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서동휘 기자]
들쭉날쭉 온도 변화, 신선도 저해…“클레임 역대 최대”
식용란선별포장업이 도입·시행 되고 처음 맞은 지난여름, 계란 유통과정에서 부작용이 속출했다는 지적이다. 선별포장업 도입으로 모든 가정용 계란이 선별포장장을 거치게 되면서 세척계란의 유통량이 크게 늘자 세척란 온도관리 규정의 문제점들이 수면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세척계란의 냉장유통 의무화 개정 고시를 통해, 식용란은 가능한 한 0~15℃에서 보존·유통해야 하며 세척한 계란은 냉장으로 보존·유통해야 한다고 밝힌바 있다. 이로 인해 물로 세척한 계란과 그렇지 않은 계란의 유통 방식에 구분이 생기게 된 것이다.
계란유통업계에서는 지난 4월 식용란선별포장업이 본격 시행되면서 대다수의 계란이 세척, 냉장 상태로 유통되기 시작하자 외부기온이 높은 지난여름, 세척란 온도관리 규정의 잘못된 부분이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토로하고 있다.
한 선별포장업체 관계자는 “들쭉날쭉한 온도관리 규정 때문에 계란의 온도가 수시로 변하면서 계란 신선도 유지가 더 어려워졌다”며 “계란이 처음 산란됐을 때 온도는 30℃ 이상이다. 세척란은 10℃이하의 냉장창고에서 보관돼야 하고, 선별포장 작업장 온도는 15℃가 기준이다. 상식적으로도 식품의 온도가 오르락내리락 할 경우 신선도에 더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설비 문제, 근로자 건강문제 등으로 작업장 온도를 더 낮출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 현장에서는 보관 온도기준의 상향을 원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덧붙였다.
계란집하장을 운영중인 한 영농조합법인 관계자는 “산란이후 선별포장 과정을 거쳐 냉장됐던 계란이 다시 재포장 과정을 거치기도 하고 운송되기 위해 차량에 상차되기도 하는 과정에서 여름철에는 온도변화가 급격할 수밖에 없다”며 “안전성 문제도 당연한데다, 온도차로 인해 계란에 결로현상이 발생, 운반 중 종이로 된 난좌(계란판)가 주저앉거나 난각코드가 지워지는 일도 비일 비재 했다. 올여름 대형유통업체 쪽에서 제기한 클레임이 역대 최대”라고 토로했다.
산란된 계란이 세척 및 선별포장과정을 거친 뒤 10℃로 냉장된다. 이렇게 냉장된 계란이 다시 수집판매업 등 유통과정을 거치면서 온도차가 생겨 이로 인해 일선 현장에서 애로가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식용란선별포장업협회 전만중 회장은 “애초에 계란은 닭에서 산란돼 온도가 높은 상태다. 이를 단계별(농장→선별포장업·수집판매업→유통점→소비자)로 점진적으로 낮춰 최종 진열상태의 온도를 10℃로 낮추는 것이 현실적인 유통방법”이라면서 “계란을 여타의 축산물과 같은 방법으로 관리해서는 안된다. 야채, 과일 등과 같은 틀에서 놓고 유통시키는 것이 계란의 특성에 맞게 신선도를 최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