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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설>그래도 희망은 있다

품질 제고와 환경문제 반드시 극복
‘함께’의 정신으로 희망불씨 지펴야

  • 등록 2020.01.03 13:01:50
[축산신문] 다사다난 했던 한 해가 가고 또 새해가 밝았다.
우리는 해(年)라는 시간이 세월을 구분 짓는 편의적 약속임을 알면서도 새해 벽두엔 무언가 의미를 부여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새해 아침에 내린 눈을 서설(瑞雪)이라며 복되고 좋은 일이 일어날 조짐으로 보고 반기는 등 일상의 뻔한 자연현상에도 상서(祥瑞)로움이 깃들어 있기를 소망한다.
새해 아침에 상서로움을 갈망하는 것은 원대한 꿈이나 무슨 비장한 소원이 있어서일 수도 있겠으나 대개는 소박하고 평이한 이유 때문이다. 그저 오늘보다 조금 나은 내일을 기대하며 거기서 희망을 찾고 싶은 것이다. 그렇다면 2020년 새해 한국축산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할 수 있으며, 그럴 희망은 보이는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은 결코 낙관적이지가 않다. 오늘 우리가 처한 현실이 그리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과의 FTA(자유무역협정)로 인해 우리 축산물시장에는 외국산 축산물이 넘쳐 나면서 축산업이 뿌리 채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수입량이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며 축산물 자급률을 바닥으로 끌어내리고 있는 것이다. EU산 냉장돼지고기의 경우 2010년 22.5%(냉동 25%)로 출발한 수입관세가 매년 낮아져 올해는 2%(냉동 2.2%)로 떨어지고 급기야 내년에는 0%의 무방비상태가 된다.
쇠고기도 호주산의 경우 2014년 40%이던 수입관세가 올해는 24%로 낮아지고 미국산은 16%로 떨어진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는 불과 6년후면 관세율이 0%가 된다. 이로 인해 농촌경제의 버팀목인 한우산업이 중대기로에 몰리고 있다. 한우고기의 자급률이 30% 초반으로 떨어진 작금의 상황은 위기의 서곡이라고 봐야 한다.
지난해 축산업계를 패닉상태로 몰아넣었던 ASF 등 각종 가축질병이 끊이지 않는 것도 외국산이 넘쳐나는 축산물시장만큼이나 비관적 요소가 아닐 수 없다. 가축질병은 전 축종에 걸친 문제로서 생산성저하를 초래, 축산업 경쟁력제고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질병문제는 국민생활에까지 불편을 초래, 축산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킴으로써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축산에 대한 정책의지마저 약화되고 있어 축산전반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처럼 비관적 요소가 적지 않지만 한국축산은 그래도 희망은 있다. 키케로는 일찍이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는 말을 남겼다. 정도의 차이는 있었을지언정 어느 한 날 위기가 없던 적도 없지 않은가. 축산현장이 친환경을 넘어 필(必)환경을 구현하고 위생문제를 포함한 축산물의 품질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간다면 소비자인 국민 곁으로 다가 설 수 있는 것이다. 국토면적이래야 손바닥만 한 땅뙈기에 불과한 이스라엘이나 덴마크가 세계최고의 경쟁력으로 축산업을 영위하고 있음은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작금의 난국을 극복할 의지의 유무(有無)이며, 더 나아가 한국축산 내부에 이를 함께 풀어 나갈 수 있는 역량이 있느냐이다. 한국축산에 가장 절실히 필요한 것은 ‘함께’의 미덕이다. 이것이 없고는 미래가 없다. 경쟁력제고를 위한 규모화의 거대한 물결 속에 함께하는 정신까지 떠내려가는 게 아닌지 생각해볼 때다. 큰 뱀이 작은 뱀을 등에 태우고 위험한 마을을 지나서 마침내 새로운 연못으로 무사히 옮겨 간다는 고사성어 학택지사(涸澤之蛇, 한비자)의 교훈이 절실해지는 새해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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