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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2021 신년특집 / 낙농산업 전망>커져가는 유제품 시장 내실 강화 고육책 절실


한주석 차장(낙농진흥회 수급팀)


국내 낙농산업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낙농가수는 새해에도 변함없이 감소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감소의 원인으로는 후계농 부족, 목장주 고령화, 각종 환경규제 등을 손꼽을 수 있겠지만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호당 사육두수와 호당 생산량만큼은 지속적인 향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시장 품목 다양화…시유 소비패턴 온라인 이동

축소 지향적 미봉책 아닌 확대 지향적 산업 개편 필요


올해 원유생산, 소폭 감소 전망

올해 낙농가수는 5천호대에서 4천호대로 접어들기 시작한 전년(2020년)에 대비해서도 약 2.2% 감소한 4천800호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호당 사육두수는 목장의 규모화 영향으로 전년대비 1.2% 증가한 84두, 두당 생산량은 0.7% 향상된 28.3kg으로 효율성만큼은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내는 것은 농가별 규모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반증으로 보인다.

이처럼 국내 낙농산업은 낙농가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목장의 규모화 및 젖소의 생산성(두당산유량) 향상을 통해 200만톤 수준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줄어드는 낙농기반(낙농가수)을 목장의 규모화와 젖소의 생산성 향상으로 지탱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산업 기반의 약화는 곧바로 산업의 붕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면에서 조속한 전략 마련과 시의적절한 대응자세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여타의 산업도 마찬가지이겠지만, 특히 낙농분야는 생산기반이 붕괴될 경우 다시 회복함에 있어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의 부담이 뒤따른다. 국내산 우유만이 가진 신선함과 안전성을 강점으로 범 낙농·유가공업계가 상생의 기틀 마련과 함께 소비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생산 감축, 수급상황 따라 조기 중단 가능성

2021년도 원유생산량은 당초 2020년 수준인 208만톤 수준으로 전망되었으나, 각 집유주체별 원유생산 안정대책 추진으로 인해 당초 전망치 대비 1~2% 감소한 204만톤~206만톤의 원유가 생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낙농진흥회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원유 수요량 감소분과 원유 생산량 증가분을 고려하여 원유생산 안정대책을 마련하게 되었다. 대책의 세부사항으로는 '21년 1월 1일부터 쿼터를 초과한 원유가격을 국제분유가격(397원/ℓ)에서 원래 가격인 리터당 100원으로 조정하고, 원유대금 지급 기준선(일명 마이너스쿼터)을 한시적으로 4% 하향 조정하여 운용하는 것이다. 이는 원유 소비 성수기인 하절기에도 잉여원유 처리에 어려움을 겪었던 원유수급 불안상황을 조기에 안정화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볼 수 있다. 

이는 낙농가의 자율적인 생산 감축 덕분으로 당초 5~8% 수준의 원유생산 안정대책을 4%로 끌어내릴 수 있었던 것으로 수급이 조속히 안정될 경우 원유생산 안정대책기간 내에도 축소 또는 중단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국내산 유제품 입지 갈수록 위축

유제품은 한국인에게 필수 식품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2019년 기준으로 국내 1인당 유제품 소비량은 81.1kg이며, 한국인의 주식인 쌀(59.2kg, '19년)보다도 22.6kg(37%↑)을 더 소비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되는 유제품의 절반 이상은 미국, 오세아니아, 유럽 등으로부터 수입된 저장성이 높은 유제품(치즈, 분유 등)이다. 

수입 유제품은 낮은 가격과 제품의 다양성을 무기로 어느 순간 국내 유제품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현상은 점차 심화되어 2018년도에는 국내 유제품 자급률이 50% 아래로 떨어지며 매년 유제품 자급률은 최저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국산 유제품 자급률 감소의 주요원인은 유제품 소비증가에 따른 유제품 수입증가로 볼 수 있다. 우리의 식생활이 점차 서구화되면서 치즈·버터 등의 유제품을 소비하는 가정이 늘고 있으며, 커피와 제과·제빵 등을 통해 유제품이 포함된 식품을 소비하는 B to B(Business to Business, 기업과 기업간에 이뤄지는 상거래) 시장도 나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유제품 수출국과의 FTA(Free Trade Agreement, 자유무역협정) 체결로 인해 유제품 수입량도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국산 원유는 수입 유제품과의 가격 경쟁력에 밀려 유업체가 신선유제품 이외에는 국산원유 사용을 꺼려하며 국내 원유생산량은 수년째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커져가는 유제품 시장의 국산 유제품의 입지는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우리 낙농산업은 앞으로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 국내 유제품 시장에서 국산 원유가 수입유제품에 밀리지 않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내실화 대책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식생활의 변화, 앞서가지 못하면 쫓아라도 가야

국내 유제품 소비는 기존의 시유 중심에서 치즈 등 가공 유제품으로 소비가 변화하면서 점점 다양화 되고 있다. 1인당 소비 데이터를 볼 때 시유소비량의 경우 2001년 1인당 36.5㎏에서 2019년 33.2㎏으로 큰 변화는 찾을 수 없지만, 치즈를 중심으로 한 유제품 소비량은 동기간 무려 28%나 증가(2001년 64㎏→2019년 82㎏)하는 등 우리네 식생활의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식생활의 다양화와 함께 유통의 변화로 유제품을 구매하는 장소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 구입하던 시유 소비패턴이 점차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처럼 변화하는 소비자의 취향을 파악하여 구매하고 싶어 하는 제품개발 및 구매하는 패턴 등의 변화를 분석하여 발 빠르게 대처해야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수입 유제품과의 경쟁을 피할 수 있는 신선유제품(시유, 발효유, 신선치즈 등)의 품질강화와 소비촉진은 그런 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수요를 초과하여 발생하는 잉여원유의 처리방법에 대해서도 낙농·유가공산업 관계자간 상생의 대응 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미봉만 하며 오늘만 살까, 고육을 하더라도 내일을 살까

낙농·유가공산업 관계자들은 매번 원유가격 협상 이후 낙농산업 제도개선을 위한 다양한 협의체를 운영하는 등 지대한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그러한 과정들이 곧바로 결과로 이어지지는 못한 것이 사실이다. 낙농·유가공산업이 각자 마주하고 있는 산업적 측면의 어려움으로 인해 상생이라는 이름으로 억지춘향식 결과만을 강요할 수는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그로 인해 파생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이다. 

지금까지의 과정은 수급불균형의 문제는 곧바로 ‘생산감축’을 목적으로 하는 대책안이 활용되곤 했다. 마치 일련의 상황이 루틴화되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지울 수 없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주지해야 할 사항은 적어도 ‘생산 감축’이라는 카드는 말 그대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설령 사후약방문이라 하더라도 한번 불이 났으면 더 이상은 불이 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삼국지 적벽대전의 한 장면 중 조조와 맞선 주유는 노장 황개와 함께 대책을 강구하게 된다. 그 결과 황개는 적장 조조에게 거짓 항복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조조의 신뢰를 얻고자 스스로 장(杖) 백대를 맞는, 말 그대로 자신의 몸에 고통을 가하는 고육책(苦肉策)을 쓰기에 이른다. 의심 많던 조조는 죽음에 이를 정도의 곤장을 맞아가면서까지 투항해오는 황개를 신뢰하게 되었는데, 이는 결국 주유의 화공에 의해 역사에 길이 남을 패배를 하고 만다.

고육책은 자신을 최악의 상황에 내던짐으로써 상대를 제압하는 극단의 방법이다. 그러나 이로 인해 거둬들이는 결과는 사뭇 지대하다. 어려웠던 만큼 신중했을 것이고, 희생한 만큼 결실을 얻기 위해 모두가 함께 노력했기 때문이다. 

다음 세대에게 전망이 있고 지속가능한 낙농·유가공산업의 미래를 물려주기 위해서는 축소 지향적이 아닌 확대 지향적인 산업으로 개편할 수 있는 고육책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시점일 것이라 보여진다.

낙농·유가공산업은 각각의 개별적인 산업이 아닌 하나의 유기체적인 산업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 봐야 한다. 우리가 함께 노력하고 서로를 이해해야 백년 후에도 이 땅에 낙농·유가공산업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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