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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론>자조금연합 시간 끌 일 아니다

일부 영향력 있는 인사들 마저 ‘反축산’
정서 부추기는 등 안티세력 갈수록 극성
범 업계차원 축산 바로알리기 운동 절실

  • 등록 2019.07.19 10:34:11

[축산신문]

윤봉중 본지 회장

며칠 전 업계 원로 몇 분과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있었던 일이다. 최근 사회 각 분야에 걸쳐 반(反)축산 분위기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걱정들을 쏟아내 길래 필자가 평소 생각하던 자조금연합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런데 좌중은 공감 보다는 냉소적 분위기로 흘렀다. 차려준 밥상까지 걷어 차버린 마당에 새삼 그것이 가능하겠느냐는 것이었다.
‘차려준 밥상’이란 그러니까 5년 전 정부 관계자의 주선으로 마사회특별적립금 3억원을 종자돈 삼아 각 축종별 자조금이 참여한 축산자조금연합(약칭 축산연합)을 지칭하는 것이다. 이는 당시 농민단체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축종별 자조금이 순항하는 것도 대단한 일인데 여기에 자조금연합까지 출범했으니 농민단체들이 느끼는 부러움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농업계의 부러운 시선 속에 출범한 자조금연합은 무슨 마(魔)가 끼었는지 만 3년도 안 돼 돛을 내렸다.
자조금연합은 축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확산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한편 소위 축산 바로 알리기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하자는 취지에서 비롯됐으며 이에 공감을 느낀  당시 축산정책당국자가 마사회특별적립금을 지원하는 등 적극 나서준 것이다. 안팎의 기대 속에 출범한 자조금연합이 3년 만에 좌초한 것은 에둘러 말할 것도 없이 내홍(內訌) 때문이다.
이 때문에 차려준 밥상도 못 먹고 걷어찼다는 소릴 듣는 거다. 안타깝지만 사실이다. 당시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적극 나서주었던 당국자가 이날 식사자리에 있었더라면 필자는 아마 쥐구멍이라도 찾아야 했을 것 같다. 지난 얘기지만 필자는 그 당국자에게 자조금연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 줄 것을 누차 역설했었다.
자조금연합이 내홍 끝에 좌초한 것은 축종별 자조금단체들이 홀로 하는 일에 익숙한 나머지 함께 하는 일에 서툴렀기 때문이다. 제각기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이 주도권 다툼으로 비쳐졌고 이 과정에서 상호 불신이 증폭됐던 것이다.
자조금연합의 좌초는 축산분야의 분열상을 극명히 보여준 축소판으로서 각기 제 팔만 흔드는 각자도생의 한계를 보여준 것이다. 축산안티의 준동(蠢動)으로 인해 축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갈수록 팽배해져 축산기반을 흔들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는 게 양식있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사회 각 분야에 걸쳐 일부 영향력 있는 유명인사들 마저 반(反)축산운동에 가담하고 있는 것은 한국축산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이를 조기에 진화하는 한편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범축산 차원의 축산 바로알리기 운동이 전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자조금연합의 재결성이 시급하다. 모든 축종별 산업과 관련분야가 하나가 되어 뭉치지 않으면 한국축산의 장래, 다시 말해 생존은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축산이 정치 및 행정권력에 대해 의미있는 수(數)적 위상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의 각자도생은 좀 심하게 말하면 공멸을 초래할 뿐이다.
독일 철학자 칸트가 ‘홀로’가 없는 함께는 맹목(盲目)이며 ‘함께’가 없는 홀로는 독단(獨斷)이라고 한데서 보듯이 무턱대고 함께 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해야 할 일에는 반드시 힘을 모야야 하는 것이 세상 이치이며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우리 축산으로 보면 자조금연합이 바로 그런 것이다. 재고 말고 할 시간도 없을 뿐 더러 그럴 상황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