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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한국축산 30년 변화> 물가가치로 본 축산물 가격 추이

[축산신문 최승철 교수 기자]

 

어린 시절 처음 수저를 잡는 법부터 식사예절, 식품 조리방법, 적합한 식재료 등이 오랜 시간 동안 습관으로 각인되어졌다. 식문화는 다른 어떤 문화보다 쉽게 변하기 어렵다. 해외여행 길에 나서는 중장년 한국사람 대다수가 그 식습관으로 인해 우리나라 음식을 여행 가방에 가득 넣어가는 경우처럼 말이다. 축산물에 대한 한국인의 가치는 다른 나라 사람과 다르며, 국민 간에 보편적이면서도 개별적일 수 있다. 한 예로, 과거엔 돼지고기를 먹는다하면 부위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조리 용도에 맞게 정육점에서 사고, 조리방법도 단편적이었다. 오늘 날에는 목살이니 삼겹살이니 조리할 부위를 면밀히 따지고, 조리방법도 굽는지 삶는지 튀길 것인지 매우 다양해졌으며, 구울 때도 어떤 방법으로 구울지 고민하면서, 각종 야채 쌈의 질까지 살핀다.

 

한우고기 지난 30년간 가격 상승보다 급격한 하락세
돼지고기 등락 주기 짧아져…꾸준한 소비 증가 반증

 

한우 우둔설도 가격 30년전 그대로
돈육, IMF 시기에도 가격 안정 유지
닭고기, 조리방식·메뉴개발에 큰 영향
계란, 삼겹살과 가격 변동주기 유사

 

현재에 사는 우리는 축산물을 구입할 때 가격뿐만 아니라, 품질(맛), 위생 및 안전성, 유통 기한, 원산지, 건강, 간편성 등 질적 속성을 고려하면서 최고의 효용을 추구한다. 대중이 물건을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역시 가격이다. 그런데 가격은 시장에서 형성되고 그 정보는 빠르게 전파된다.
가격과 다른 용어인 가치를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왜냐하면 가치는 개별 소비자가 각각의 제품에 부여하는 개념으로 극히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각자가 고려하고 있는 구매속성 모두를 조합해서 특정 제품의 가치를 매긴다.
축산물도 마찬가지이다. 어느 축산물의 가치는 그 축산물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본인이 생각하고 있는 속성과 상황을 고려하여 결정된다. 주부가 집에서 조리할 목적으로 슈퍼마켓 정육코너에 들렀다면, 1등급의 한우 등심 200g에 대해 얼마의 가치가 있는가. 어떤 소비자는 1만원일 수 있고, 어떤 소비자는 5만원일 수 있다. 자신이 정한 가치에 따라 어떤 소비자는 돼지고기 목살을 살 것이고, 어떤 소비자는 선뜻 한우고기를 살 것이다.
과연 우리나라 축산물의 가치는 어떻게 변했을까? 개별 소비자의 주관적 가치변화를 파악하기는 어려움이 있으나, 과거에서 현재까지의 가격을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은 당시 생산량과 소비량을 반영하면서 지속적인 생산과 소비가 가능케 했기 때문이다.
또한 축산신문 창간 30주년을 맞이하여, 1980년대부터 2013년까지 우리나라 축산물의 가격변화와 그 의미를 살펴볼 필요도 있다.  대표적인 축산물인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먼저 한우고기의 경우, 지난 30년 간 비교 가능한 우둔설도의 500g 기준 소비자 실질가격을 살펴보면, 1980년도 현재 9천930원에서 완만한 상승추세를 보이다가 1996년 1만7천988원으로 부분적인 최고 가격을 형성했다. 1997년부터 하락하기 시작하여 2년 후인 1999년에 최저점을 기록하고 다시 상승, 2002년엔 2만2천674원으로 사상 최대치에 이르렀다. 1997년과 1998년은 초유의 외환위기로 소비 또한 위축되어 가격이 하락했다. 2002년 이후 한우고기 가격은 당분간 유지되다가 2005년부터 다시 하락하여 2013년 현재는 30년 전 가격수준으로 하락하였다. 지난 30년 간 한우고기 가격변동에서 특징적인 것은 가격 상승보다 하락이 급격히 이루어지는 추세이다.
이후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증대와 다양한 조리방식이 보편화하면서 구이방식에 적합한 등심, 갈비, 안심과 같은 부위에 대한 소비가 늘어났으며, 이에 따라 한우 부위의 수요가 증가하고 가격 또한 상승했다. 다만 2000년과 2002년에 발생한 FMD 이후 한우입식이 집중되면서 2005년경에 한우고기 공급이 급증하면서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판단된다.
 쇠고기 소비자가 고려하는 구매속성은 시기와 연구자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주로 가격, 맛(또는 마블링 또는 품질), 원산지 등을 고려하여 쇠고기를 구매한다.
향후 안정된 한우고기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행 쇠고기 등급을 기준으로 하는 품질차별화와 함께 고가 및 중저가의 차별화된 가격전략을 수립, 시행할 필요가 있다.
돼지고기의 경우는, 삼겹살 500g 기준 소비자 실질가격을 살펴보면, 1980년 4,178원에서 1992년까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여, 등락 주기가 짧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즉 돼지고기 소비자가격의 주기적인 상승과 하락은, 그 규칙적인 주기가 점점 짧아지는 현상으로 보아, 돼지고기 소비량이 꾸준히 증가한다는 것을 가정할 때, 이러한 가격변동은 돼지 사육과 출하 두수의 주기적인 변화와 매우 밀접하다.
돼지고기 소비자 실질가격이 500g 기준 4천875원을 기록한 1992년부터는 꾸준히 상승하다가 1999년에는 7천640원으로 부분적인 최고치를 기록하였고, 이후 하향 안정된 추세를 보였다. 한우고기와 달리, 외환위기 기간에도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가격을 유지하였고, 1999년부터는 가격이 급상승하여 다시 안정된 점이 특징이다.
 맛을 주로 하여 선호하는 한우고기와 달리, 돼지고기는 맛도 좋을 뿐만 아니라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한우고기의 가장 강력한 대체 육류이다.
당분간 돼지고기 소비량은 급격하지는 않지만 꾸준하게 늘어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목살을 비롯한 저지방 부위에 대한 선호도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닭고기는, 생계 1kg 기준 소비자 실질가격은 1980년 4천961원이던 것이 1985년부터 5천원대를 유지하다가, 10여년 후인 1991년에 4천577원, 그리고 1992년엔 4천564원으로 최저가격을 기록했다. 그 이후 상승하기 시작하여 1998년엔 7천100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고, 다음해인 1999년부터는 급격히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다가, 2003년엔 3천568원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2004년부터는 완만한 상승추세를 지속하여, 2013년 현재 5천942원 수준이다.
건강을 고려하여 오리고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가정 내 소비에 있어 다양한 방식으로 요리하여 건강식으로 섭취하는데 닭고기를 선호하는 편이다.
육류시장에서 보면 닭고기는 쇠고기 및 돼지고기의 대체육으로서, 여타 육류의 가격변동과 건강에 대한 관심, 다양한 조리방식 및 제품 개발 등에 따라 그 가치가 변하고 있다. 또한 구제역과 AI와 같은 가축질병 발생에 따라 닭고기 소비가 늘거나 줄어들고, 닭고기의 가격 또한 상승하거나 하락하기도 한다. 특히 최근 다양한 제품과 메뉴 개발에 따라 원료인 닭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 또한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계란을 살펴보면, 계란 10개 기준 소비자 실질가격은 1980년 현재 1천594원에서 5년 후인 1985년에 1천910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이후 하락하여 1988년에 1천562원까지 하락, 1991년에는 다시 1천520원까지 하락 후 상승, 1993년에는 다시 1,537원까지 하락하는 변동추이를 보였다. 이는 비슷한 시기의 돼지고기 삼겹살 가격의 변동주기와 유사한 변동양상으로서, 계란의 변동주기도 점차 짧아지고 있다.
 이와 같이 축산물의 변동 양상이 시대별로 상승과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을 살펴보면서, 현재 축산 전반에 걸쳐 제기되는 축산물 가치관련 주요 이슈는, 소비자 관점에서 경직된 축산물 소비문화, 가격 중시, 그리고 건강과 위생안전에 대한 깊은 관심 등이다. 동시에 생산측면에서 중요한 것은 경영자의 미래 비젼과 기업가적 마인드이다. 왜냐하면 장기적으로 안정된 비젼이 제시될 때 신 개념의 축산투자가 가능하고, 이에 따라 축산물 공급이 안정될 수 있고 소비자 가격 또한 안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축산물의 가치는 축산물 소비자의 주관적인 사항이지만, 그 가치의 크기는 생산자의 대응행동과도 밀접하다. 여기서 축산물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경제주체가 정부이다. 정부의 행동이 생산자와 소비자의 의사결정에 있어 하나의 충격으로 작용하지 않아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생산과 소비 주체의 행동변화를 올바르게 파악해서 탄력적인 정책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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