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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선출이 남긴 축산경제의 과제

농협이 지난달 28일 남경우 전 농협사료사장을 새 축산대표로 선출했다. 이로써 농협 축산경제 3기 대표체제가 출범했다. 이번 축산대표선출은 구 축협출신 인사들 간의 치열한 경쟁도 그렇지만 선거내용 또한 팽팽한 접전이었다는 점에서 중앙회 축산경제는 물론 일선축협, 나아가 축산인 들까지 적지 않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선거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어떤 형태로든 갈등을 유발하기 마련이다. 선거를 잔치로 승화시키지 못하는 한국적 현실에서는 더더욱 그럴 개연성이 높다. 20명의 전형위원이 2인의 후보자를 놓고 투표한 이번 대표선출은 두 차례나 10 대 10이란 결과가 나와 세 번째 투표에서 판가름이 나는 치열한 경합양상을 보임으로써 축산경제 안팎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새 축산대표선출과 관련, 가장 시급한 것은 축산경제의 화합이다. 농협 내 다른 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반이 취약한 축산경제가 대표선출 때문에 감정의 골이 패이고 이로 인해 사분오열된 모습을 보일 때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한 것이다. 오래전부터 농협 일각에서 축산대표 선출무용론과 심지어 현행 부문별 대표체제에 대한 무용론마저 제기되고 있음에 비춰볼 때 대표선출에 따른 후유증은 축산경제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축산경제가 대표선출에 따른 갈등요인을 봉합하며 농협 내에서의 축산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축산업과 일선축협의 구심점으로 기능하려면 축산경제 구성원 모두의 성숙한 자세와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축산경제부문 화합의 열쇠는 무엇보다 신임대표에게 달려 있다고 봐야 한다. 신임대표는 일선축협을 포함한 축산경제의 상징이라는 대승적 자세를 견지하는 가운데 인사와 대 조합지원 등 전반적인 조직운영 면에서 화합을 최우선 순위에 두어야 함을 강조하고자 한다.
축산대표선출이 축산경제에 화합이란 과제만을 남긴 것은 아니다. 이번 대표선출은 현행 제도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계기가 되었다고 봐야 한다. 20명의 전형위원이 참여하는 현행 대표선출방식은 2인의 후보가 경합을 벌일 때 동수(同數) 표가 나올 가능성이 높지만 이 경우 결판이 날 때까지 재투표를 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형위원들이 몇 십번씩 투표를 해야 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생기지 말란 법이 없는 것이다. 이처럼 허술한 선출방식은 졸속으로 이뤄진 농·축협통합의 한 단면이라고 볼 수 있다.
또 현행방식은 형식이야 전형위원에 의한 간접선거지만 실질적으로는 직접선거나 마찬가지다. 전형위원이 자신의 판단에 의한 한 표를 행사하는데 법적 제약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는 자신을 전형위원에 선임해준 품목 또는 지역그룹의 견해나 정서를 반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전형위원의 표심이 품목이나 지역의 정서와 다를 수도 있지만 이 경우 조합장간 심각한 불협화음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따라서 현행 선출방식을 전체조합장들에 의한 직접선출 방식으로의 전환과 조합장에 대한 대표피선거권부여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제도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물론 새 대표선출을 마친 축산경제의 과제가 무엇이고, 구성원들의 자세가 어떠해야 함을 일일이 강조하는 것은 일종의 낭비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본란이 이를 강조하는 것은 농협 축산경제의 위상이나 입지가 그리 공고하지 않기 때문이다. 축산경제 구성원들의 냉철한 현실인식과 성찰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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