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서동휘 기자]
곡물가 상승, 계열화업체 경영난 가중
육계농가 소득 최근 5년간 최저 기록
코로나19 상황 장기화로 치킨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소식에도 육계 계열화업체와 농가들은 낮은 닭고기 가격에 울상이다. 공급과잉 탓에 물량이 적체되며 계열화업체들이 생산된 닭들을 생산비 이하의 헐값에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한때 kg당 2천원(축산물품질평가원, 대닭)대까지 치솟았던 생계 유통가격이 지난 14일 현재 798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급격한 가격 하락을 보인 지난달 평균 가격인 1천97원 보다도 300원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kg당 육계 생산비(1천216원)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가격이다.
이에 따라 지난 1/4분기 반짝 이익을 내긴 했지만 대다수 육계 계열화업체들은 장기간 영업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계열화업체의 실적 악화가 계약 농가의 소득에도 직격탄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통계청이 지난 5월 발표한 2020년 축산물생산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육계 1마리당 순수익은 1년 전보다 78.8% 줄어든 38원으로 집계됐다. 총수입이 2천2원인데 사육비가 1천964원에 달한 것. 최근 5년간 육계농가의 순수익 중 최저다.
관련 업계는 수급조절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자체적인 수급조절로는 한계가 있는데다 이마저도 공정거래법에 저촉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한국육계협회 관계자는 “정부는 사실상 육계 생산량 조절에 손을 놓고 있다. 쌀 등 주요 농작물의 수급조절을 해왔던 것과는 대조적”이라면서 “심지어 공정거래위원회 등은 닭 생산량 조절을 협의한 육계업체에 제재를 강화하고 있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국제 곡물가격 상승으로 육계 사육원가가 kg당 120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육계 계열화 업체들의 큰 영업손실이 예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육계 계열화업체 관계자는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가 매출 4천억원을 돌파하는 등 치킨업계가 지난해 역대 최대 호황을 맞았지만 계열화업체와 생산농가들은 낮은 닭고기 가격에 허덕이고 있다”며 “최소한 생산비 수준의 가격이라도 보장받기 위해 정부 주도하의 생산량 조절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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