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 감시 활동·판매점 인증 등 유통 투명화 일익
‘11월 1일 한우먹는 날’ 전개, 대중적 사랑·관심 확인
반복적 패턴 지양·저지방 부위 소비촉진 등 과제
의무자조금이 시행되기 전 한우관련 홍보는 거의 전무했다고 볼 수 있다. 개별 브랜드를 중심으로 산발적 홍보활동이 전개됐을 뿐 이다. 그 마저도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수입육의 압력이 거세지고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우에 대한 홍보활동의 필요성이 재기 됐고 한우농가들을 중심으로 한우자조금의 도입 의지가 불같이 일어났다. 압도적인 참여로 한우의무자조금 시대가 열렸고 한우산업은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05년 한우 참모습 찾기 시동
한우자조금 시행 첫해의 홍보 컨셉은 한우의 참모습 찾기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신뢰도를 얻고 있는 손범수 아나운서를 모델로 발탁하고, ‘한우맞죠?’라는 간결한 내용이지만 임팩트 강한 광고를 만들었다.
부정둔갑판매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 질 만큼 기승을 부리던 때였다. 한우업계의 입장에서는 둔갑판매의 근절이야 말로 한우산업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과제로 지목하고, 이에 집중했다.
당시 한우협회에는 한우유통감시단이 만들어졌다. 부정둔갑판매를 두고 보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지자체, 농산물품질관리원, 소비자단체 등과 공동으로 지금까지도 왕성한 단속활동을 통해 유통투명화에 앞장서고 있다.
한우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업소들을 모아 한우판매인증점으로 지정하고 이들 인증점에 대한 홍보활동을 전개하면서 소매유통업계에도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산업의 요구를 반영한 ‘한우 맞죠’ 광고는 지금도 업계 내에서는 웰 메이드 광고로 평가받고 있다.
그리고, 만들어진 또 하나의 광고.
바로 김용택 시인을 주인공으로 한 ‘이 땅위에 자존심 한우’ 광고다. 지금은 업계의 유행어가 된 이 광고문구가 이때 만들어졌다. 우리 소 한우가 가진 의미를 간결한 이 한 단어로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라는 평가다.
자조금 홍보 첫해에 만들어진 이 두 광고는 역대 TV광고 가운데 수작으로 꼽힌다.
◆’06~’07년 일상속 한우 이미지 강조
원년의 바통을 이어받아 만들어진 좋은날은 일상 속에서 한우와 소비자가 어떻게 만나고 있는지를 보여줌으로서 한우의 친근한 이미지를 어필했다.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감미로운 음악을 삽입해 이것을 통화 연결음으로 활용하는 아이디어도 돋보였다.
연예인을 한우홍보대사로 위촉하고 이들을 다양한 홍보활동에 등장시켰으며, 장래 소비 세력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학교급식으로 한우불고기를 제공하는 한우맛체험 행사를 처음 도입해 추진했다.
’07년에는 국민드라마 대장금을 패러디한 광고가 전파를 탔다. 익숙한 멜로디인 대장금 주제가를 배경음악으로 한우의 우수성을 강조한 내용으로 한우의 고급스럽고, 차별화된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는 평가다.
◆’08년 소비자에 한발 더 가까이
배우 김상경씨를 모델로 만든 한우암행어사 편은 자조금 홍보활동의 진행과정상 큰 의미가 있다. 그 동안 한우의 차별화된 이미지를 강조하는 광고가 한우소비증대의 내용을 담았다는 것이 크게 달라진 점이다. 특히,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김상경을 모델로 내세웠고, 광고 내용에 한우판매인증점 마크를 노출시킨 것도 특징적이다. 소비자들에게 한우암행어사로 나서 우리 한우를 더욱 아껴줄 것을 호소하면서 공감대를 형성코자 노력한 흔적이 묻어나는 광고다.
같은 해 11월 1일에는 ‘대한민국이 한우먹는 날’ 행사가 열렸다. 전국 각지에서 동시에 대대적인 한우할인 판매 행사를 벌였다.
서울 올림픽 공원에서 열린 행사에는 한우고기를 구입하려는 소비자가 폭발적으로 몰리면서 준비한 판매물량을 모두 소진해 줄서 기다리던 소비자들로부터 항의를 받는 사태도 발생했다.
행사를 준비한 자조금관리위원회는 준비가 미흡했던 점에 대해서는 깊이 반성하지만 소비자들의 한우에 대한 높은 관심과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무척 고무적이라고 자평했다.
한우문화공모전은 한우에 대한 기초지식이 부족한 소비자들에게 한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시도로 참신한 아이디어와 광고 디자인 등이 출품돼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 이후부터는 분야를 확대하고 더욱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집해 자조금 홍보활동에 활용하고 있다.
◆스타 마케팅, 명품화 이미지 구축 한몫
친숙한 이미지로 전 국민의 폭넓은 사랑을 받는 연기자 최불암씨가 한우광고 모델로 발탁됐다. 김상경씨에 이어 친숙한 이미지의 스타를 광고에 등장시킨 것이다.
09년에는 최불암씨의 나레이션에 이어 ‘천상천하 한우독존’이라는 문구로 한우의 차별화 이미지를 강하게 어필했고, 2010년에는 이 시대 최고의 스타 이효리씨를 모델로 발탁해 촬영한 ‘천하무적 한우’라는 컨셉의 광고가 전파를 탔다.
두 편의 광고에는 유사점이 많다. 우선 스타를 모델로 내세웠다는 점과 한우의 명품이미지를 강조하는 컨셉이었다는 점이다. 광고 문구 역시 닮아있다.
올해는 최근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로 알려진 최수종 하희라 커플이 모델로 나선 광고가 방영 중에 있다.
◆다각적인 홍보전략 필요
TV광고를 중심으로 살펴봤을 때 한우자조금 홍보활동의 큰 주제는 역시 한우의 차별화로 보여진다.
초기에 소비자들에게 한우가 무엇인지에 대해 전달했고, 이후 친숙한 이미지로 가까이 다가갔다. 최근에는 인지도 높은 스타들을 모델로 내세워 한우의 차별화된 명품이미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시간이 쌓이면서 이런 홍보활동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강한 임팩트로 한우소비를 단번에 끌어올리는 눈에 보이는 성과는 아니지만 한우에 대한 명품 이미지가 소비자들에게 알려진 것은 큰 성과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광고의 패턴이 식상하고, 반복되는 느낌을 주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지적이다.
한 홍보전문가는 “큰 흐름을 만들고 지속적인 연계성을 갖는 것을 나쁘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모양만을 달리하는 것은 좋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우의 고급 이미지를 강조하는 주제를 잡더라도 저지방 부위의 소비촉진을 위한 내용, 건강식품으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하는 내용을 가미해 궁극적인 목적인 소비활성화에 기여하는 시도가 부족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