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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제5회 청정축산 환경대상 수상농가<2> ‘농식품부장관상’ 강원 평창 도원농장

“농장 악취 깨끗한 관리로 해결할 수 있어요”

우사 맞은편에 주택 신축할 정도로 신뢰 확보
20년 내내 비질 습관…부지런함으로 청결유지
가족노동력으로 250두…전국 후계농 견학코스

[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20년 넘게 해오고 있지만 아직도 소를 키우는 게 재미있어요.” 어쩔 수 없이 하는 게 아닌 정말 좋아서 하는 일. 기계만 다룰 수 있다면 명이 다하는 날까지 소를 키우고 싶다는 진정한 축산인. 그 자체가 농장이고 생활이라는 도원농장 유장근 대표. 제5회 청정축산 환경대상 최우수상(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한 유장근 대표의 도원농장은 강원 평창에 대지면적 9천100㎡, 건축면적 3천200㎡에서 한우 250두를 비육하고 있다. HACCP 인증 우수작업장 1호 농장에 선정됐고,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도 받았다.
유장근 대표는 평창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다. 고랭지배추, 고추 등 농사를 지으면서 소 한두 마리를 키우다 평창영월정선축협에서 맡긴 한우를 기르게 됐고, 그 후 농사짓던 자리에 우사를 지어 축산 전업농가가 됐다. 번식우까지 한 때 310두까지 늘렸다가 동물복지 기준에도 맞추기 위해 지금은 250두만 기른다.
도원농장 한우는 반도체 칩이 내장된 무선 전자태그(RFID)를 부착하고 있다. 출생정보와 먹인 사료, 예방접종 내역 등 온갖 사육정보가 담겨 있다. 이렇게 유 대표가 키운 소는 평창영월정선축협의 ‘대관령한우’ 브랜드로 팔린다.
“수입산이 아무리 싸게 들어와도 건강하게 길러진 한우라고 입증할 수 있으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래서 통합 HACCP(안전관리통합인증제)에도 참여했다.” 통합 HACCP는 축산물 농장, 도축, 가공, 운반, 보관, 판매에 이르는 전 단계에서 위해요소를 사전에 관리하는 유통 체인에 안전성을 인증하는 제도이다.
유 대표는 2010년 HACCP 인증을 받으면서 구제역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HACCP 기준대로 사료 차량 등의 진입을 막고 모든 기자재와 약품은 농장 밖에서 소독 후 들였다. 사실 많이 불편하지만 품질 좋은 한우를 생산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성격 자체가 지저분한 꼴을 못 본다는 유장근 대표. 청결 상태에 굉장히 예민하다. 아침에 먹이 주고 나면 항상 비를 들고 산다. 소를 키우던 처음부터 지금까지 20년 내내 해온 습관이다. 또 우방마다 팬을 달아 환기를 시키고 여름에는 개폐 장치를 다 열어놓는다. 그리고 유용미생물(Effective Microorganisms)을 뿌리는데 특히 평창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지원해주는 발효제를 뿌리면 냄새가 많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 잘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깨끗하게 관리하고 냄새 저감을 위해 노력한 결과인지 축사 바로 맞은 편에 새로 집을 짓는 사람들도 생겼다. 축사 때문에 더운 여름에도 문을 닫고 산다는 얘기는 도원농장 인근에선 듣을 수 없다.
250두의 소를 키우면서도 따로 직원을 고용하지 않고 아내와 둘이 가족노동력으로 모든 농장 일을 처리한다. 우사의 퇴비는 한 달에 한 번씩 무조건 전체 밀어내고 톱밥을 다시 깔아준다. 보통은 2~3개월에 한 번 치우는데 유 대표는 무조건 한 달에 한 번을 고수한다. 한 달이 안 됐더라도 바닥이 질퍽해졌거나 더러워졌다면 언제든 바로 치운다. 바닥관리에 공을 들인 만큼 소들이 좋아하는 게 보여 안 해줄 수가 없다고 했다. 힘든 건 둘째치고, 1년에 드는 톱밥 값만 2천만원이지만 그만둘 생각은 전혀 없다.
우사에서 나온 퇴비는 서너번 발효제를 넣어 발효시킨 다음 250평 정도의 퇴비장에 1년 내내 모았다가 가을에 한꺼번에 내보낸다. 거의 농장 근처 2개 마을 경종농가들이 거름으로 가져간다. 국산 톱밥만 쓰고 무항생제 인증까지 받아 도원농장의 퇴비는 늘 인기가 많다. 15년째 가져가 쌈 채소 농사를 짓는 농가도 있다.
도원농장의 소들은 6개월에 한 번 구제역 백신을 맞는다. 사료는 생장 촉진제를 전혀 쓰지
않은 무항생제로, 출하되기 5~6개월 전부터 항생제 잔류 검사를 해서 통과된 것만 대관령
한우로 판매가 된다.
유 대표의 꼼꼼한 성격대로 잘 관리해온 덕에 도원농장은 대관령한우 선도농가의 현장 견학
지정 코스가 됐다. 입소문에 나면서 전국의 한우농가들이 찾아온다. 귀찮기도 하지만 배운다고 오는 이들이 주로 젊은 세대거나 학생들이라 거절하지 못한다고 했다.
유장근 대표에게도 위기가 있었다. 처음 시작하자마자 소 네다섯 마리를 이유도 모른채 잃었다. “그때 소가 피똥을 싸면서 죽었다. 나중에 보니까 콕시듐 때문이었다. 소 한 마리에 150~200만원 할 때였다.” 상심이 컸지만 유 대표는 잃은 만큼 또 송아지를 들여 키웠다. 그러다 보니 잃은 소는 얼마 되지 않아 바로 상쇄됐다. 대충해서 남들의 뒤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누구보다 앞서가고 있기에 일이 전혀 힘들지 않다는 유장근 대표. 스트레스 없고 자발적으로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이 바로 소 키우는 농장이라고 자랑한다.
“송아지 20마리만 있으면 대기업에 취직할 필요 없다. 축산이 혐오스럽고 냄새나서 하기 싫다는 말을 전혀 이해 못 하겠어. 무조건 한 번 해보면 알지 못했던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확신한다.”

 

# 도원농장 CLEAN POINT
- POINT 1 한 달에 한 번 톱밥 교체
한 달에 한 번 무조건 깔집을 교체하고 톱밥을 깔아준다. 바닥이 질어지면 한 달이 안 됐어도 치워준다. 성격 자체가 청결에 예민한 편이라 항상 비를 들고 산다.
- POINT 2 퇴비가 곧 경작거름
퇴비장에 나온 분변에 3~4번 발효제를 넣고 섞어서 충분히 부숙시켜 경종농가에 제공, 친환경이라는 신뢰를 얻었다. 봉사 차원에서 퇴비를 마을 주민 텃밭에 직접 뿌려주기도 한다.
- POINT 3 HACCP 인증 농가
차단 방역 시설을 구축하고 철저하게 준수하고 있다. 우방마다 팬을 달았고, 개폐 장치로 환기에 각별히 신경 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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