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권락 전 소장(경기도동물위생시험소)
경기도동물위생시험소는 1953년 12월 9일 ‘경기도가축위생시험소’라는 이름으로 개소해 63년이 지난 2016년 11월 1일 현재의 ‘경기도동물위생시험소’로 명칭이 변경됐고, 전체 인력구성원 중 90% 이상이 수의사로 구성된 수의 전문조직이다.
개소 당시에는 결핵·브루셀라병 등 인수공통전염병 검진이 주된 업무였으나, 1995년 고름우유 파동, 1997년 수입 소고기 대장균 O-157 검출 이후 축산물에 대한 엄격하고 전문적인 안전관리가 필요하게 됐고, 2000년 구제역, 2003년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2008년 광우병 파동으로 시험소의 업무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17년 살충제 계란, 2019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2020년 대장균 패티 햄버거병, 2021년 식중독 계란·김밥 등 가축전염병과 축산물 안전사고의 지속 발생으로 현재 주요 현안 업무만 30가지가 넘어 개소 당시 대비 5배 이상 업무량이 증가했다.
한편,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반려동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은 지난해 8월 기준 9건 검사 결과 4건이 확진돼 향후 반려동물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전문적인 질병검사와 관리도 필요한 시점이다.
경기도는 2020년 12월 기준 전국 가축 사육두수의 19.2%인 3708만 마리를 사육하고 있으며 젖소와 닭은 전국에서 가장 많고, 돼지는 2번째로 많으며 특히, 반려동물등록 마리 수는 69만8천 마리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2021년 9월 기준 도축업, 축산물가공업, 판매업 등 축산물작업장의 경우 전국의 24.6%인 25천개소가 경기도에 집중 분포하고 있다.
이처럼 시험소는 농장에서부터 식탁까지 안전을 책임지며 특히, 지리적으로 수도권에 위치하여 서울·경기·인천 등 2603만명의 수도권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21년 7월 기준 시험소에서는 ‘가축전염병 예방법’ 및 ‘축산물위생관리법’에서 정한 적정 인력의 74명(36.1%)이 부족한 실정이며, 결원으로 인한 업무량 과다와 사업소의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하여 매년 이직률이 정원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또한 AI, ASF 등 재난형 가축전염병의 지속적인 발생에 따른 피로 누적으로 전국의 동물위생시험소에서는 채용과 이직의 악순환이 반복되어 인수공통전염병 방역 및 축산물 위생·안전관리 업무에 공백이 발생되고 결국 이로 인한 피해는 우리 모두에게 돌아올 것이다.
덧붙여 시험소는 1953년 개소 당시부터 5배 이상의 업무가 증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여전히 4급 사업소에 머무르고 있다.
이제는 동물과 사람 모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할 뿐만 아니라 해당 지방 정부에서도 시험소의 조직 확대를 위한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충분한 전문인력 확보가 가장 시급한 문제이며, 6년제 수의과대학 졸업생들의 공공업무 기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돼야 한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교훈으로 사람과 동물의 안전을 위협할 새로운 질병들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 전국 동물위생시험소의 인수공통전염병 방역과 축산물 안전관리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