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철 대표(㈜ 정피엔씨연구소)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확산으로 글로벌 돈육 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농업부는 World Markets and Trade 보고서를 통해 2020년 아시아 국가들의 ASF 발생의 영향을 전망했다.
전 세계 돈육 생산량 약 1억 1천만 톤의 절반 정도를 생산하는 중국은 2020년 돈육 생산량이 전년보다 25%감소(약 1천100만톤)하고, 세계 6위 돈육 생산국 베트남은 11%, 필리핀은 16%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중국의 돈육 수입량은 전년보다 35%늘어난 400만톤, 베트남은 50%, 필리핀은 32%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 돈육 수출량은 700~800만톤 규모에서 2019년에는 1천만톤 규모로 늘어났고 중국은 2019년에 부산물 포함해 300만톤을 수입했다.
양돈장 줄도산 ‧ 자돈가 폭락
중국은 생돈가격이 kg당 13위안에서 거의 3배에 가까운 38위안까지 폭등했고 일시적으로 미국과 유럽의 돈가를 급등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가장 수출 경쟁력이 높은 미국의 경우 올해 4월, 5월의 대형 도축 가공 공장 직원의 COVID-19 감염 사태로 인한 도축두수 감소의 후유증으로 지육kg당 1.3달러에서 0.6달러로 대 폭락세를 보이며 대형 수직 계열사는 물론 수많은 가족형 양돈장을 도산 시켰다.
미국의 도축두수가 8월부터 전년 수준까지 회복되며 돈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고는 있으나 2차 가공 처리 규모가 미처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데다 부위별 커트와 소매점 스펙 커트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만큼 돈육 수출도 정상가동 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유럽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7월 독일과 네덜란드 근로자들의 COVID-19감염으로 도축 가공장이 폐쇄된 후 중국이 수입돈육의 COVID-19감염 우려를 이유로 독일 최대 육가공사인 Toennies공장과 네덜란드산 돼지고기 수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 더구나 9월에 ASF 감염 멧돼지가 확인된 독일산 돈육의 전면 수입 중단 조치로 EU전체 돼지고기 생산량의 35%를 생산하는 독일의 돈가는 30% 급락했고, 독일로 주간 75만두씩 수입되는 비육용 자돈가격까지 폭락세를 보이는 등 유럽 돈육시장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 양돈, 회복되고 있지만
중국의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돈육 생산량은 전년 동기간보다 10.8% 감소한 2천838만톤. 돼지 도축두수는 11.7 % 감소한 3억1천868만두를 기록했다. 네덜란드 농업금융기관인 라보뱅크에 따르면 중국의 2019년 돈육 생산량은 16년 만에 최저치 인 4천260만 톤으로 떨어졌고, 올해에도 20% 감소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중국의 모돈과 돼지 사육두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중국 농업부는 지난해 9월 이후 번식 모돈 두수는 연속 11개월 연속 증가해 올해 8월의 모돈두수가 1년 전보다 37%, 8월 전국 돼지두수는 전년 동월보다 31% 증가했다고 발표하는 한편 내년 초반부터 돈가는 본격적으로 하락해 예년 수준으로 회귀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부산물 포함한 올해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량은 약 400만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총 수출량 중 중국의 수입량은 30-40%에 달하는 것으로 한국으로의 돈육 수입량은 최소한 올해 까지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업을 전망이다.
국내 돈가 중국 영향 클듯
글로벌 돈육 시장 변화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기 위해서는 국내 시장의 공급과 수요의 변화를 이해 할 필요가 있다. 우선 국내 돈육 시장은 연간 수입량이 1만톤 씩 증가 할 때마다 지육(탕박)가격을 kg당 21원씩 하락 시킨다. 2019년 돈육 수입량은 42만1천톤으로 올해는 약 32만톤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국내산 돈육 공급이 돈가에 미치는 영향은 연간 도축두수가 10만두 증가 시 지육(탕박)가격을 kg당 29원씩 하락시킨다. 최근 각 기관의 추정은 금년 도축두수 전망은 작년의 1천780만두보다 40만두 많은 1천820만두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연간 출하 두수가 전년 비 40만두 증가하고, 돈육 수입량이 10만 1천톤 감소한다면, 이 두 가지 요인만으로 2020년 평균 돈가는 2019년 연평균 지육 kg당 3천843원(제주제외)보다 95원 상승한 3천950~4천50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2021년 돈가의 향방이다. 중국의 돈육수급 정상화 속도에 따라서 국내 돈가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 하반기부터는 돈육수입량 증가에 따른 돈가하락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