계와 간담회를 갖는 자리를 가졌다. 그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구제역 이후 생산성 큰 문제없어…백신비용 50%만 지원
실험축 거쳐 재입식…살처분 80% 보상 신고기피 요인



대만의 구제역

■발생원인과 방역정책
1997년 대규모로 발생한 구제역은 불법적인 중국산 축산물의 밀수에 의한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당시 대만의 축산물가격은 매우 높았다.
1999년 발생한 구제역은 중국과 근접한 키맨지역 황우 11마리가 본토에 들어와 경매된 후 전국에 유통된 것을 원인으로 의심하고 있다. 초기에는 어느 누구도 감염된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1997년 구제역 발생당시 백신 접종 전에는 모든 동물을 살처분 했다. 하지만 백신 접종후 2~3주가 지나고 나서는 임상증상이 보이는 동물만 살처분을 실시했다.
‘신의 축복’ 인지 대만은 구제역 발생직후 아르헨티나에서 수입한 ‘헤테로’ 백신의 방어능력이 매우 좋았다. 백신 접종후 발병율이 현격히 감소했다. 다만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던 시기에도 임상증상을 나타내는 확률은 약 20%에 불과했다. 나머지 80%에서도 감염은 되었는데 증상이 없었는지, 감염이 없어서 증상이 없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이는 야외바이러스항체와 백신바이러스 항체의 구분이 가능한 NSP 검사는 2003년경에야 개발됐기 때문이다.

■백신접종 어떻게
헤테로 백신의 경우 8주령에 1차, 12주에 2차 접종했다. 모돈의 경우 3개월에 한번씩 접종했다. 그러나 호모로고스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12주에 한번만 접종한다. 다만 모돈은 6개월에 한번씩 접종한다. 이는 모두 경험에 의한 것이고 바이러스 계통(스트래인)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정부지원은
2002년까지는 국가가 백신구입비를 부담했지만 2003년 백신청정국이 되면서 2004년까지 2년간은 전적으로 농가 부담이 됐다. 그러다 2005년부터는 정부가 50%를 지원하고 있는데 백신구입 비용 부담이 크지 않다. 현재 대만의 백신가격은 10.15 대만달러, 한국돈으로 400원 정도가 된다. 살처분 보상비용은 80%를 지급하고 있다.
1997년 구제역 직후에는 최소 6년간은 양돈을 하지 않겠다는 계약서에 사인을 하면 폐업보상도 해주었다.

■재입식 절차.
1개월 정도 농장을 비우고 청소와 소독, 방역관의 확인절차를 거쳐 재입식이 이뤄졌다. 중요한 것은 실험축 입식을 통해 본격적인 재입식에 문제가 없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점이다. 대만에서는 20~30kg의 실험축을 10마리 정도입식, 7일간 이상이 없으면 입식을 허용했다. 재입식 돼지는 1차 접종후 3~4주후 2차 접종을 한뒤 일주일 후에 입식토록 했다.
백신접종효과 때문인지 몰라도 재입식후 구제역 발생률은 1% 미만이었다. 백신접종률이 100% 가까이 되면 재입식에 대한 문제가 없다. 중요한 것은 제대로된 백신 접종과 농장 위생방역관리가 중요하다. 종돈은 구제역 바이러스가 없다고 확인될 경우에만 판매가 가능하게 했다. 대만에서는 구제역 발생 직후 대부분 자체선발을 통해 재입식이 이뤄짐으로써 후보돈 부족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구제역 이후 생산성
제대로된 백신을 쓴다면 큰 문제될 것이 없다. 대만의 생산성이 낮은 것은 농장을 관리하는 사람의 문제지, 구제역이 문제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PMWS나 PRRS, 돼지열병 오제스키병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가 양돈장에 문제가 되고 있다. 대만에서 2010년 10월부터 PCV2 백신을 사용하고 있는데 효과가 있다. 200두가 죽던 농장이 현재는 15두 수준으로 개선되기도 했다.

■구제역 재발과 방역정책
대만은 정부방침에도 불구하고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다. 백신접종률이 90% 정도다. 더구나 정확한 신고를 기대할수도 없다. 살처분보상비용이 80%에 불과하다 보니 농가들이 신고를 꺼릴 수밖에 없는 것도 문제다.
추가로 발생할 경우 감염농장의 증상개체만 살처분하되 1km이내 모든 우제류 농장에 대한 백신접종을 실시토록 하고 있다. 건강한 개체나 기접종 농장이라도 다시 접종을 한다. 또한 발생농장 주변 3km까지 혈청검사와 임상관찰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발생농장에 대해서는 바이러스의 유전자 검사까지 실시, 이전과 같은 것인지 파악하고 있다. 2009년에 발생한 구제역의 경우 중국에서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전자가 12%나 다른데다 8년간 바이러스가 숨어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구제역 모니터링 시스템은
대만에서는 백신접종을 하지 않을 경우 1만~5만 대만달러, 한국돈으로 30~1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특히 농가에 대해 차량출입 통제는 물론 소독과 청소까지 철저한 위생방역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구제역에 적합한 소독제 사용 권장도 그 중의 한가지다.
전국의 23개 도매시장에 대해서는 반드시 수의사를 고용, 도축전, 후 임상관찰을 실시토록 하고 있다. 의심축이 발생될 경우 실험실에서 바이러스를 검출하는 한편 차량당 샘플을 채취해 혈청검사를 실시해 양성이 확인되면 어디서 문제가 어디서 발생했는지 역추적을 한다.
도매시장에 전국 가축의 80%가 집중되는 만큼 가장 확실히 모니터링할 수 있는 장소다. 의심축 발생시 방역관이 농장을 방문, 임상관찰과 혈청검사를 동시에 실시하고 있다.
현재 대만에서는 현재 3개 타입의 구제역 백신 각 10만두분과 항원 각 75만두를 보유하면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한국의 구제역

■공기전파 가능성
공기전파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미국의 경우 공기전파의 위험성을 점검하는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온도는 10℃이하, 습도는 60% 이상, 일정한 바람이 시속 50~60km 정도일 때 공기전파 가능성이 높다. 다만 대만의 경우 온도가 높아 공기전파 가능성은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한국의 기후를 감안할 때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살처분 정책
청정화를 원하는지, 아니면 바이러스와 같이 공존할 것인지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한국은 이미 3조를 썼다. 백신은 가격이 저렴, 연간 접종비용이 약 7백만 달라면 되지만 그 결정은 전적으로 한국의 의지에 달려있다. 다만 한국의 경우 반드시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유럽과 미국 등은 돼지고기 수출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구제역 청정화가 중요하다. 대만의 경우 구제역 발생에 따른 수출중단으로 많은 농가들이 문을 닫았고 유관산업 종사자도 산업을 떠나야 했다. 하지만 돼지열병도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질병의 청정화가 우선돼야 할 처지지만 한국은 다르다. 백신미접종, 미발생 국가 지위를 회복했다고 해도 동남아시아를 통해서 계속 바이러스가 들어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수많은 돈을 투입할 것인가.

■중국으로부터 개방압력
구제역 발생국인 중국으로 부터의 돼지고기 수입압력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돼지 110kg 출하일령이 220일에 달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남다른 풍미에 따라 자급률 90%를 유지하고 있는 대만과 한국은 분명 다르다. 실제로 대만에서는 10%의 수입육은 군대용으로만 사용하고 있을 정도며 중국산은 아니다. 그러나 한가지 타입의 구제역이 발생하고 있는 대만과는 달리 중국에서는 다양한 타입의 구제역이 발생하고 있다는 이유로 수입을 막고 있는 대만의 선례를 활용하면 될 것이다. 이는 OIE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더구나 중국은 수출할 물량도 없다.

■야외바이러스 항체-임상돈 살처분
야외바이러스 항체검사의 정확도는 95% 수준인 만큼 100두중 5마리는 오진이 나올 수 있다. 돼지는 4주만 되면 바이러스가 제거되기 때문에 NSP 양성이라도 바이러스 배출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임상증상이 나타나고 있는 돼지는 다르다. 소와 염소의 경우 감염에 필요한 바이러스가 매우적기 때문에 임상증상돈은 또다른 전파위험성을 가지고 있어 반드시 살처분돼야 한다.

■한국 축산업계에 대한 조언
백신의 경우 온도가 중요하다. 얼면 안된다. 백신접종을 위해 따뜻한 물로 온도를 올려주는 것은 괜찮다. 특히 백신접종률이 100%에 달할수 있도록 하되 현재 한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바이러스를 분리해 만든 ‘호모로고스’ 백신이 시급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농장 위생방역이병행돼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