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연재

K-축산, 국민속으로(18) / 가축복지를 실현하는 착한 축산업

  • 등록 2023.12.20 11:14:14

[축산신문]

최윤재 명예교수(서울대학교)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동물복지, 시대적 대세 불구 생산비 부담 등 걸림돌
정부·소비자 관심과 지지…제값받는 시장 창출해야

 

축산식품을 소비하길 주저하는 소비자들의 상당수는 가축들의 ‘복지’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미 여러 설문조사에서 채식 또는 인공육을 찬성하는 이유 중 하나로 ‘동물복지’를 위해서라는 답변을 한 응답자가 과반을 넘었다. 이에 축산업의 동물복지 수준이 현재 어느 단계이고 앞으로 어떤 부분에 더 신경을 써야할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도
경제가 발전하고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축산식품의 소비는 비약적으로 증가하여 왔고 이러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근대 이후 축산업은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대량생산 시스템을 갖추었고, 가축사육 방식을 효율과 경제성을 우선시하며 발전시켜 왔다. 
효율과 경제성만을 추구하는 방식이란 좁은 공간에서 많은 가축들을 사육하는 소위 ‘밀집 사육’ 또는 ‘케이지 사육’을 중심으로 한 축산업 형태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동물복지 관점에서 이러한 축산 방식에 여러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축산업계에서도 그간 동물복지에 대해 소홀했던 문제점을 인지하고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동물복지 축산농장’ 지원 제도를 들 수 있다. 이는 정책에서 규정한 동물복지 기준을 준수한 농장에 부여하는 인증제도이다. 해당 정책에는 축종별로 습성 유지를 위해 필요한 환경을 차별적으로 제공하고, 인위적인 항생제 및 약품 사용을 자제하며, 도축과정을 인도적으로 실천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한국의 경우 2012년 산란계를 시작으로 돼지, 육계, 한우 및 오리 등의 순서로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현재 인증받은 축종이 시설 인증을 받기 상대적으로 용이한 가금류 쪽에 편중되어 있어 아직은 보완할 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 제도가 시행된 지 이제 10여 년, 소규모 농가를 대상으로 관련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점차 개선해나가는 등 관련 제도를 정비하면서 부족한 점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스마트축산으로 동물복지 실현하기
최근 많이 언급되는 스마트축산 기술은 동물복지를 실현할 수 있는 기능도 포함하고 있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들 기술은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넓은 공간에서 대량으로 길러지는 가축들에 대한 효율적 관리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의 야마가타대학의 연구팀은 카메라 촬영 기술로 닭의 상태를 개체별로 식별할 수 있는 기술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닭의 온도나 체중을 자동적으로 체크하여 그들이 쾌적하다고 느끼는 상태로 조절하거나, 문제가 있는 닭을 사전에 발견해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또한 돼지 축사에 활용하는 화상인식 AI를 연구한 한 기업은 발정 징후 감지 기술을 개발했다. 이런 기술은 돼지들을 한 마리씩 축사에 가두지 않고 발정 시기에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환경에서 방목하면서도 중요한 시기를 놓치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어 사람과 동물 모두가 편하게 되었다.
최근 EU를 중심으로 가축을 사육할 때 케이지 사용을 금지하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또한 이렇게 동물복지를 실현했음을 증명하는 인증표시에 대한 가치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그동안은 많은 가축들을 넓은 공간에서 기를 수 있어도 그를 관리할 노동력의 부재로 동물복지를 실현하기 어려웠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스마트축산은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해줄 수 있는 기술로 기대가 된다. 

 

소비자들의 관심과 도움도 필요
상술한 바와 같이 최근 10년 사이 축산업에서는 동물복지 실현을 위한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신기술의 발전으로 점차 부족한 부분은 보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진정한 동물복지를 실현하는 방식으로 축산업을 개선시키려다 보면 자연스레 생산 비용이 올라간다. 저렴하면서도 동물복지까지 모두 챙길 수 있는 방식은 존재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렇게 가중되는 비용 부담을 축산 농가에게 모두 전가시키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또한 이미 존재하는 동물복지 인증제도에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많은 노력을 들여서 인증 마크를 획득했지만 소비자들이 알아주지 않는다면 이런 수고가 더 지속되거나 확대되기 어려울 것이다. 동물복지 관련 축산물에 더 많은 관심과 지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현재는 사육 방식을 중심으로 동물복지 기준이 마련되었다면 장기적으로는 도축, 판매 등 생산 전 과정에서 동물복지를 실현하는 방안들을 논의해볼 수도 있겠다. 진정한 동물복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민 모두가 이러한 문화를 제시하고 목소리를 내는 동시에, 그에 따르는 비용도 함께 분담할 수 있는 성숙한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축산신문, CHUKSANNEWS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