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생산비도 못 건져…유통현장 역마진 속출
업계 “정부 인위적 개입으로 시장 교란” 목소리 고조
[축산신문 서동휘 기자] 계란업계의 우려가 현실로 닥쳤다. 명절이후 계란 산지가격이 본격적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계란 산지가격(특란 30개 기준)은 명절 전주인 지난 2월 1일 5천105원에서 지난 2월 26일 현재 4천653원으로 개당 약 15원가량 하락했다. 하지만 일선 농가들에 따르면 체감 가격은 규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개당 20원이상 하락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상승한 생산비와는 반대로 계란 가격은 하락해, 농가들은 물론 기존에 계란을 매입한 유통상인들 마저도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현실. 다만 당초 예상보다는 하락폭이 크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라는 것이 관련업계의 분위기다.
대한산란계협회(회장 안두영)관계자는 “지난 2월 26일 현재 협회가 파악한 계란 산지 가격은 수도권 기준 왕·특·대·중·소란 각각 154, 150, 142, 131, 118원이다. 한달 전 가격에서 많게는 개당 20원 이상 하락한 것”이라면
서 “계란 생산량이 차고 넘치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계란 수급과 관련해 생산자와 협력하면서 상식이 있는 정책을 추진해달라”고 말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유통현장의 상황도 농가들 못지않게 나쁘다.
한국계란산업협회(회장 강종성) 관계자는 “유통현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정부의 ‘할인지원(농축산물 할인쿠폰)’이다”라며 “시장의 공급과 수요와는 무관하게 계란가격이 형성되며 계란시장을 완전히 교란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지속적으로 ‘농할쿠폰(농축산물 할인 쿠폰)’ 할인행사를 진행해 소비자 가격이 더 크게 떨어졌다는 것이 유통업계의 분석. 특히 정부의 ‘농산물 물가안정’ 관리 품목에 들어있는 ‘특란’과 ‘대란’의 소비자 가격 하락폭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식용란선별포장업협회(회장 전만중) 관계자는 “문제는 정부의 개입으로 시장 가격이 왜곡됐다는 것이다. 계란은 타 축산물에 비해 소비량 증감에 따라 생산량과 가격이 매우 민감하게 연동되는 품목인데 정부의 시장
왜곡에 따른 문제를 계란산업 종사자들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 밖에 없어 장기간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며 “다만 이달 학교들 이 개학을 앞두고 있고, 일부 대형마트에서 창립행사에 따른 가격인하 세일을 계획하는 등 소비가 늘어날 요인이 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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