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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제5회 청정축산 환경대상 수상농가 <10> 충북 충주 제일축산영농조합법인

“모두가 일하고 싶은 깨끗한 모범농장으로”

철저한 방역 환경 질병 관리…정원 같은 농장

시설 투자 비용 50억 들여 친환경 돈사 구축
환기실패 폐사 역경 딛고 ‘환기전문가’로 거듭

[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제5회 청정축산 환경대상에서 우수상(농협중앙회장상)을 수상한 충북 충주 제일축산영농조합법인(대표 김병삼)은 대지면적 4만9천600㎡에서 돼지 5천500마리를 일관 사육하며, 깨끗한 축산농장 인증과 무항생제, HACCP 인증을 받은 곳이다.
“아버지의 신념이자 가훈과도 같았던 ‘청결’을 마음에 품고 살고 있다.” 서울에서 여행사 일을 하던 김병삼 대표는 20여 년 전 아버지에게 농장을 물려받았다. 아버지는 청결을 강조했다. 깨끗한 환경에서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할 수 있다는 신념 때문이다. 농장은 늘 말끔하게 정돈하고 청소한다.
“축사도 깨끗하다는 걸 보여주려고 돈사 사이 공간에 꽃밭을 조성했다. 관리에 힘들 때도 있지만 청결하고 깨끗한 농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병삼 대표는 농장 경관을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 조경전문가에게 자문을 받아 입구와 진입로에 조경수를 식재했다. 산책길로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친환경 농장을 조성하기 위해 제초제도 함부로 뿌리지 않는다. 그래서 4만9천600㎡ 농장을 일일이 손으로 관리한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김병삼 대표는 자신의 신념을 이해해 주는 20년 이상 된 직원들이 있어서 가능했다고 한다.
스스로 ‘환기전문가’라고 말하는 김병삼 대표. 2008년 겨울, 환기 관리를 잘못해 돼지 100여 마리가 질식해 죽었다. 김 대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환기의 중요성을 깨달은 김 대표는 돼지에게 적합한 환기방법을 고민하고 연구했다. 컨트롤박스로 온도를 조절하는 다른 농장과 달리 이곳 돈사의 환기는 환기팬을 2분 동안 돌렸다가 30분 멈춤을 반복한다. 수시로 자주 돌리는 것보다 한 번에 돌리는 게 낫다.
“액비순환시스템 덕분에 냄새는 나지 않는다. 샛바람이 들면 자돈들이 호흡기병이 걸린다. 그래서 2분 동안 확 돌려준다.” 또 다른 환기 방법은 네덜란드에서 도입한 채널 환기 시스템을 응용해 돈사 바닥에 배기관을 설치해 공기를 유입시키는 것이다. 환기창을 바닥에 두어 직접적으로 외부 공기가 들어오지 않는다. 냄새도 덜 나고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가 없어 실내온도를 유지하기 쉽다.
2011년 구제역, 재앙이라고 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다. 그때 김병삼 대표도 눈물을 머금고 자식 같은 돼지들을 살처분했다. “당시 키우던 돼지 1만 마리를 전부 묻었다. 다시 돼지를 입식해 농장을 일으키는 데 꼬박 3년이 걸렸다. 3년 동안 수익이 전혀 없었다. 그때 빚이 엄청 늘었다.” 처음부터 다시 키워보자고 마음 먹은 김병삼 대표는 구제역을 기회 삼아 친환경 농장으로 변신을 꾀했다. 농장 입구에 소독실을 설치하고 소독요령 및 절차 주의사항도 꼼꼼하게 적었다. 농장 외곽에 돼지 출하 시설을 따로 설치해 돼지를 수송하는 차량의 내부 농장 진입을 차단했다. 농장 내에는 대인 소독 및 발판 소독조, 차량 무단진입 차단기를 설치하고 돈사 안는 샤워 시설을 갖춰 철저하게 방역을 생활화했다.
김병삼 대표는 축사 설비 투자와 생균제 사용을 아끼지 않는다. 모돈사, 교배사, 임신사에 에어컨을 설치하고 자돈사 내부를 지붕만 빼고 전부 보수를 했다.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농장을 20년 동안 조금씩 계속 리모델링 했다. 돼지들이 살기 편한 곳, 관리가 쉬운 농장을 만들기 위해서 방류시설이나 액비순환시스템도 설치하고. 외부에 땅을 매입해 출하대도 세웠다.” ICT 사료급이기를 구축하고, 돈사 15동 모두 슬러리돈사로 현대화했다. 슬러리 피트 깊이는 120㎝로, 피트 내 슬러리는 바닥에서부터 60㎝ 정도 도달하면 전량 배출한다.
“미생물 원균을 사다가 직접 배양해 돈사 내부에 뿌린다. 원균 30만원이면 1톤 생산이 가능하다. 미생물이 암모니아, 황화수소 등 악취 원인 물질을 분해해 냄새가 나지 않는다. 2019년부터는 액비순환시스템을 설치해 훨씬 상황이 좋아졌다.” 자돈의 경우 고가의 유산균을 구매해 직접 요구르트를 제조해 먹인다. 사료에는 효소제를 첨가한다. 생균제를 적절히 사용하면 분뇨 발효가 잘 이뤄져 암모니아 가스가 감소해 악취가 줄고 돼지 생육도 좋아지기 때문이다.
농장은 한 달에 한 번 대청소를 하고, 나머지는 수시로 청소한다. 김병삼 대표는 늘 청결을 유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퇴비장만 2만975㎡으로 다른 농장보다 크다. “구제역 등 이동제한 등 변수가 생길 것을 대비해 일부러 크게 지었다. 퇴비장이 커야 환기와 발효가 잘 된다.” 교반식 톱밥 발효시설을 구축해 돈사에서 배출된 돈분을 톱밥이나 왕겨 등 수분조절제와 혼합하고, 발효시설로 운반해 교반, 혼합작업을 통해 일정기간 동안 1차 발효 후 퇴적장으로 운반해 2차 발효를 시킨다. 매일 발생하는 분뇨는 정화방류로 처리한다.
김병삼 대표는 맛있는 돼지를 키우는 게 꿈이다. 생협에 출하한 돼지에 대한 항생제 검사 97개 중 단 한 건도 검출되지 않았다. “돼지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사람이 열심히 키우면 돼지가 잘 자랄 수밖에 없다. 사람 발소리를 자주 듣는 돼지가 잘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씩 장화가 닳아서 갈아신는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 달이 지나도 장화가 멀쩡하면 화가 난다.” 김병삼 대표는 매일 새벽 6시 반에 출근한다. 직원이 있어도 한 달에 한 번만 쉰다. 하루 12시간 꼬박 농장에서 돼지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농장밴드(SNS)를 만들어 직원들과 농장 상황을 공유하고 소독과 청소로 하루를 시작한다. 김 대표는 성실히 일한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집을 살 수 있게 도와줬을 때가 행복했다고 한다.
“보람될 때는 돼지들이 잘 클 때도 있지만 열심히 지역에 봉사해 농림축산식품부, 충주시에서 감사패를 받았을 때다. 가장 기뻤을 때는 마을에서 감사패를 받았을 때다. 마을에 잘 융화하고 열심히 도왔다는 뜻이어서 기뻤다.”
사람들이 찾고 싶을 정도로 깨끗한 농장, 일하는 직원이 행복한 농장을 만들어 가고 싶다는 김병삼 대표는 양돈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먹거리를 생산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맛있는 돼지, 남들과 다른 품종을 육성하라고 추천했다.

 

# 제일축산영농법인 CLEAN POINT
- POINT1. 진입로에 조경수 식재… 돈사 사이 꽃밭 조성
조경전문가에게 자문을 받아 농장 입구 및 진입로에 조경수를 식재하고 돈사 사이 공간에 꽃밭을 조성했다. 친환경 농장을 추구해 제초제도 뿌리지 않고 일일이 관리한다.
- POINT2. 미생물, 효소제, 유산균 등을 적절히 활용
돼지들의 생육 발달과 악취 최소화를 위해 미생물 원균을 구입해 직접 배양해서 돈사에 살포하고 사료에는 유산균을 아낌없이 활용한다.
- POINT3. 분뇨는 정화방류로 처리
농장에서 발생하는 분뇨는 가축분뇨의 유기물을 99.9% 제거하는 정화방류로 처리한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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