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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젊은이가 찾아오는 희망찬 축산 프로젝트<기획 인터뷰>

이기수 농협축산경제 대표가 말하는 ‘한국축산 백년대계’

[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먼 장래를 내다보고 세우는 큰 계획을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한다. 백년대계의 초석은 교육이다. 후계를 책임질 인재양성은 백년대계의 출발점이다. 30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려온 한국축산, 그 어디에도 미래를 고민하고 인재를 키운 흔적은 없다. 그런 축산현장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어느새 검은머리가 희게 변한 축산농가 사이로 젊은 피가 수혈되는 바람이다. 진원지는 농협축산경제다. 그 사령탑인 이기수 대표는 지난해 3월 취임 직후 축협중앙회 공채1기로 30여년 살면서 골몰해온 사업보따리를 풀어놓았다. 핵심내용은 ‘젊은축산’, ‘미래축산’, ‘희망축산’이었다. 그렇게 해서 올해 농협축산경제가 자체자금 1천억원으로 시작한 사업이 ‘젊은이가 찾아오는 축산’이다. 백년대계의 초석을 놓고 있는 이기수 대표가 풀어 놓는 미래축산 이야기를 들어봤다.

농협 자체사업으로 ‘젊은이가 찾아오는 축산’ 시동
시장개방 위기를 기회로 ‘축산 생산기반 강화’ 주력
지금이 골든타임…가족축산농을 강한 뿌리로 육성
농가 행복모델 발굴…정책 배려로 제도적 장치 필요

 

- 축산후계농을 키워야 한다는 구상의 배경은.
“사람이 미래다. 1년에 대한 계획으로 곡식을 심는 일만한 것이 없고, 10년 계획으로 나무를 심는 일만 한 것이 없으며, 평생에 대한 계획으로는 사람을 심는 일만한 것이 없다고 했다. 중국 제자백가시대 관자의 말이다.
인재를 키울 수 없는 산업은 미래 비전을 가질 수 없다. 지금 한국축산이 딱 그 형국에 처해있다. 근대화과정에서 빠르게 전문성을 쌓고 전업화, 규모화의 길을 달리며 국민체력증진을 뒷받침해온 한국축산의 미래는 어둡다. 후계가 없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은 축산을 기피하거나, 어려워한다. 가축을 키우고 싶은 젊은이도 만만치 않은 여건 탓에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신규진입 장벽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축산농가 고령화나 후계부재로 인한 폐업문제는 방치돼 있다. 축산인 스스로도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서서히 말라가는 고목처럼 벼랑으로 치닫고 있는 셈이다.
이대로 가면 수입개방이나 악성가축질병처럼 외부요인에 의한 위협보다 한국축산 스스로 생산기반 붕괴로 고사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미래축산 100년을 위해 생산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는 판단을 하게 된 것이다.
산업전체의 후계와 인재양성을 협동조합이 오로지 책임지긴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라도 늦기 전에 먼저 시작부터 해야겠다는 생각에 젊은이가 찾아오는 축산사업에 시동을 걸게 됐다. 올해 시작해 아직 가시적인 효과를 따져보긴 힘들지만 젊은 인력을 축산현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개발되고 있다. 체계적으로 인재를 육성하고 축산정착을 지원할 시스템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일단 목표는 2020년까지 5천100호의 새로운 정예 축산농가를 육성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축산은 우리 농촌의 핵심산업이 돼야 한다. 그래서 젊은 인력이 중요하다. 유능한 청년들이 생활하는 농촌, 젊은이가 찾아오는 축산운동의 성공을 위해서는 정책적인 배려와 함께 국내산 축산물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 후계인력양성의 초점을 가족농에 맞추고 있는 이유는.
“뿌리가 튼튼해야 한다. 한국 현실에는 가족이 함께 농장을 경영하며 적절한 소득을 올리고 생활할 수 있는 전업농가 형태가 맞는 것 같다. 규모화만으로 외국의 축산농가와 경쟁하는데 한계가 있다. 더욱이 기업화된 축산농가는 어찌 보면 농가개념보다 기업이라고 할 수도 있다. 외국자본이나 기업자본이 얼마든지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축산은 작지만 뿌리 깊은 가족농이 버팀목이 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축산은 시설비가 많이 들어 진입장벽이 높다. 축산을 떠나는 농가들을 보면 후계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해에만 한우농가 2만호가 폐업했다. 소규모 농가의 사육현장이탈이 심각하다. 젖소, 돼지, 닭, 오리 등 모든 축종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이들이 다 떠나면 누가 가축을 키우겠나. 가족농이 기업농에 비해 얼굴 있는 축산물을 생산하는데 유리하고 한층 더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도 있을 것이다.”

- 협동조합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
“협동조합이 정답이다. 일선축협은 가족농의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다. 종자부터 사료, 사양관리컨설팅, 도축, 가공, 판매까지 담당하는 협동조합은 가족농의 튼튼한 동반자가 될 수 있다. 우선 일선축협과 함께 가족농의 행복모델을 발굴해 나갈 생각이다. 높은 비용 때문에 축산진입에 엄두를 못내는 젊은이들은 협동조합이 도울 것이다. 그걸 위해 올해 자체자금 1천억원을 투입했다. 그 자금은 우리나라 축산의 백년대계, 생산기반을 일으키는 종자돈이다. 젊고 유능한 전문 축산인력의 신규창업을 지원하고, 휴·폐업이나 고령화로 놀고 있는 축사는 신규농가에 분양하거나 임대하는 축사은행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소규모 친환경 축산단지 조성과 중소규모 번식우 위탁농가 육성사업도 진행한다. 이미 권역별로 축협들이 단지조성에 들어갔다. 한우도우미사업으로 농가들의 삶의 질 향상도 지원하고 귀농·후계농 종합상담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씀은.
“생산기반 약화와 악성가축질병, FTA 확산 등으로 우리 축산은 전례 없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그렇지만 한편으론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맞아 미래축산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를 맞고 있다. 흔히 말하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골든타임이 바로 지금이다.
축산농가 고령화 문제는 축산의 영속성 문제뿐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표출될 가능성이 높고, 나아가 국가 식량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미래축산 100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산업에 대한 하드웨어적 지원과 함께 이를 수행할 젊고 유능한 축산 후계인력 양성이라는 소프트웨어적인 지원이 함께 고려돼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농협축산경제 임직원 모두는 파부침주(破釜沈舟)의 결연한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대내외 환경변화에 슬기롭게 대응해 농업·농촌·축산인에게 꿈과 희망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젊은이가 찾아오는 희망찬 축산업 구현’이라는 비전은 축산의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생산기반을 강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낼 것이다.
축산에 대한 배타적인 분위기가 확산되고 각종 민원과 규제까지 겹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 우리 축산의 현실이지만, 우리가 반드시 지켜서 후손에게 물려주어야할 식량산업이자 생명안보산업이 바로 축산이다.
한국축산 미래 100년을 준비할 성장 동력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하여, 강하고 희망찬 축산, 창조적인 축산을 만드는데 혼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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