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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관세제로 시대, 축산 진흥 시대로>각 품목별 축산물 수입 현황 / 쇠고기

<2022년 신년특집>단순 수입량 증가 넘어 시장 변화…제대로 대비해야 재앙 막는다

[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26년 미산, ’28년 호주, ’29년 캐나다·뉴질랜드 순 관세 제로

10년간 수입량 가파른 상승…미산 냉장육 10배 가까이 증가

1인가정 시대 소포장 간편식 스테이크 인기…수입육 주류


기존 수입쇠고기에 부과되던 관세는 40%였다. 2012년 3월 미국을 시작으로 호주, 캐나다 등과의 연이은 FTA로 수입관세가 매년 낮아지고 있다. 2020년 기준 미국산은 13.3%, 호주산은 18.6%까지 낮아져 있다. 15년간 40%의 관세를 순차적으로 낮춰 결국 제로까지 낮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26년 미국산 쇠고기를 시작으로 2028년 호주, 2029년 캐나다와 뉴질랜드 순으로 수입쇠고기에 부과되는 관세는 모두 제로가 된다.

수입관세가 낮아지면서 수입량에는 여러 변화가 나타났다.


미국과 호주로 양분된 수입육 시장

한국의 수입쇠고기 시장은 크게 미국과 호주로 양분된다. 2020년 기준 미국과 호주산 쇠고기의 시장점유율은 70%가 넘는다. 뉴질랜드와 그 외 기타국가들로부터 수입되는 양이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는 정도다. 그만큼 우리 쇠고기 시장은 미국과 호주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크고, 이들 국가의 상황에 따라 가격변동 위험도 또한 크다고 보여진다.

미국과 호주로 양분됐다고 하지만 확실한 1등과 확실한 2등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미국의 경우 FTA체결 이후 수입량이 급신장하면서 당시 수입량 1위이던 호주를 제치고 지금은 최대 수입국으로서 탄탄한 입지를 만들었다.

호주산 쇠고기의 수입량이 감소한 것은 아니다. 호주산은 최대 연간 17만7천톤 이상을 한국시장에 수출 했었지만 현재는 16~15만 톤 사이를 오가고 있다. 

1위 자리는 호주가 후퇴했다기보다는 미국산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바뀐 것이다.

뉴질랜드는 순위상으로는 3위긴 하지만 물량 면에서는 앞선 두 나라와는 큰 차이가 있다. 뉴질랜드산이 가장 많이 수입됐을 때는 미국이 BSE발생으로 수입이 중단됐을 때이며, 미산 쇠고기의 수입이 재개된 이후 뉴질랜드산 쇠고기의 수입량은 1만~2만톤 사이를 왔다갔다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쇠고기 수입량 급신장

쇠고기 수입량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증가하는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0년도에는 연간 24만5천86톤의 쇠고기가 수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10년 후인 2020년 1년간 쇠고기 수입량은 41만9천469톤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특히 이 기간 동안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량은 9만569톤에서 22만8천686톤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산 쇠고기의 경우 2014년 10만톤을 돌파하면서 이후 가파른 상승곡선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그리고, 미국은 2017년 최대 수입국의 지위를 호주로부터 빼앗아오면서 현재 확고부동의 최대 수입국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연간 수입되는 쇠고기의 50% 이상이 미국산 쇠고기다.

본래 미국은 한국에 가장 많은 쇠고기를 수출하던 나라였다. 하지만 미국 본토에서 BSE가 발생하면서 2004년 이후 4년간 미산 쇠고기는 국내에 수입이 제한됐다. 이 기간 동안 호주산이 수입쇠고기 시장을 장악했고, 수입이 재개된 이후에도 한동안 그 위치는 견고하게 유지됐다. 하지만 쇠고기 수입제한 조건이 점점 약화되고, 결정적으로 2012년 한미FTA가 체결되면서 미산쇠고기의 수입량은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15년간 40%의 관세를 순차적으로 0까지 낮추기로 결정된 후 미산 쇠고기의 수입량은 매년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미산 냉장 쇠고기 수입량 급증

미산 쇠고기의 수입 현황을 살펴보면 매우 특징적인 것을 찾아볼 수 있다.

냉동의 수입량은 큰 변동이 없는데 냉장의 경우 수입량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미산의 냉장 쇠고기 수입량은 2010년 7천955톤에서 2020년에는 6만2천180톤까지 늘어났다. 거의 10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것은 국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수입육에 대한 인식은 품질이 한우보다 못하고, 안전성 면에서도 믿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해 가공용, 양념육 등으로 판매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대표적인 것인 LA갈비라고 보면된다. LA갈비는 냉동 쇠고기에 원료를 가미해 맛을 더한 대표적 상품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스테이크 문화가 각광을 받으면서 수입 냉장육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품질면에서 한우보다는 떨어지지만 가격을 따져보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1인 가정이 많아지고, 혼자 즐기는 식사가 더 이상 이상하지 않은 시대를 살아가면서 1인용 스테이크 포장은 인기 품목으로 자리를 잡았다.

대형마트에서는 수입산 등심이나 안심 뿐 아니라 다양한 부위로 만들어진 1인분 스테이크 상품이 즐비하다. 이 상품은 쇠고기 150~180그램에 함께 먹을 수 있는 채소류, 버터, 소스에 1회용 포크와 나이프까지 들어가 있다. 가격은 부위별도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2만원 미만으로 소비자들은 크게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이런 제품들은 대형마트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편의점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인터넷몰에서도 1인분 스테이크는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수입쇠고기로 만든 1인분 스테이크는 지금 인터넷 상에서 가장 인기있는 품목 중 하나다. 요즘의 젊은 세대들이 생각하는 1끼는 과거와 달리 영양적 만족도를 넘어 심리적 만족도가 충족돼야 한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일상을 찍어 SNS로 공유하는 것이 일종의 놀이가 돼 있다. 과거에 스테이크는 고급레스토랑에 가야 먹을 수 있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일상 깊숙하게 들어와 있으며, 그 시장에서 냉장 수입 쇠고기는 한우보다 가격은 저렴하면서 만족감을 줄 수 있는 품질이라는 기막힌 포지션을 잡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쇠고기 시장 자체가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한미FTA 이후 한우농가 ‘반토막' 위기

그렇다면 국내 사육 여건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한우농가의 구성원을 살펴보면 특징적 변화를 찾을 수 있다. 2003년 3월 기준 한우농가는 18만4천호로 파악됐다. 2010년 3월 기준으로는 17만호로 줄었고, 한미FTA가 체결된 2012년 3월 15만4천호까지 감소했다. 그렇다면 한미FTA 체결 후 지금까지 한우농가는 얼마나 감소했을까. 2021년 3월 기준 한우농가수는 8만9천138호인 것으로 확인됐다. 소위 말해 반토막이났다. 특히, 한미FTA 체결 직후인 2012년부터 2016년까지는 매분기 농가수가 2~5%까지 급격히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간 10% 이상이 감소한 해도 있었다. 

한우협회 관계자는 “농가수의 감소는 결국 산업의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다. 중소규모의 농가가 급격하게 감소했고, 한우산업의 형태가 과거와는 달라졌다”고 말했다.

농가당 사육규모는 커졌지만 산업의 종사자가 예전의 절반으로 감소한 것은 매우 위험한 신호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FTA로 인한 관세제로시대를 앞두고 과연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해 냉정하게 반성해봐야 한다. 고비용 저효율을 고집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소비자들이 원하는 트렌드를 잘 파악하고 있는지, 특히, 높은 가격에 취해 현실에 만족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머지않아 현실로 다가올 미래를 냉정한 눈으로 바라보고 대비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한우농가는 지금의 반, 아니면 그 반의 반으로 줄어들지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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