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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성대에서>몹쓸 프레임에 갇힌 축산

축산, 프레임에 갇힌 건 여론전에 밀린 탓

[축산신문]


이상호 본지 발행인


말폭탄만 쏟아내다 내동댕이쳐질라 우려

자조금연합 부활…놓친 샅바 다시 잡아야


“미국은 자신이 때리고 싶은 녀석을 때리고, 이스라엘은 자신을 때리려는 녀석을 찾아내서 먼저 때리고, 중국은 자신을 때린 녀석에게 욕(말 폭탄)으로 갚아준다….”

한 중국네티즌이 언젠가 포털에 이런 내용의 글을 올린 적이 있다. 국익을 위해서라면 지구촌 구석구석까지 무력동원을 서슴지 않는 미국을 질투하는 중국의 속내가 잘 드러난다. 중국이 말 폭탄만 던진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그 표현이 촌철살인이다.

좀 다른 얘기지만 우리 축산은 곳곳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 동물복지론자나 채식주의자는 물론 환경단체들의 ‘축산 때리기’는 전방위적이다. 이 때문에 축산은 ‘악’이라는 식의 프레임이 형성되고 있다. 이 프레임은 대중을 현혹하며 정부에까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정원이 100여 명이나 되는 ‘동물복지인증원’ 설립을 추진하고 교육현장에서 채식을 강제하는 일까지 벌어지는 것은 단적인 예다.

이처럼 목을 죄어 오는데도 축산업계의 대응은 한결 같다. 바로 성명서다. “때리는 녀석에게 욕(말 폭탄)으로 갚아준다”는 중국 네티즌의 말은 이를 두고 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런 경우 말과 글 외에 달리 방법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대답이 궁할 수 있지만 말도 말 나름이다. 항용(恒用) 쓰이는 거친 글이나 말로는 그들을 막을 수 없다. 씨름으로 치면 축산업계는 샅바싸움에서부터 밀리고 있다. 여론이라는 샅바를 쥐고 있다고 믿는 그들의 거센 공격에 성명서라는 말 폭탄은 한낱 요식행위일 뿐이다.

모래바닥에 내동댕이를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든 놓쳐버린 샅바를 다시 잡아야 한다. 고함이 아니라 과학적 사실을 내세우고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설득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육식이 건강을 해친다는 식의 엉터리과학이 횡행하는 것을 막지 못하면 축산이 설 땅은 없어지고 만다.

축산이 기후변화의 주범이라는 주장은 사실관계가 불분명하다. 이것이 과학이라면 세계 각국의 인구정책은 재조명되어야 할 것이다.

동물복지축산은 필연적으로 소비자의 경제적 부담을 촉발하기 마련인데 이를 모르지 않는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에는 귀를 닫은 채 자신들의 자리를 만드는 기구설치에만 골몰하고 있다. 이처럼 복장 터질 일이 다반사임에도 말 폭탄만 던지면 되는 걸까.

농업계가 축산을 가장 부러워하는 대상이 바로 자조금(自助金)이다. 그들은 주요 축종만 해도 연간 800억 원에 달하는 자조금에 깜짝 놀란다. 이러한 ‘저력’에도 불구하고 축산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과학에 근거한 사실이 아님을 밝히는 자조금차원의 노력은 없는 것이나 진배없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그런 노력이 한 때 있기는 있었다. ‘자조금연합’이 그것인데 주도권다툼을 벌이다가 두 해만에 좌초하고 말았다.

축산을 악으로 가두는 현재의 프레임은 축산 스스로의 노력으로 탈출할 수밖에 없다. 안타깝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축종 간 이해에 얽매이지 않고 축산전체를 지키는 논리를 개발하고 국민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심는 일이 정말이지 시급하다. 그 시작은 자조금연합을 복원하는데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전반적으로 온실가스배출량이 감소한 가운데 축산분야의 배출량이 오히려 늘었다는 환경부의 최근 발표를 보면서 우리 축산이 거미줄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하는 곤충의 모습과 닮았다고 해도 그리 심한 과장은 아니지 싶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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