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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남성우 박사의 산티아고 순례길<28>

방목 낙농지대 돌입…한 목장 60두 규모 추정

  • 등록 2021.03.24 10:55:59


(전 농협대학교 총장)


사료 운송차 종종 목격…풀만으론 영양충족 한계


▶ 낙농목장, 전업가족농 규모로 초지낙농이다. ( 6월 17일, 26일차 )

루고에서부터 페레그리노(Peregrino)측 순례자들이 많아졌다. 이유는 루고에서 출발하여 산티아고에 이르는 100km 단기코스를 완주했을 때도 순례길 완주증명서를 발급해주기 때문이다. 차림새를 보면 장기·단기 순례자가 바로 구분된다. 장기 순례자가 확실히 지쳐있고 복장도 남루하다. 배낭도 크고 무겁게 보인다. 

루고를 출발해서 20km 약 3시간 40분소요 시까지 카페가 없다. 오칸디도(O Candido)에서 첫 휴식을 취하며 커피와 파운드케이크로 요기를 했다. 또 다시 출발하여 페레이라(Fereira)에 당도하니 점심때가 됐다. 카페에서 또르띠야 1개를 주문하여 커피를 마시면서 점심을 때웠다. 

이 구간은 세 번의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었지만 무난한 구간이었다. 모레 9시경에 산티아고에 도착하기 위해서 오늘은 32km를 걸었다. 도중에 미나리와 나팔꽃을 발견했다. 이런 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도 우리와 같은 것을 보니 꽤나 반가웠다. 어느 마을을 지나는데 농부가 소 20여 마리를 몰고 가는 모습을 보았다. 방목지를 옮겨주기 위해서 소를 몰고 가는 것이다. 농촌지역에는 도로표지판 중에 빨간 삼각형 안에 소 그림이 그려진 것이 많다. 가축이 이동하는 도로이니 조심하라는 표시다. 가축이 일단 도로에 들어서면 가축이 우선이다.

이 지역은 초지에서 방목을 하는 젖소가 자주 눈에 띄는 것을 보니 낙농지대인 것 같았다.  어느 목장의 우사와 방목하는 소들을 보니 젖소 성우가 약 60두 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는 우리나라 평균 농가보다 약간 큰 규모다. 이 지역에서는 걷는 도중에 배합사료 벌크 운송을 하는 트럭을 여러 번 목격했다. 젖소는 아무리 초지가 좋다고 하더라도 풀만 가지고는 영양소를 충족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풍부한 조사료 자원을 이용하므로 생산비는 훨씬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일리지용 옥수수 파종농가가 많고, 건초를 베어서 곤포하여 헤일리지를 만드는 농가가 대부분이었다. 대형 트랙터로 풀을 베고 있는 농가, 풀을 베일링하는 농가를 중도에 보았다. 소는 초지에 전기목책을 치고 윤환방목을 실시하고 있었다.      

스페인의 1인당 국민소득은 우리와 비슷하다. 그러나 국토면적이 남한의 5배인데 인구는 4천700만 명으로 적으므로 전반적으로 삶의 질이 우리보다 좋아 보인다. 이번에 바스크지방, 칸타브리아지방, 아스투리아지방, 갈리시아지방을 거쳐 오면서 지역별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바스크주는 부유하고 선진국형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모든 인프라나 주거형태가 서유럽의 잘 사는 나라들과 별 차이가 없었다. 도시나 농촌의 풍경도 그랬다. 대서양을 끼고 있어서 관광지도 많고 해서 소득이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바스크지방의 소득이 제일 높다고 한다. 칸타브리아나 아스투리아지방도 선진국 형으로 보였다. 

갈리시아주는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뒤져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농가의 규모나 주택의 형태를 보면 크기나 모양이 앞서의 지방보다 뒤떨어지며 빈집이 많았다. 도시지역도 활력이 떨어졌다. 

다만 성지 산티아고만은 달랐다. 매일 각지에서 순례자들이 몰려오고 일반 관광객들로 붐빈다. 산티아고 대성당 광장은 늘 북적대고 성당 내부도 순례자와 관광객들로 만원이다. 거리의 가게들은 기념품을 파느라 바쁘고 카페나 음식점들도 활기차다. 스페인의 수호성인 산티아고(성 야고보)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와 스페인을 수호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참고로 알베르게의 일상을 소개한다. 대부분의 알베르게는 1 ~ 2시에 문을 여는데 4시에 늦게 여는 경우도 있다. 조리실은 9시 30분에 문을 닫으며, 정문은 10시에 닫고 소등을 한다. 밤 10시 이후에는 밖에서 문이 열리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반드시 10시 이전에 돌아와야 하고 밖에 나갈 때는 핸드폰을 반드시 지참하고 동료가 있으면 알리고 나가도록 하는 게 좋다. 잘못하면 다시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아침에는 8시까지 떠나야 한다.   

밖에서 음식 배달은 금지돼 있다. 와이파이는 오픈돼 있는 경우가 거의 없으므로 비밀번호를 알아서 연결해야 한다. 사무실에서는 잘 되는데 침대에서는 잘 안 되는 경우도 많다. 6km를 더 가서 세이싸스(Seixas)에 당도했다. 새로 지은 공공 알베르게로 시설이 아주 잘 돼 있었다. 그러나 마켓이 없는 게 흠이었다. 오늘은 32km를 걸었고 남은 거리는 67km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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