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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계협 “식용란선별포장업 시행, 근본 취지 살려야”

“현 허가업체 절반 이상 농장 내 시설”
“지역별 EPC 미흡…계란유통 방역 허점 우려”
일각, 계도기간 연장…사각지대 구제 강력 촉구

[축산신문 서동휘 기자] 식용란선별포장업이 오는 25일 본격 시행된다. 이에 지자체들은 원만한 시행을 위해 지도·홍보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지만 일각에서는 사각지대에 놓인 농가들도 있어 계도기간 연장이나 구제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전국의 식용란선별포장업 허가업체는 239곳이다. 올해 초만 해도 100개가 채 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계도기간 종료를 앞두고 농가나 유통업체들이 허가를 서두르고 있는 모습이다. 
이를 토대로 식약처는 예정대로 계도기간을 종료해도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선별포장업장들의 하루 계란 처리량이 생산량을 충분히 넘어섰다는 것. 더욱이 계란은 수도권에 유통이 집중되기에 수도권에 허가업체들이 집중돼 있다고는 하나,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입장을 반영하듯 식약처가 지난 16일 개정·공포한 ‘축산물위생관리법 시행규칙’의 관련 조항을 살펴보면, 오는 6월 16일 이전까지 선별포장업 허가를 받지 않을 경우 추후 허가를 받기위해서는 축사와 거리확보(500m)를 둬야 하는 등 관련규정이 까다로워 졌다. 선별포장업 허가를 종용키 위함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허가를 받고 싶어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의 농가들이 다수 존재, 이같은 농가들은 당장 25일부터 계란을 유통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고 토로하고 있다.
대구지역의 한 산란계농가는 “현재대로라면 당장 계란을 판매하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선별포장업 허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우리 농장의 경우 선별포장업 허가를 받을 금전적 여력도 장소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식약처에 직접 전화를 해 사정을 설명하고 문제를 제기 했지만, 허가를 받은 곳에 의뢰해 계란을 판매하면 된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하지만 주변의 허가업체 중에 우리계란을 취급해 주겠다는 곳은 없다. 정부가 얘기하는 광역 EPC(계란유통센터) 같은 곳은 더 더욱 없다”고 말했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현재 허가를 받은 선별포장업장 중 절반이상이 농장에 설치돼 있다. 방역상의 이유로라도 농장 자체시설에서 외부 농가의 계란처리는 불가능하다. 단순히 처리 가능량만을 가지고 현재 허가 업체수로 계란을 유통시킬 수 있다는 주장에는 오류가 있다”며 “지역별로 광역 EPC 등 처리업체가 확충될 때 까지는 계도기간 연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류경선 전북대 농생명과학대학장은 “현 상태로라면 식용란선별포장업은 예정대로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통계상 허가업체 수로 충분히 생산되는 계란의 처리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라면서도 “하지만 실적에만 급급한 무분별한 선별포장업 허가로 당초 계란의 선진유통체계 구축을 하겠다는 정부의 취지(대형 EPC를 통한 유통체계)와는 너무 동떨어져버린 현 상황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또한 사각지대에 놓인 농가들은 분명히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 계도기간 연장이 불가하다면 최소한 이러한 농가들의 구제책이라도 제대로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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