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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인공지능(AI)과 축산

  • 등록 2025.03.05 11:38:07

[축산신문]

 

김현범 교수(단국대 생명자원학부 동물자원학 전공)

 

로피 디스크로 컴퓨터를 부팅하고 사용했던 시절을 기억하는 이가 많지 않을 듯하다. 고도화된 과학적 진보가 현실에 적용되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는 젊은 세대들에게는 이러한 초기 컴퓨터는 이제 박물관에서나 접할 수 있는 골동품이 되지 않았나 싶다.
과학적 발전은 우리 생활에 거부감없이 녹아들고 있고 그 발전 속도는 필자가 따라잡기에도 때론 버겁게 느껴질 정도로 빠르다. 이러한 현시대의 수없이 많은 과학적 혁신 중에 올해의 화두는 단연 인공지능(AI)이지 않을까 싶다.
인공지능(AI)은 많은 부분에서 우리가 인식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이미 우리 생활 속에 스며들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축산 분야로 한정하더라도 이미 인공지능(AI)은 축산업에 활용이 되고 있으며 향후 더욱 광범위한 축산 적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인공지능(AI)의 축산 활용이 초래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논의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양돈 산업에 한정하더라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돼지 사육 기술이 다양한 방식으로 도입되고 있다. 초기의 프로토타입으로 생각되지만 이미 이러한 기술들은 돼지의 건강 상태 모니터링, 생산성 향상, 노동력 절감 등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초래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유럽의 여러 양돈 농가에서는 AI를 활용하여 돼지의 행동과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돼지의 움직임, 사료 섭취 패턴, 체온 등을 감지하고,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이러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질병이나 이상 징후를 조기에 발견함으로써 질병 확산을 방지하며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다만, 고심거리는 인공지능(AI)의 양돈 활용이 이러한 기초적인 사육 효율성 측면의 활용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일례로써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하여 돼지의 음성을 인식하는 기술이 여러 국가에서 연구되고 있으며, 특히 덴마크와 중국이 이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덴마크의 연구진은 AI를 이용해 돼지의 울음소리를 분석하여 건강 상태와 감정 상태를 파악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돼지의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여 농장의 생산성을 높이고 복지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발상이다.
하지만 이러한 돼지 음성 인식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에 수반될 수 있는 여러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개인적인 판단이다. 예를 들어 기술의 발달로 인해 더욱 정교하고 고도화된 가축과의 의사 소통이 가능해질 경우, 인간의 육류 소비에 대한 의식은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하여 가축의 감정, 요구, 고통을 보다 명확히 이해하게 된다면, 기존의 육류 소비 문화에 대한 윤리적, 감정적, 사회적 논의가 더욱 깊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을 통해 가축이 고통을 느낀다는 사실이 더욱 명확해진다면, 많은 사람들이 육류 소비를 줄이려 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감정적으로 가축이 두려움, 슬픔, 불안 등을 표현하는 방식이 해석된다면, 인간과의 유대감이 높아지고,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가할 것이다. 가축이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라 인간과 소통할 수 있는 존재로 인식되면, 육류를 소비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고민이 심화될 수 있다.
기존에는 ‘식재료’로만 인식되던 가축들이 인간과 유사한 감정을 표현한다고 느낀다면, 육류 소비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커질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도덕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실험실에서 배양한 고기나 식물성 단백질 기반 대체육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물론 모든 사람이 육류 소비를 중단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보다 윤리적인 방법으로 생산된 육류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질 수도 있다. 동물 복지를 고려한 사육 방식의 확산, 즉 공장식 축산 대신 자연 방목과 스트레스 없는 환경에서 자란 동물의 고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결국, 이러한 변화는 인공지능(AI) 기술이 동물과의 소통을 얼마나 깊이 있게 발전시키느냐에 따라 다르게 전개될 것으로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가축이 단순한 신체적 반응을 넘어 감정과 의사 표현을 명확히 할 수 있다면, 인간의 식문화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일부는 이러한 논점은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로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들은 그러한 공상과학 영화에서 나왔던 장면들이 현실이 되고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점을 간과 해서는 안될 것으로 생각된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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