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 만경강 상류에 젖소 송아지 한 마리가 물에 빠진 채 발견됐다.
내심 무척 놀랐다. 정확히 말하자면 찔린다는 느낌이었던 것 같다. 혹시나 어느 낙농가가 수송아지 사육에 대한 부담으로 강변에 송아지를 유기한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육우산업의 장기 침체로 젖소 수송아지 문제는 지금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시세로 인해 육우사육을 포기하는 농가가 많아졌고, 이로 인해 젖소 수송아지는 갈 곳을 잃고 목장의 애물단지로 전락한지 오래다.
돈이 되지 않는 수송아지에 대한 관리가 소홀할 수밖에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목장이 동물원은 아니지 않는가. 하지만 이런 상황이 벌써 몇 년째 방치되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육우시세는 여전히 바닥을 치고, 목장의 육성우사에는 수송아지가 넘쳐나고 있다.
실제 강에서 발견된 송아지가 유기된 것인지 아닌지를 떠나, 육우산업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 씁쓸하기만 하다.
한 낙농가는 “낙농업계가 일반 국민들에게 부정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강물에 떠다니는 송아지를 보면서 수송아지를 포함한 육우문제에 정부가 다시 한 번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마련해주길 바라는 마음도 없지 않다”고 했다.
바구니 안에 썩은 사과 한 개를 그냥 방치하면 바구니 전체의 사과가 썩게 된다.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 것은 귀찮다고 썩은 사과 한 개를 솎아내지 않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어서 썩은 사과를 골라내야 한다. 바구니 전체가 썩어버리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