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수형 기자] 이제 알을 낳지 않는 닭(비산란계, 산란율 0%)과 알을 덜 낳는 닭(과산계, 산란율 50% 미만)이 있는 케이지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 식별할 수 있게 됐다.
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은 지난 9월 25일 집란벨트 위에서 이동하는 계란을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인식하고 케이지별로 수집한 계란 수를 분석해 비산란계와 과산계를 구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재)스마트팜연구개발사업단의 ‘스마트팜 다부처 패키지 혁신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국립축산과학원, 전북대학교, 엘지유플러스, (주)엠코피아가 함께 진행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계군의 3% 내외는 알을 낳지 못하거나 덜 낳는 닭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이상 개체 때문에 전체 산란계 사육 수를 기준으로 연간 389억원(추정치)의 사료비 손실을 초래하고 있는 상황이다.
간혹 전문가가 닭 치골 부위 등을 일일히 확인해 이상 개체를 솎아내기도 하지만 이 방법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일반 농가가 활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금연구소와 공동 연구팀은 이상 개체가 있는 케이지 식별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계사 환경에서도 정확하게 계란을 인식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 모델을 학습시켰다. 그 결과 계란 모음기의 색상, 재질, 구동 속도, 계란의 색과 방향, 계사의 밝기 등에 영향을 받지 않게끔 기술을 구현할 수 있었다.
또한 이상 개체가 있는 케이지와 케이지별 평균 산란 수 등을 컴퓨터나 태블릿 등으로 쉽게 볼 수 있는 웹 기반의 모니터링 시스템도 개발됐다. 이 기술을 실제 농장에서 평가해보니 케이지 선별 정확도가 95%에 달했다.
현장 실증에 참여한 전북 김제시 소재 이성농장 문병연 대표는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문제가 되는 닭을 쉽게 선별할 수 있어 사료비 절감 등 농가 경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임기순 원장은 “기술 개발에 참여한 공동 연구기업을 통해 사업화를 추진하고 기술 이용을 원하는 기업에도 인공지능 모델 및 관련 특허 등을 이전해 농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진청은 농가가 직접 설비를 구매, 설치하는 것보다 설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업체를 통한 장비 임대가 많을 것으로 보고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활용한 시스템이 구독 서비스 형식의 사업모델로도 적합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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