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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 이슈, K-Food의 유감

  • 등록 2024.03.14 12:42:25

[축산신문]

 

정구용  명예교수(상지대·상지미래축산발전연구원장)

 

얼마 전 3월 3일(삼겹살 먹는날) 전날 오랜만에 집에서 식구들과 삼겹살 파티를 하기로 마음 먹고 대형마트에 방문하였다. 고기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한정판매 안내와 지방관리 기준이라는 제목과 함께 “국내산 브랜드 삼겹살은 껍데기가 있는 삼겹살로 겉지방 두께를 1.5㎝ 이하 상품만 선별해 엄격하게 관리하고 판매합니다”라는 문구를 보았고, 삼겹살을 보는 순간 “와! 진짜 삼겹살이 지방이 적어 맛있겠구나”라는 생각과 가격 또한 파격적으로 할인 판매하여, 기쁜 마음으로 2개(한정판매)를 구입하였다. 집에 있는 삼겹살 불판을 준비하고, 오랜만에 함께 먹을 묵은지와 파절임 및 콩나물을 준비하였다. 기울어진 불판 높은 쪽에 삼겹살, 그 밑에 잘 숙성된 김치를 올려놓고 맨 아래쪽에는 파절임을 넣어 삼겹살과 김치, 파절임을 굽기 시작했다 아뿔싸! 웬일일까? 지방이 적은 삼겹살은 불판에서 익는 동시에 퍽퍽해지기 시작했고, 김치와 파절임은 삼겹 지방이 너무 적어 맛있게 되기보다는 타기 시작해 유명 삼겹살집에서 먹던 그 맛은 온데 간데 없고 퍽퍽한 삼겹살만 먹어 오랜만의 기분 좋은 상상은 허사가 되고 말았다.
2023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1인당 고기 소비량은 60kg 내외로 축산물 소비 선진국에 속한다. 특히  돼지고기 소비량은 30kg 이상이며, 그중 삼겹살만의 소비량도 12kg으로, 약 돼지 한 마리에서 생산하는 삼겹살 14kg 내외를 감안하면, 세계에서 1인당 삼겹살을 제일 많이 소비하고 애용하는 나라가 되어, 이제 외국에서 온 방문객은 필수 먹방이 되었다. 이와 같은 독특한 소비 성향을 볼 때 김치만 K-Food가 아니라, 삼겹살도 K-Food이며, 특히 삼겹과 김치의 조합은 우리만의 독창적 식습관이며 식문화인 것이다. 특히 가을 김장철 돼지 수육과 절인 속 배추와의 조화로움은 풍성한 가을의 맛을 만끽하게 했고, 또한 계절과 관계없이도 다양한 형태의 김치와 우리 한돈은 국민 식품으로 발전하여 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삼겹살의 과지방 논란이 이슈화되고 떡지방 운운한 기사가 보도되면서 정부에서는 급기야 지방의 함량을 임의적으로 줄이는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을 마련, 지방함량 계도에 나섰고, 이에 온라인 대형 유통업체는 납품업체에 규격 cm을 지킬 것 요구하였다.
원래 삼겹살 축제인 3월 3일(삼삼데이)은 농장과 가공업체가 서로 힘을 합쳐 1년에 한번 그동안 국내산 한돈을 애용해준 소비자에게 보답의 의미로 할인 판매하였으며, 이는 작년에도 올해도 시행하였다. 그러나 이 자발적인 한정 할인 판매의 축제 분위기는 작년과 달리 올해 행사는 과잉된 언론보도와 관리 지침으로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속에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삼겹살의 지방량은 소비자의 기호와 식습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먹는 용도에 따라 구이, 찜, 볶음, 수육 등 지방 함량에 따라 맛의 차이가 있고, 굽는 방법 숯불, 가스, 오분 등에 따라 불판, 석쇠, 후라이팬 등이 사용되며 이에 알맞은 삼겹의 두께와 적당 지방량의 차이가 맛과 풍미를 좌우하고, 특히 야채(쌈)와 함께 먹는 경우 알맞은 지방의 양은 소비자가 판단하고 선택할 수밖에 없으므로, 표준화된 일정한 기준치는 정할 수도 또한 임의적으로 정해서도 안 된다. 따라서 이슈 논란의 가장 합리적 상호 판단은 소비자에게 주어지며, 제공자는 그 기준의 합리성을 제공하고, 이와 같은 관습을 어겨 소비자의 불편 사항이 발생할 경우에는 교환이나 환불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정부가 뒷바침하면 된다.
그럼, 과연 과지방의 이슈는 누구의 문제인가? 소비자, 언론, 밑창깔기의 유통업체만의 잘못, 동물에게 사료를 공급한 사료회사, 비육후기 단계 없는 속성사료 구매의 생산농가, 종돈개량 미흡 또는 그동안 돼지 등급 제도에 대한 문제점을 알고도 개선 의지가 없었던 정부 정책 등등인가.
우리 국내산 축산물은 신선함, 위생성, 안전성이 우선이며, 특히 한돈의 소비자에게는 우리 전통의 맛과 즐거움 그리고 소주와 함께 나눔의 편안함이 내재되어 있어 국민 신뢰속에 자리매김한 것은 사실이다.
이제는 한돈이 우리나라의 대표 K-Food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앞서 제기한 문제의 내용과 핵심을 산학관연이 함께 중장기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연구 토론하여야 할 것이다. 이번처럼 단순한 미봉책인 지방의 몇 ㎝를 잘라내야 되는 것이 아닌 모든 부분을 어우르는 정책을 선도할 때 지금 수입 자유화와 탄소중립 정책으로 어려운 생산농가는 물론 가공유통의 제조 산업도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마치 유명 오케스트라의 멋진 공연을 보면 그 많은 악기를 다루는 각자의 개성 넘치는 연주자의 독특한 연주 노력과 마이스터 정신 그리고 연주 분위기에 맞는 훌륭한 악보 선정과 끝으로 지휘자의 전체적 악단의 통솔력과 작품의 이해성 등이 조화를 이룰 때 관객들은 감동과 기쁨과 즐거움을 느끼고 환호한다. 
 우리가 그동안 어렵게 지켜온 국내산 한돈 K-삼겹살이 이번 일을 계기로 K-Food로 새로운 한돈의 미래를 제시하길 바라며, 그동안 관행처럼 행한 과지방 밑창깔기와 요지부동의 돼지 등급제도의 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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