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노금호 기자]
지난해 국내 채란산업은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HPAI) 한가지 질병만으로도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국가적으로 경제적 피해가 적지 않았던 만큼 다른 질병은 굳이 언급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소규모 농장들 사이에서는 경제주령이 넘어선 노계를 구입, 환우를 시켜 계란을 생산하는 행태가 아무런 제제없이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노계를 공급하고 있는 한 중간상인은 “월 10% 정도의 노계가 도계장이 아닌 계란생산용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요즘 병아리 한 마리가 1천300원에 달할 정도로 고가인 만큼 자금 능력이 부족한 소규모 농가로서는 그 절반값 수준인 노계를 입식하는게 지금 당장은 유리해 보일수도 있을 것이다.
중간상인들도 도계장으로 노계를 보내지 않고 농가에게 되팔면 2배에서, 많게는 4배까지 수수료를 더 챙길수 있어 굳이 거절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노계를 이용하는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강제적으로 규제할 법적 장치도 없는게 현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행태는 해당농가는 물론 국내 산업 전체에 엄청난 피해를 가져올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노계의 경우 농장 이력을 파악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단 질병이 발생하면 역추적이 어렵기 때문에 통제를 기대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이 뿐 만 아니다. ‘신원불명’의 노계에서 생산되는 계란은 품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어 계란 전체에 대한 소비자 불신 뿐 만 아니라 예상치 못한 생산량 증가로 계란수급에 혼란을 초래할 수 도 있다.
이제는 막아야 한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범 업계 차원의 관심과 자정노력이 시급하다. 필요하다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서라도 도계장으로 가던 노계가 다시 계란생산에 투입되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소규모농가와 중간상인의 의지일 것이다. 당장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서는 안된다. 적어도 동료농가나 산업에 피해는 주지 말아야 할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