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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서로를 이해하는 방법…다른 방법으로 다가가기

[축산신문]


박규현 강원대 교수 

뉴질랜드에서는 세계 최초로 반추동물의 트림으로 배출되는 메탄에 세금을 부과하기로 하였다. 경향신문에서 전한 현지 뉴스에 따르면, 축산 농가가 소유한 가축의 메탄 배출량에 따라 ‘트림세’를 부과하여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려는 노력이라고 한다. 이 법안은 2025년부터 시행되고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하는 농가에게는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할 것이라고 한다. 뉴질랜드는 앞서 2003년에도 시도했었지만 농민들의 반발로 무산되었다. 이제 점차 축산분야로 온실가스 관련 실질적 압박이 축산 선진국으로부터 시작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축산분야의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 저메탄 사료 개발, 사육기간 단축, 가축분뇨 처리 효율화 및 에너지로의 이용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국내 사료회사에서 젖소와 육우를 위한 친환경 메탄 저감 사료를 출시하였다. 국내 낙농 사료 중 최초이며 회사 측의 의뢰로 분석된 결과에 따르면 기존 대비 상당량의 메탄 배출이 감소되면서도 우유 생산량에는 변화가 없다고 한다. 축산분야가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온실가스 배출이 높기 때문에 그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는 압박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이렇듯 축산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생물을 다루는 분야이기 때문에 그 속도는 기계를 다루는 분야보다는 어렵고 늦을 수밖에 없다.

자격지심(自激之心) : 자기가 한 일에 대하여 스스로 미흡하게 여기는 마음.

우리 축산인들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다른 산업들과 마찬가지로 효율성을 높이고 사회와 더불어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U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농업의 접근법을 보면 ‘더 적은 자원을 소비하는 방법으로 생산물을 생산하고, 생산물 단위 당 온실가스 배출량과 음식물 손실·쓰레기를 줄이는 것’을 방법으로 제시하였다. 또한 ‘배출한 온실가스는 에너지로 사용’할 것을 제시하였데, 이미 우리 축산에서 노력하고 있는 방법과 같다. FAO에서도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5가지 행동(효율성 향상, 손실 최소화 및 재활용 최대화, 탄소상쇄, 적절한 양의 단백질 섭취,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였다. 이 역시 우리 축산에서 현재 나아가는 방향과 같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언론에 잘 소개되지 않으며, 항상 부족한 면만이 부각된다.

경청(傾聽) : 귀를 기울여 들음.

우리 축산인은 항상 소비자와 시민들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많은 언론에서 나오는 부정적 기사,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 인식, 환경친화적 축산을 바라는 사회 분위기 등에 대해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역지사지(易地思之 : 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하여 봄)로 그들을 이해하고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견지망월(見指忘月) : ‘달을 보라고 손가락을 들어 가리켰더니 손가락만 본다.’는 말로 본질은 외면한 채 지엽적인 것에 집착.

하지만 그것이 생각한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좋은 방향으로 가려고 하는 방향은 서로 같지만, 누구는 달을 보고 있었고 누구는 그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고 있는 일이 많고, 이로 인해 서로 소통(疏通 :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기에 오해가 생기는 일들도 많다.

피해의식(被害意識) : 자신의 생명이나 신체, 재산, 명예 따위에 손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감정이나 견해.

우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축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확산되고 있고 이에 따라 축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와 시민들이 우리를 이해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분노와 스트레스가 발생하고 거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지금도 위에 기술한 과정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끊을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최근 책 한 권이 출간되었다. ‘탄소로운 식탁(세계일보 윤지로 기자) - 부제 : 우리가 놓친 먹거리 속 기후위기 문제’. 저자와는 작년 이 맘 때에 글 내용 중 축산 분뇨와 관련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올해 5월에 책으로 출간되었다. 저자는 육지 동물은 먹지 않지만 우유, 달걀, 생선은 먹는 채식주의자(페스코 베지테리언, Pesco-vegetarian)이다. 그녀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축산이 무척 궁금했기 때문에 책이 재미있었고, 먹거리와 기후변화의 관계에 대한 중립적 기술을 읽는 것이 즐거웠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길을 찾는 과정을 모든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하는 저자의 생각이 좋았다. 저자와 같은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지금의 ‘뫼비우스의 띠’를 끊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상대방에게 바라기 전에 우리 축산인이 먼저 다가갈 때가 바로 지금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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