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산란계 사육수수 전년 대비 12% 증가 예상…AI가 변수
축산물 PLS제도 시행 원년…동물약품 사용 엄격한 관리 요구
케이지 규제 강화…
업계, 생산비 상승·수입 증가 등 악영향 우려
이번 겨울 고병원성 AI 발생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12월 초 전남 고흥 육용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첫 발생을 시작으로 전북 익산의 육용오리 농장에서 발생하였고 김제 용지면 산란계 농장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현재(12/18일기준) 고병원성 AI 발생 현황을 보면 가금농장에서 20건, 야생조류에서 8건이 발생하였다. 지역별로는 전남(고흥 1, 무안 1, 영암 1), 전북(익산 4, 김제 9, 완주 1, 부안 2), 충남 (아산 1) 등 3개 시도 8개 시군이다. 축종별로는 오리 7건(육용오리 6, 종오리 1), 닭 13건(산란계 11, 종계 2)이다. 살처분 농가는 44호 209만9천수(발생 20호 100만2천수, 예살 24호 109만7천수)이고 이중 산란계는 166만4천수, 종계 8만9천수, 토종닭 2만5천수, 오리류 24만1천수다. 정부는 위험지역 즉 전북 부안, 고창, 정읍지역의 방역관리 방안을 시행하고 있으며 산란계농장 분뇨관리 요령 및 적정성 확인 등 방역관리요령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산란계농장의 발행이 커 산란계농장 및 식용란선별포장업소 대상 계란 운반용 파렛트 합판 등 소독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번 고병원성 AI의 특징은 H5N1과 H5N6가 혼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8년 3월부터 국내 발생이 없었던 H5N6형의 고병원성 AI는 H5N1형과는 달리 전파속도는 빠르지만, 임상증상이 늦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피해가 H5N1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고병원성 AI는 대부분 H5N6형이 많아 농가의 피해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계란생산량 전년 수준보다 증가 예상
2023년 3분기 통계청 가축동향 조사에 따르면 산란계 사육 마릿수는 전년 대비 0.3% 증가한 7천612만6천수이다. 이 중 계란 생산에 가담하는 6개월령 이상 산란용 마릿수는 전년 대비 2.5% 증가한 5천429만3천수이며 6개월 미만 마릿수는 전년 대비 4.5% 감소한 2천183만3천수이다.
2023년도 3분기 기준 산란계 농가수는 948가구로 전년 대비 감소하였으나 ’22/23년 고병원성 AI 발생 직후인 3월보다 증가하였다. 산란계 사육 마릿수 및 농가수는 ’22/23년 고병원성 AI 발생 직후인 3월 이후 지속적
으로 증가하였다. 이는 ’22/23년 고병원성 AI 발생상황이 예년에 비해 크지 않았으며, 산란종계는 피해가 없이 산란실용계 입식이 빠르게 입식 되어 사육 마릿수 및 농가수를 회복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3년 1~11월 누적 산란 실용계 입식 마릿수는 4천787만4천수로 전년 4천871만2천수 대비 1.7% 감소하였다. 2022년 하반기 산란종계 입식이 증가하고 계란가격이 그나마 괜찮게 형성됨에 따라 지난해 5월 이후 산란 실용계 입식은 전년 대비 증가하였다. 11월까지의 월평균 입식 마릿수는 435만2천수 내외였으며, 특히 8월 실용계 입식은 역대 최대 규모인 570만수이고 전년 대비 4.5%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2023년 1~11월 산란성계 도태 마릿수는 3천470만6천수로 전년 대비 1.1% 증가하였다.
지난해 4~6월의 경우 호흡기성질병(IB), 저병원성 AI 등 생산성 하락으로 계란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산란성계 도태를 미루는 경향을 보였으며 9월은 늦은 추석의 영향으로 도태가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2023년 1~11월 산란 실용계 입식과 산란 성계 도태 마릿수, 도태 주령 등을 고려할 때, 12월 1일 기준 산란계 사육 마릿수는 7천500만수 내외로 예상된다. 또한 지난해 5월 이후 입식된 많은 수의 산란 실용계를 중심으로 2024년 상반기까지 산란계 사육마릿수는 2023년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고병원성 AI의 영향이 어떻게 미칠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다. 2024년 1월 계란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6개월령 이상 산란용 사육 마릿수 증가로 전년 대비 증가한 4천680만 개로 예상된다.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의 하루평균 계란 생산량 또한 사육마릿수 증가와 생산성 회복으로 전년에 비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계란 산지 가격은 고병원성 AI를 대비하여 유통업체의 재고 확보 수요와 설 명절 수요로 인해 현재 수준을 유지하다가 내년 설 명절 이후 대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동절기 고병원성 AI 첫 발생(’23.12.4.)은 전년(’22.10.17.)보다 약 48일 정도 늦은 시기에 발생하였으며 고병원성 AI 확산 정도에 따라 사육 마릿수 및 산지 가격 흐름은 변동될 수 있다. 다만, 예방적 살처분 범위의 탄력적 운영과 질병관리등급제 시행 등 방역 정책으로 예년의 발생 상황과는 달리 계란 산지 가격 등락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란계 케이지 사육면적 확대
2025년 9월 1일부터 산란계 사육 면적이 현행 마리당 0.05㎡에서 0.075㎡로 50% 상향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올해부터 농가는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문제점 지적이 많은 상황이다.
첫째, 사육 마릿수 감소로 생산자의 총매출이 감소된다. 현재는 1천㎡당 2만수를 사육할 수 있다면, 0.075㎡로 상향될 경우 1만 3천여수만 사육 가능하다. 동일 면적에서 창출 가능한 농가의 매출액이 33.3%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계란의 생산원가 상승으로 수익이 감소된다. 동일 면적당 사육 마릿수가 감소하면 인건비, 자본비 및 관리 운영비 등 생산원가는 12.8%(미국 IOWA대학 연구결과) 상승하게 된다. 원가 상승분은 소비자가격에 반영되어야 하나 소비자가격 특란 한판당 7천원을 마지노선처럼 여기는 정부의 물가 상승 억제 정책이 지속된다면 그 원가 상승분은 고스란히 생산자가 부담할 수밖에 없게 된다.
셋째, 과다한 시설 교체비가 발생된다. 계사신축 비용은 약 1조 3천500억원, 케이지 설치비용은 약 5천억원이 추산되어 지금도 부채비율이 높은 농가가 약 1조8천500여억원의 새로운 경영비용을 부담하여야 한다.
넷째, 계란가격 폭등으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준다. 사육면적 기준 확대는 사육 마릿수를 33.3% 감축하고,
여기에 시설 교체비 등을 감당하지 못하고 폐업하는 경우 등을 감안한다면 사육 마릿수는 약 40%, 하루 계란 생산량은 1천 800만 개(4천500만 개→ 2천700만 개) 감소할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2022/2023년 고병원성 AI로 산란계의 약 10%를 살처분한 미국이나 일본이 통상가격 보다 2~4배 계란가격이 폭등한 사례를 보면 계란 생산이 40%가량 감소한다면 가격 폭등은 불을 보듯 뻔하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다.
다섯째, 계란 수입으로 우리나라 산란계 산업을 붕괴시킬 수 있다. 계란 가격이 폭등하면, 그간 계란 가격이 오르면 물가를 안정시킨다는 명분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수입해온 정부의 전례를 봐서 결국 수입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농후하다.
독일 등 일부 EU 국가에서는 사육기준을 확대한 이후에 자국의 생산은 크게 줄어들고 사육 면적을규제하지 않은 주변국으로부터의 수입은 늘어나고, 가격이 크게 상승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시행착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 1천 800만 개씩의 계란이 부족하다면 우리나라도 주변국으로부터의 수입을 추진하기가 가장 쉬운 방식이다. 일본의 사육기준은 별도로 정하지 않고 있고 대체적으로 마리당 0.045㎡로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규제 일변도의 우리나라와 달리 계란가격이 일정 기준 이하로 하락하면 정부가 보전해 주는 지원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하루 1천 800만 개씩의 계란이 부족하다면 1일 120억 원(연간 4조4천여억 원) 가량의 정부예산을 투입하여 유럽 등으로부터 계란을 수입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정부는 위생이나 동물복지가 열악한 주변국에서의 수입을 추진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규제는 세계에서 가장 강하고 지원은 전혀 없는 우리나라 계란 산업은 경쟁력을 잃고 붕괴될 것이다.
생산 규모가 줄어들면 절대 수익이 감소하기 때문에 산란계 농가의 경영안정을 위하여 세제지원이나 부채 상환기간의 연장 및 이자율 하향 등의 조치가 있어야 하며, 영세농가가 폐업 시에는 폐업 보상금도 지원하여야 한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