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성훈 소장(한돈미래연구소)
출발부터 부정적 측면 초점
동물복지에 대 한 개념은 이미 1960년대에 정립이 되었다.
당시 농장에서 사육되고 있는 가축의 복지에 대해 발표한 브람벨보고서(Brambell Report)에서 시작된 동물의 5대 자유는 세계동물보건기구(World Organization for Animal Health, WOAH)에 채택되면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본 원칙이 되었다.
이것은 1. 배고픔과 목마름으로부터의 자유, 2. 불편함으로부터의 자유, 3. 통증·부상·질병으로부터의 자유, 4. 정상적인 행동을 표현할 자유, 5. 두려움과 괴로움으로부터의 자유 등으로 주로 기본적인 사항을 담고 있다.
애초 부정적인 5대 자유에 의해 강조되고 있는 가축 복지에 대한 논쟁은 사람에게 미치는 사회적 이익과 건강 등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일반적으로 축산의 부정적인 면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5대 자유는 말하기는 쉽지만, 농장 상황이나 축산에서 달성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어떤 것이 가능한 것인가를 정부나 사회에 교육해야 한다.
예를 들어, 첫 번째 자유인 ‘배고픔과 목마름으로부터 자유’ 는 단순해 보이지만, 돼지의 실제적인 요구가 고려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야생의 멧돼지 모돈은 깨어 있는 시간의 70%를 하루를 살기 위해 필요한 식량을 얻기 위해 소비 하지만 사육되는 모돈은 10분 만에 급여되는 균형 잡힌 사료를 섭취하여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받게 된다. 나머지 시간에 모돈이 무엇을 해야 할까?
긍정적 경험 유도 바람직
그 동안, 가축복지에 대해서 ‘~으로부터의 자유(freedom from~)’는 ‘~으로부터의 가능한 한 자유’를 뜻한다는 초기의 동의에도 불구하고 ‘자유’는 동물 옹호자나 단체로부터 절대적인 자유, 심지어는 권리의 의미로 사용되어져 왔다.
‘자유(freedom)’는 가축복지를 이해하고 접목하는 데 꼭 필요한, 가축의 생물학적인 미묘한 현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면 목마름, 배고픔, 불편함과 고통 등의 소위 부정적인 경험은 물론이고, 최근에 확인된 무호흡, 메스꺼움, 쇠약함, 허약함, 질병 등도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일시적으로 무력화시킬 수는 있지만, 결코 제거(freedom from)될 수 없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자연 상태에서 먹이 획득, 신체적 손상회피, 감염이나 부상의 빠른 회복을 위해 선천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기능에 대해 부정적인 자극이 가해지면 생존에 꼭 필요한 비상반응을 만드는데, 일시적으로 원인을 무력화할 수는 있지만, 그것으로 긍정적인 경험을 창출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제거해야 할 부정적인 상황보다는 긍정적인 느낌이나 경험을 유도하는 방법이 긍정적 가축 복지이다.
관리자 아닌, 돼지가 원하는 것
긍정적 가축복지 돼지와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많은 농장에서 돼지가 사람을 무서워한다. 이것은 복지시스템의 일반적인 초점인 돈사 디자인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이유 후 3일간 자돈 사료를 물에 개어 그룹으로 사료를 주면 관리자와의 유대감을 쉽게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유 후 모유로부터 사료로 전환할 때 많은 자돈들이 물이 부족하므로 사료에 물을 섞어주는 것이 가축 복지에도 중요하다.
관리자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돼지가 원하는 관리가 필요하다. 분만사의 경우 우리나라 여름이 더워서 겨울에만 18°C 정도의 시원한 분만사를 만들어 줄 수 있는데, 겨울에도 관리자가 편안한 24°C를 유지하고 있다. 사람과 돼지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최근에는 온도, 습도, 물, 사료, 움직임, 가스농도(암모니아) 등 전통적으로 측정되는 것 이외에 소리도 추가해서 측정하고 있다.
바로잡기 위한 시도를
긍정적인 가축복지는 그 동안 5대 자유로 대변되었던 가축복지의 부정적인 측면과 위해요소의 감소에 과도하게 초점을 맞추고 있는 현실에 대한 대응으로 시작되었다. 가축의 5대 자유가 부정적이고 위해적인 것에 너무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을 바로잡기 위한 시도로서 긍정적인 가축복지는 가축의 긍정적인 감정에 대한 관심의 증가를 배경으로 더 넓은 가축복지 개념으로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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