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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한우산업 발전 위한 수급조절 필요

  • 등록 2020.05.20 12:56:19

[축산신문] 

전상곤 교수(경상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최근 한우 사육 마릿수가 311만 두(4월 말 한우 이력 정보)를 넘어서며 미래 한우 가격 하락에 대한 농가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불안감 속에서도 한우 지육 1kg당 1등급 평균 도매시장가격이 2만 원 이상으로 높게 유지됨에 따라 한우 농가들의 입식 의향이 높아져 송아지 가격이 오르고 가임 암소수와 송아지 생산도 늘어나 사육 마릿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사육마릿수 과잉에 따른 한우 가격 폭락을 방지하기 위해 현재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사육 마릿수 감축이 그 정답일 것이다. 한우 산업의 발자취를 뒤돌아보면 그 힌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과거 한우 산업은 대략 10년 내외의 사육 마릿수 변화 사이클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이런 사이클이 필자가 보기에 2010년 이후에는 과거와는 다른 패턴으로 움직이고 있으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사육두수가 증가하면 시차를 두고 가격 하락이 항상 뒤따라온다는 것이다. 지금도 그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두 차례 가격이 크게 하락했던 상황을 떠올려보자. 먼저, 1997년 한육우 두수가 292만 두를 상회하며 공급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이 예견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1997년 말 IMF 외환위기에 따른 경기침체와 2001년 쇠고기 수입자유화를 앞두고 국내 한우 산업에 대한 불안감 확산이 겹치면서 한우 소비가 급감했다. 급격한 공급증가와 소비감소는 한우 가격 급락으로 이어졌고, 암소 투매 현상이 나타나면서 한우사육 기반이 급격하게 축소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두번째는 2012년 한우 두수가 301만 두(이력 정보 기준 325만 마리)를 넘어서며 발생했다. 구제역 발생에 따른 소비감소 영향도 있었으나, 이번에도 사육 마릿수의 과도한 증가가 문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책적으로 한우 암소 감축 장려금 지원과 FTA 폐업지원도 이루어지면서 2015년까지 가임 암소 수가 154만 마리에서 133만 마리로 급격한 감소를 초래했다.
2020년 현재의 한우산업을 보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관측정보를 살펴보면, 2022년 말 한우 사육 마릿수는 330만 마리로 증가하고 도축 마릿수도 89만 마리로 예측된다. 최근 코로나 여파로 축산물 가정 소비가 증가하면서 단기적인 수요증가로 가격이 높게 상승했지만, 장기적으로는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감소가 예상되며, 공급 과잉상태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최근 한우산업의 가장 큰 변화는 사육 농가들의 규모화와 전업화, 동시에 일관 사육의 꾸준한 증가세다. 규모화된 농가들의 특징은 정부정책에 일시적으로 영향을 받아 사육계획을 수정하기보다는, 농가들이 나름의 계획을 바탕으로 사육두수를 정한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과거와 같이 정책을 통해 사육두수와 수급조절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된다. 더 큰 문제는 이런 규모화된 농가들의 사육 의향이 계속 커져만 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우 사육 농가 누구나 공급과잉을 이야기하고 불안해하지만, 정작 규모화된 사육 농가들은 사육을 늘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이 상황은 제로섬 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한우 산업 자체가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사육두수 과잉상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농가들이 직접 나서서 암소를 줄여 나가는 노력들이 필요하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제는 정부의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농가들의 지혜로운 대처가 필요하다. 한우 산업의 주체인 한우 사육 농가 모두가 ‘윈윈’할 수 있도록 자율적인 암소 감축을 통한 수급조절 노력이 절실하다. 한우 농가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현재의 과잉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한우 산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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