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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계류 줄이면 농가이득 VS 계통출하 활성화 걸림돌

기류 / 시행 2주일 ‘소 출하예약제’ 현장에선

[축산신문 ■강화=김길호 기자]
음성공판장, 지난해 실적 따라 A등급에 우선권 배정
대다수 조합 B·C·D등급…출하 예약 따내기 전쟁 중


농협중앙회 음성축산물공판장(장장 고윤홍)이 지난 1일 도입한 소 출하 예약제에 대해 축산현장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일선축협에서는 출하예약제가 계통출하사업에 걸림돌로 작용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일부에 편중된 예약 물량을 쿼터처럼 지정하면서, 여기에서 제외된 조합들은 계통출하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출하실적을 바탕으로 A등급으로 구분된 몇몇 조합은 하루 차량 2대분(대당 8두 기준)부터 일주일에 1대분까지 우선예약한도를 부여받았지만, 나머지 대다수 조합은 우선예약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이들은 하루 200두 정도의 예약을 놓고 전산 상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거나 그나마도 안 되면 출하차량을 직접 몰고 음성에 가서 하루 선착순 50두분으로 한정된 물량을 배정받기 위해 줄을 서야 한다. 이것도 전산예약이 가능한 조합의 상황이고, 전산등록이 안된 농가나 사업자들은 직접 출하예약을 할 수 있는 길조차 전무한 실정이다.
음성공판장은 현재 하루 450두 정도의 소를 도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출하실적에 따라 365개소의 출하주(조합)를 A(1, 2, 3)와 B, C, D로 구분했다. 이중 우선예약 권한은 A등급에만 부여됐다. 하루에 A1(5개소) 80두, A2(5개소) 40두, A3(32개소) 51두(주 256두분) 등 총 A등급(42개소)에 171두를 우선 출하할 수 있도록 배정한 것이다. 하루 도축가능물량 중에서 우선예약에 배정된 물량을 제외한 229두 중 50두는 먼저 공판장에 도착하는 순서대로 배정하고, 나머지 등급(323개소)에는 229두를 배정한 셈이다. B, C, D등급을 받은 곳의 직원들은 매주 월요일 9시에 농협경제통합시스템 계통출하업무망을 통해 예약사항을 입력해야 하지만 접속 폭주로 이마저도 따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음성공판장은 지난 6월 10일 책임자회의를 통해 소 출하예약제 세부추진방안을 마련하고 7월 21일 전산프로그램 개발을 완료했다. 7월 29일에는 관련기관단체 관계자들을 초청해 소 출하예약제 도입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절차를 거치기도 했다.
음성공판장이 출하예약제를 시작하게 된 배경에는 생축의 대기시간이 길어지면서 발생하는 소음과 냄새 등을 방지해 달라는 지역사회의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 출하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셈이다. 사실 소의 차상 계류시간이 길어지면 스트레스와 감량 등으로 인한 농가손실이 나타나기도 한다는 점에서 예약출하는 축산업계의 숙원사항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그동안 몇 차례 시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정착되지 못해 왔었다.
출하예약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언젠가는 꼭 해야 하는 좋은 제도다. 다만 충분한 준비기간을 갖고 단계적으로 추진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음성공판장이 연중 최대 출하성수기인 추석을 앞두고 갑자기 전면적으로 출하예약제를 도입해 농가들의 혼란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경락가격이 안정돼 있을 때도 정착시키기 쉽지 않은 제도를 소 값 하락 국면에서 도입해 결국 원하는 시기에 예약을 못해 제 때 출하하지 못하는 농가나 조합의 원성을 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출하요일별로 나타나는 가격 차이도 음성공판장의 출하예약제가 갖는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월요일과 금요일의 경락가격 차이가 큰 상황에서 당연히 월요일 경매를 피해서 출하가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그 만큼 경쟁이 심화된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7월 한달 간 음성공판장의 요일별 평균 경락가격(지육 1kg당)은 월요일 1만1천965원, 화요일 1만2천880원, 수요일 1만2천885원, 목요일 1만2천687원, 금요일 1만2천468원으로 월요일 평균가격이 가장 낮다. 월요일 가격은 7월 한달 간 전체 평균가격(결함, 등외 포함) 1만2천730원(5천665두) 보다도 6%(765원) 낮게 나타났다. 결국 요일전쟁까지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일선축협에서는 음성공판장의 소 출하예약제의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 아니냐는 반응이 거세다. 일부에 특혜처럼 우선권을 주고 나머지는 출하하고 싶어도 내지 못하게 하는 상황을 초래했다는 비판이다.
전문가들도 전산 상으로 모든 출하주나 조합에 공평하게 기회를 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단계적으로 추진하면서 문제점을 보완하는 방안을 강구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는 반응이다.
지난 4일 소 출하예약제 때문에 음성공판장에 소를 내지 못한 인천강화옹진축협 권영석 조합장은 “세상에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농협중앙회는 항상 계통출하물량을 늘려야 한다고 일선축협을 독려해왔다. 그런데 공판장에서는 충분한 공감대 형성도 없이 모순된 제도가 전격적으로 도입돼 계통출하를 가로막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조합원들의 불만을 어떻게 해소해 줘야 할지 앞이 깜깜하다”며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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