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현범 단국대 교수(생명자원학부 동물자원학전공)
농·축·수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전문인력 부족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최근 2022년 한돈 농가 경영실태 조사에서도 인력 부족은 양돈업을 경영하며 겪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 중의 하나로 조사됐다.
양돈 인력 부족은 지속되어 왔으며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할 때 딱히 놀랍지 않다. 우선 양돈업에 대한 대중들의 시선을 살펴보자.
주변에 있는 지인들 중 양돈업에 대해 물으면 깨끗하고 청결한 이미지 보다는 반대의 이미지로 답변을 내놓을 확률이 매우 높을 것이라는 것은 예측 가능하다. 이러한 양돈업에 대한 인식은 신규 인력 양돈업 진입을 억제하는 요인들 중 하나로 작용한다.
대중들의 인식은 별개로 하더라도, 양돈장은 태생적으로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시골 외곽에 존재한다. 이러한 지역은 고령화 되어 인구의 감소를 겪고 있는 행정구역일 확률 또한 매우 높은 상황으로 이러한 지역에서 양돈 산업으로 젊은 인력 유입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양돈업이 직면한 현실을 직시하고 양돈 산업 인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 제시가 이뤄지지 않는 한 양돈업 인력 부족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 생각된다.
우선 양돈 산업이 청결하지 못할 것 같다는 부정적 인식 등 선입견을 타파하기 위한 이미지 개선 노력은 충분했는지 뒤돌아 볼 때이다. 일반 기업들의 경우를 살펴보자.
기업의 이미지는 대중에 의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이미지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다.
대표적인 예로써 기업 이미지 광고를 들 수 있다. 물론 기업 이미지 광고의 경우 예산 낭비라고 주장하는 견해도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 온다는 의견이 다수이다.
기업 이미지 개선은 기업 가치 제고 뿐 아니라 기업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 조직 구성원들의 사기 진작 및 조직 내 연대 강화에도 효과가 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즉, 구성원들에게 일하고 싶은 기업이 되는 것이다.
실례로 많은 석유 화학 에너지 관련 기업들은 환경 파괴와 관련된 이미지 개선을 위해 다양한 친환경적인 이미지 마케팅을 실행하고 있다. 양돈 산업의 경우는 어떠한가.
양돈 산업의 이미지 개선 노력은 충분했는지 의문이다. 물론 많은 비용이 소모되는 이미지 개선 노력을 특정 개인이나 조직에서 전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단기간에 대중 인식 전환을 기대하는 것 또한 어렵다.
하지만 양돈업 경영자, 관련기업 및 협회 그리고 정부 부처 등에서 공통 관심사를 지니고 친환경적이며 깨끗한 양돈업으로써의 장기적인 이미지 개선을 목표로 이미지 개선 사업에 투자하고 사업을 추진한다면 이미지 개선이라는 목표에 도달하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다.
아무리 기업 이미지가 좋다고 하더라도 근무 환경이 열악하다면 신규 젊은 인력 유입을 기대하기 어렵다. MZ 세대로 대표되는 젊은 인력들은 근무 및 생활 환경을 더욱 중요시 한다. 양돈 산업의 경우도 비단 다르지 않다.
양돈 사육 시설에 대한 투자를 통한 현대화와 쾌적한 직원 생활공간 등의 조성을 통해 젊은 인력이 근무하고 싶은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스마트팜 시스템 적용을 통한 사육 시설의 현대화 그리고 직원 숙소의 현대화 등은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의 일례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양돈 사육시설 및 생활 공간의 현대화는 단기적으로는 경제적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젊은 세대들이 원하는 근무 조건, 환경 등을 갖춰 줄 수 있는 양돈 산업의 변화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젊은 인력 수급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내국인 인력 수급만으로는 양돈 산업 인력 부족을 완벽하게 충족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내국인 인력 수급과 동시에 외국인 인력 유입이 필요한 이유이다. 물론, 외국인 인력 유입이 순기능만을 지니는 것은 아니다.
양돈업 인력 부족에 따른 외국인 인력의 임금 동반 상승과 고임금을 쫒는 외국인의 잦은 이직은 양돈 생산성 적체의 또 다른 이유로 지목 되기도 한다. 이러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없이 양돈 산업을 운영하는 것은 어려움이 너무 과도하다.
양돈 산업에 외국인 진입 장벽을 허물고 충분한 외국인 인력을 확보 할 수있다면 외국인 임금 상승과 이에 따른 이직 등의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고용허가제 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과감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이유이다.
비숙련 외국인 인력은 숙련도 증진을 위해 교육 기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비숙련 인력의 교육 또한 언어적 장벽 등의 문제로 쉽지만은 않다. 숙련된 외국인 인력이 장기체류 할 수 있다면 비숙련 외국인 교육에 따르는 비용과 시간 절감에 도움이 된다.
양돈업 관련 숙련된 외국인 인력의 장기 체류를 위한 유연한 법체계 확보 및 체계적인 인력관리 시스템이 도입될 수 있다면 숙련된 외국인 인력의 효율적인 활용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양돈업은 많은 부분 인력에 의해 운영된다. 인력의 지속적인 유입없이 양돈업의 지속성을 보장할 수 없다. 양돈업에 대한 이미지 제고 및 근무하고 싶은 환경 조성을 위한 투자 그리고 유연한 외국인 고용 시스템 구축을 위한 과감한 제도 개선이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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