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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데스크 칼럼>소는 누가 키우나

 

‘소는 누가 키우나.’
뜬금없이 한동안 잊혀졌던 TV 개그프로의 유행어가 생각났다. 본지 지난 2월 24일자 일면에 게재된 ‘울산 축산농가가 가축사육 거리제한 조례 상정을 보류시켰다’는 기사를 보고서다.
그 기사의 내용인즉 울주군이 가축사육 거리 제한과 관련, 기존 환경부 권고안보다 많게는 5배, 적게는 2배 규제가 강화된 조례를 제정하려하자 울산광역시축산연합회(회장 윤주보)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5가구 이상이 사는 주거지로부터 500m이내에는 한우와 젖소 사슴을, 1천m이내에는 돼지 닭 오리 등을 사육할 수 없도록 거리 제한을 두려했으니 축산인들의 반발은 당연한 것이었다.
이 같은 축산인의 반발에 울주군의회는 일단 한 발 물러섰다. 강력한 가축 사육 거리 제한 조례는 상정이 보류됐다. 그러나 이것으로 상황이 종료된 것은 아니다. 말 그대로 가축 사육 거리 제한 강화 조례의 상정이 보류됐을 뿐이다.
결국 문제는 축산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이다. 위생적이고 안전하며 고품질의 우리 축산물은 좋아하면서 그 축산물을 생산하는 현장이 우리 주위에 있는 것이 싫다는 인식, 그것이 불식되지 않으면 우리 축산이 발붙일 곳은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다.
어디 그 뿐인가. 우리는 누구나 화학비료가 아닌 유기질 비료로 생산된 유기농산물을 먹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 유기질 비료의 원천인 축산 현장은 싫어한다. 그런 인식이 팽배해 있는 한 우리 축산이 설 자리는 없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축산이 처음 자리할 때는 5가구 이상 주거지로부터 일정기간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은 축산 현장 가까이 다가온다. 그리고 그 축산 현장을 밀어낸다. 그렇게 밀리고 밀려서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것이 오늘 우리의 상황이다. 오늘 날 우리 축산농가들이 외치는 “가축 사육 거리 제한은 축산 말살”이라는 구호가 결코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실제 주민들의 민원을 앞세운 지자체의 가축 사육 거리 제한 강화는 “축산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그렇지 않아도 축산인들은 지금 죽을 힘을 다해 소를 키우고, 돼지를 키우고, 닭이며 오리를 키우고 있다. 밖으로는 외국 축산물이 밀고 들어와 주인 행세를 하려하고 있고, 안으로는 질병과 전쟁으로 심신이 지쳐있다.
그러면서도 축산인들은 우리 소비자들이 원하는 고기와 우유 알을 생산하기 위해 축산인들끼리 서로 경쟁하고 있다.
우리 소비자, 우리 이웃 주민들이 이런 축산인들을 이해할 수 없겠는가. 냄새 나는 축산이라고 멀리 내쫓을 것이 아니라 냄새를 줄여달라고 할 수는 없는가. 
우리나라에서 아예 축산을 하지 말고, 축산물을 몽땅 외국에서 수입해서 먹자는 합의가 가능하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축산을 이 땅에서 몰아낼 궁리를 할 것이 아니라 이 땅에서 살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옳은 일이 아닌가.
다시 ‘소는 누가 키우나’라는 말을 떠올린다.
우리가 소 키우는 사람을 못살게 굴면 소 키우는 사람은 점점 사라지게 된다. 그때 우리는 축산 식량 식민국이 된다.
좀 과장하면 소 키우는 사람이 없으면 우리는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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