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4 (토)

  • 구름많음동두천 28.3℃
  • 구름많음강릉 26.5℃
  • 구름많음서울 27.8℃
  • 구름많음대전 26.1℃
  • 흐림대구 23.7℃
  • 흐림울산 20.5℃
  • 구름많음광주 22.6℃
  • 흐림부산 21.3℃
  • 흐림고창 21.4℃
  • 제주 20.2℃
  • 구름많음강화 24.5℃
  • 구름많음보은 26.9℃
  • 흐림금산 22.1℃
  • 흐림강진군 22.3℃
  • 흐림경주시 22.4℃
  • 흐림거제 23.0℃
기상청 제공

기고

<논단>ASF 이후 국내 양돈산업 어디로 가야하나

  • 등록 2020.01.03 15:08:09


김유용 교수(서울대학교)


지난해 9월 17일 경기도 파주시에서 ASF가 첫 발생한 이래, 우리나라를 뒤흔들었던 악몽같은 시간이 지나고 있다.

10월 9일 양돈장에서는 마지막으로 발생했지만 지금도 야생멧돼지에서 ASF바이러스가 간간히 발견되고 있는 실정이다. DMZ 접경지역 많은 양돈농가들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야생멧돼지에서 발견되는 ASF바이러스로 인해 정부에서도 예방적 안락사에 동의한 양돈장들에 대한 재입식을 선뜻 허용하지 못하고 있다. 혹시라도 재입식을 허용했다가 양돈장의 ASF가 다시 발생했다가는 모든 책임을 뒤집어 써야하는 정책 입안자들의 상황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제는 자발적 안락사나 수매에 동의한 261개 양돈농가들을 보살펴야 할 시간이 됐다고 생각한다.  

사료업계 등 민간기업과 여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이번 ASF 발생과 관련,  민통선 인근에서 사육하던 돼지들을 안락사를 시킨 농가들의 평균 부채가 약 11억에 달하지만, 정부로부터 받은 정책자금은 불과 2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정부에서는 정책자금에 한해 이자의 상환유예로써 양돈장들의 자금 부담을 덜어준다고 하지만 양돈농가들이 실감하고 있는 가장 큰 부담은 사료여신, 약품비 등 개인여신이 대부분인 게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 정부에서 향후 명확한 계획을 제시하지 않고, 계속 시간만 흐른다면, 자금력을 갖춘 일부를 제외한 많은 양돈농가들이 파산에 이르게 될 것이다.  

제1종 법정전염병의 경우 국가가 방역을 책임지고 모든 조치를 취하는 대신 해당 농가들에게는 법률로 정한 보상을 해 주는 것으로 돼있다. 그러나 이번 ASF 사태 속에서 정부의 방역조치는 사전에 정해진 SOP를 넘어 과도한 안락사로 이어지면서 ASF 발생 14개 농장 외에 261개의 양돈장까지 ASF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기르던 돼지들을 희생시킬 수밖에 없었다. 

너무 급작스럽게 ASF상황이 변화된 측면도 없지 않았지만, 정부에서 대규모 안락사를 실시하기 전에 양돈농가들에게 적절한 보상대책을 제시하지 않았을 뿐 만 아니라 일부 지역에서는 안락사를 강압하는 상황이 전개되기도 했다.

다행히 생산자단체를 중심으로 이번에 ASF의 발생으로 어려움을 겪은 양돈장들을 돕기 위해 전국의 양돈장들이 십시일반 정성을 모아 모금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많은 양돈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이러한 모금활동은 양돈인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한편 많은 유관산업계도 아픔을 함께 나눈다는 뜻에서 동참을 하고 있는 만큼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제 DMZ를 중심으로 접경지역에서 발생했던 ASF가 양돈장에서는 더 이상 발생이 없고, 야생멧돼지에서도 그 발생빈도가 줄어들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양돈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가야할지 장기적인 안목에서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축산정책국과 방역정책국, 생산자단체와 축산과학원을 포함한 연구기관, 그리고 대학의 양돈관련 연구자들에 이르기까지 모두 함께 모여 우리나라 양돈산업의 미래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한다.  2021년부터 FTA 규정에 의해 수입돈육의 관세도 사라지게 되는 것은 이미 예정돼 있기에 국내 양돈산업은 외국산 돈육과 생산비 및 품질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여러 해 동안 국내 양돈산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고, 시도돼 왔지만, 이번 ASF 발생에 따른 스탠드스틸, 이동제한 등의 여파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대규모 안락사까지 이뤄진 상황에서 올 한해 우리나라 양돈 생산성이 작년 보다 더 하락하지 않을까 우려가 앞선다. 

스페인산 이베리코 돈육이 국내에 소개되면서 과대광고로 지탄을 받기도 했지만, 소비자들에게는 새로운 형태, 스토리가 있는 돈육으로 인식되면서 국내 양돈산업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컸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외국에서 수입되는 냉동 돈육 마저 발달된 해동기술을 바탕으로 국내산 돈육과 본격적인 품질경쟁을 선언하고 나선 실정이다.  따라서 국내산 돈육도 지금까지의 (YxL)xD 삼원교잡종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육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양돈산업 종사자들 모두에게 부여된 또 다른 과제로 지목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주요 양돈조합들을 중심으로 기존과 다른 새로운 품종을 도입하고, 국내산 돈육의 품질향상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시작됐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때 진정한 강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포토



축종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