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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행복 가득한 농장이 곧 소비자 행복을 만들죠”

경북 영주 덕풍농장, 오삼규·이이순 부부의 행복농장 만들기

[축산신문 장지헌 기자]

■ 2014신년특집/ 동행365

 

“아름다운 농장서 일하는 가족
 소를 보는 눈빛이 달라…
‘환경친화 농장’남다른 자부심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소비자 발길 머물게 할 것”

 

‘가축 사육 현장’
현장 축산인이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도 가지가지다. 누구는 생계를 해결하는 단순한 일터라고 인식하고 있고, 누구는 같은 일터이지만 거기에 가축을 사랑하는 마음을 보태고, 또 누구는 국민에게 동물성 단백질을 공급한다는 사명감이란 의미를 부여한다.
어떤 시각으로 가축 사육현장을 바라보든 옳고 그름을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어떤 시각이든 가축 사육현장에서 누구나 추구하는 것은 ‘행복’이 아닐까 싶다. 생계를 해결할 일터로만 인식한다면 소득의 크기가 행복의 잣대가 될 것이며, 가축에 대한 사랑하는 마음이 강하다면 소득이 다소 적더라도 가축이 쑥쑥 자라는 모습에 행복을 크게 느낄 것이다. 또 사명감을 중시하면 소비자들이 수입 축산물보다 우리 축산물을 더 사랑할 때 축산의 보람을 느낄 것이다.
‘동행-가족과 함께’의 주인공, 덕풍농장(경북 영주시 단산면 옥대3리 471-1번지) 오삼규 대표는 가축 사육 현장에서 가족과 함께함으로써 무한한 행복감에 빠져든다.
덕풍농장은 농장 입구부터 예사롭지 않다. 철저한 차단 방역시설은 그렇다치고 농장에 들어서기까지 조경은 결코 단기적 안목의 조경이 아니다. 약간 언덕진 길에 올라서면 눈에 들어오는 농장 정원은 언 듯 보면 골프장 하우스클럽에 들어서는 기분이다. 또한 농장에서 내려다 보이는 축사와 그 뒤편으로 보이는 나지막한 산의 조망도 빼놓을 수 없다. 일찌감치 농장 입지로 이런 곳을 선택하고 농장 정원을 아름답게 가꾸는데 이렇게 투자한 이유가 따로 있을 터이다.
“외국의 축산을 보면 참 아름답다고 느낀 적이 많습니다. 푸른 초원에서 뛰어노는 송아지 모습도 아름답지만 푸른 농장을 배경으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 행복하게 보였습니다.”
이제야 알 것 같다. 오 대표가 바라보는 축산현장은 일터이면서, 가축에 대한 사랑과 축산에 대한 사명감에다 가족이란 의미를 크게 부여하고 있다는 것을.
“농장이 아름다운 공원처럼 변하자 가족들도 행복해했습니다. 소를 바라보는 눈도 예전보다 달라졌습니다. 소를 바라보는 눈매에 애정이 느껴지면서 수익도 증가하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오 대표는 아버지가 운영해오던 양계장을 물려받은 후계축산인이다. 오 대표의 관심이 닭에서 소로 바뀐 것 외에는 달라진 것이 없다. 오 대표 부인 이이순씨도 축산 현장에서 일손을 보탠다. 딸은 농장장이나 다름없다. 가족 모두가 행복하지 않으면 농장 자체를 꾸려 나갈 수 없다.
덕풍농장은 혈통 등록우 54두, 고등 등록우 43두를 보유한 한우개량 농가중에서도 우수함을 인정받는 육종농가(2011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오 대표의 가족이 행복한 농장 이야기는 오 대표가 대학에서 축산학을 전공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부모님의 양계농장을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양계업은 축주의 노력보다는 시장의 가격 변동에 따른 경영이 좌지우지 되는 것을 보고, 우수 종축 생산 등 축주의 노력만으로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대학 3학년때 전공을 한우로 바꿨습니다.”
이렇게 양계에서 한우로 축종을 바꾸기로한 오 대표는 2003년, 양계사 1동을 한우사로 바꾸면서 한우산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렇다고 한우 산업이라고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대학에서 배운대로 우수 종축만 생산하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한우 산업을 제대로 하기엔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았다. 영주시의 한우인공수정기술교육 수료는 그 시작이었다. 이후 자가 수정을 하며 개량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우선 시장에서 구입한 43두의 암소가 혈통이 등록돼 있었으나 믿을 수 없었던 오 대표는 43두 모두 기존 혈통을 무시하고 기초 등록을 했다. 그리고 근친을 피하며 육량 위주의 개량에 나섰다. 철저한 기록이 뒷받침됐음은 물론이다.
“암소의 단점을 보완하며 개량에 개량을 거듭한 결과 개량된 암소에서 태어난 수송아지를 비육하여 출하하였을 때 높은 육종가와 가격을 받았을 때의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게다가 암송아지는 어미보다 대부분 좋게 태어나는 것을 보고 ‘시간이 돈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렇듯 개량의 효과 즉, 노력한 만큼 돈으로 보상받을 수 있음을 확인한 오 대표는 암소의 수정율 향상을 위한 의미있는 아이디어를 생각했다. 그것은 아이들을 통해서다. 아이들한테 ‘발정난 암소 발견 시 상금 만원을 준다’는 포상제를 실시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아이들은 학교에 다녀오면 용돈을 벌기 위한 관찰을 열심히 하게 됐고, 이는 수정율 향상과 동시에 송아지 육성율을 크게 향상시키는 결과를 얻었다. 당시 가임암소 140두 농장 평균 분만 간격이 333.46일이라는 결과도 철저한 관찰을 통해서 얻은 것이었다.
덕풍농장은 또한 계절 번식과 주간 분만을 실천해 주목받는다.  2011년 육종농가에 선정되기 전 현대화된 축사를 짓고 사양관리에 더욱 세심한 관심을 갖게 되면서 농장에 도입한 것이 바로 계절번식이라고 한다. 추운 겨울을 피하며 번식 성적을 향상시켜보겠다는 일념에서 이 계절번식을 도입함으로써 지난 2012년 하반기부터 겨울 분만은 사라졌다는 것이다.
덕풍농장은 이 계절번식과 아울러 야간 분만도 없앴다. 점등관리를 통해 이제는 주간에만 분만함으로써 농장 관리가 훨씬 수월해졌다고 한다.
덕풍농장은 이제 한 단계된 진화된 농장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그 진화의 원동력은 소비자를 생각하는 마음이다. 그것은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이기도 하다. 덕풍농장은 일찍이 소비자들은 안전하고, 맛있고, 값이 싼 것을 원하기 마련이라며 소비자의 니즈에 눈떴다. 한우 고기가 아무리 맛있다고 하더라도 안전성에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면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또한 아무리 안전하게 관리했다고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그것을 믿게하는 근거가 필요했다.
2008년 12월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심의 통과는 소비자들이 덕풍농장에서 생산된 한우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충분한 근거가 됐다. 내친김에 2009년 6월에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친환경 축산 농장으로 지정받은데 이어 2011년 9월에는 그 어렵다는 환경친화농장으로 지정 받았다. 여기서 남다른 자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하는 오 대표는 2012년 5월 농장음악회도 가졌다고 소개했다.
덕풍농장이 환경친화농장임을 널리 알림은 물론 한우가격 하락으로 고생하는 한우농가에 희망을 주고자 ‘한우 농가에게는 용기와 희망, 소비자에게는 신뢰와 믿음’이라는 주제로 축산농가와 소비자가 소통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만들기도 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한우 전문식당과 와인 스테이크, 한우 햄버거 등의 한우 관련 외식 사업과 함께 농장 주변 지리적 조건을 이용하여 관광용 자락길을 조성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축산을 좀 더 가까이 하며 축산에 대한 막연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겠다는 것이다.
결국 가족이 행복한 농장 가꾸기 노력이 오늘의 농장 기반이 됐음은 물론 미래 성장동력으로 기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에서 ‘동행365 가족과 함께’란 캐치프레이즈가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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