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형윤 본부장(낙농진흥회 원유수급본부)
2024년 원유 생산량은 193만톤에서 194만2천톤 사이로 전망되며, 이는 2023년 하반기부터 원유생산량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럼피스킨 발병과 관련된 젖소 살처분과 백신 접종으로 인한 원유 생산기반 축소가 여전히 불안 요소로 존재한다. 2024년 6월부터 원유용도별차등가격제 시행을 위한 물량 조정 협상위원회가 구성돼 2025년 새로운 용도별 물량 조정을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
원유생산량 193만~194만2천톤 전망
올해 용도별 물량 협상 첫 시행, 내년부터 적용
소비기반 강화·가격경쟁력 제고 등 급선무
2023년 국내 낙농·유가공산업은 산업의 전환점을 맞는 한 해였다. 유제품 주요수출국가(원유생산여건이 좋은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체결(이행)로 국내 낙농·유가공산업 지속성을 확보키 위해서 그간 운영하던 제도를 개선(보완)했으며, 산업구성원들의 자발적 또는 비자발적이던 ‘원유의 사용 용도별 차등가격제도’를 도입했다.
상기 제도의 본질은 원유수요자의 수요에 맞는 가격과 물량으로 원유를 공급하는 체계와 원유를 재생산할 수 있는 생산기반을 조성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약 20년간 운영하던 원유 생산쿼터 제도로 온전한 제도 도입은 어려웠고, 낙농가들의 통 큰 양보, 정부의 재정확대, 원유수요자의 도움으로 제도의 첫 발은 내디뎠다. 물론 그 누구도 온전하게 만족은 할 수 없지만 산업의 지속성 확보를 위한 트리거 제도로서는 성공했다고 본다. 다만 이 제도를 산업구성원들이 서로 양보하면서 보완해나가는 것이 향후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이다.
2023년 용도별 원유기본가격 조정은 낙농가와 원유수요자의 양보로 잘 마무리됐지만, 소비자물가라는 사회적 이슈로 우유(유제품) 관련 기사가 보도되기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이 우유가격에 대한 지불의향도 많이 떨어진 것은 산업구성원들이 인정해야할 사실이다.
지난해 9월 말 발생한 럼피스킨(Lumpy skin disease) 전국 확산 등으로 낙농가들이 겪는 어려움(백신접종으로 인한 유량 감소 등)이 클 것으로 생각하며, 원유수요자들 또한 소비기반 약화로 인한 경영적 애로사항이 클 것이다. 본 글에서는 2023년 국내 낙농산업 동향을 살펴보고 2024년 원유생산량 전망, 제도운영 및 산업구성원들이 풀어야할 숙제의 화두를 던지고자 한다.
<2023년 결산>
▲생산기반
2023년 9월기준 쿼터를 보유한 낙농가수는 4천486호로 2022년 말 대비 2.6% 감소했으며, 2020년 말 5천호대가 무너지기 시작해 매년 3.6%수준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5년간 매해 200호 수준의 농가가 폐업하고 있는 반면, 신규 진입농가는 100호 이내에서 점점 줄어들고 있어 2024년에는 4천200호 수준으로 감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총 사육두수는 2022년 대비 1.1% 감소한 38만6천두, 착유두 두수는 19만3천두로 사육두수 대비 50.1%로 2020년 이후 총 사육규모의 48.9∼50.2% 수준의 착유우군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낙농가 호당 사육규모는 2022년 대비 3.5% 증가한 88두 수준으로 2020년 이후 매년 2%수준 증가하며 농가의 규모화가 진행되고는 있으나, 사육비용 상승, 높은 쿼터구매가격, 각종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사육규모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2023년 3분기 기준 두당 산유량은 27.3㎏으로 전년 동기간(27.6㎏) 대비 0.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4분기에는 전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원유 생산량
2023년 원유생산량은 전년(197만5천톤) 대비 2.3% 감소한 193만천톤 수준에서 생산될 것으로 예측된다.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유지하던 원유생산량은 8월 이후 전년 수준으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 전국적인 럼피스킨 백신접종으로 인해 두당산유량이 일시적으로 10∼20%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원유 품질
2023년 9월 기준 낙농진흥회 낙농가의 유지방의 평균 검사성적은 4.0%수준(3.8% 이상 85%)이며, 유단백은 3.3%(3.2% 이상 86.2%)로 나타났다.
체세포수 검사성적은 평균 19만/㎖으로 생산량의 95.7%가 1·2등급(1등급 60.8%)으로 나타났으며, 세균수는 생산량의 99.5%(10만/㎖ 이하) 물량이 1A·B등급(1A등급 91.1%)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용도별 원유기본가격
2023년 5월 통계청은 2022년 우유생산비가 전년 대비 13.7% 증가(842.95→958.71원/ℓ)했고, 경영비는 15.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낙농진흥회는 ‘원유의 사용 용도별차등가격제’ 규정에 따라 6월부터 협상 소위원회(생산자3, 수요자3, 진흥회1)를 구성하고, 11차에 걸친 치열한 협상을 통해 음용유용 원유기본가격을 기존 ℓ당 996원에서 88원 인상된 1천84원, 가공유용 원유기본가격을 기존 800원에서 87원 인상된 887원으로 결정했고, 물가부담 완화 등을 고려하여 10월 1일부터 인상된 가격을 적용했다.
▲원유 사용현황
2023년 9월 기준 음용유용(시유, 발효유, 유음료) 원유 사용량은 전년 동기간 대비 2.2% 감소했으며, 가공유용(치즈, 분유, 연유 등) 원유 사용량도 원유생산량 감소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7.0%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4년 한해는>
▲원유생산량
2024년도 원유생산량은 193만∼194만2천톤으로 전망된다. 2023년 상반기 동안 사료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2022년 상반기 대비 3.1% 감소했으나, 하반기부터 원유생산량이 회복 기조를 보이고 있어 2024년에도 현재 생산패턴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럼피스킨 발병에 따른 젖소 살처분(11월 20일 기준 23호, 1천700여두, 약 24톤/일)으로 원유생산 기반 축소, 백신접종(구제역, 럼피스킨) 등으로 인해 원유생산량이 2023년보다 감소할 수 있는 불안한 요소는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제도 운영
‘원유의 사용 용도별 차등가격제’ 시행 3년차(2025년) 준비를 위해 2024년 6월부터 ‘원유의 용도별 물량 조정 협상위원회(생산자3, 수요자3, 진흥회1)’를 구성(운영)해 2025년 적용할 용도별(음용유용, 가공유용) 물량을 협상하게 된다. ‘원유의 사용 용도별차등가격제’ 규정에는 1단계(6년), 2단계(4년)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1단계 기간 중 2년간(2023-2024)은 용도별 구입·판매물량을 유지하고, 2025년부터는 협상에 의해 새롭게 용도별 물량을 조정해야 한다.
▲산업구성원들이 풀어야 할 숙제
원유생산기반의 특수성(원유생산량의 동고하저)을 고려하고, 오늘날 ‘일물일가’의 법칙이 사라진 상황에서 어떻게 원유수요자들의 경영여건을 튼튼하게 만들 수 있는 환경 조성, 소비기반 강화방법, 수입 유제품과 국산유제품이 시장에서 가격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 도입 등은 반드시 우리가 2026년 이전에 정착시켜야 할 제도이며 풀어야 할 숙제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