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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논단>건조숙성육의 안전성, 이제는 돌아봐야 할 때

  • 등록 2019.07.19 09:59:45


윤요한 교수(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건조숙성(dry-aging)육의 인기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런 건조숙성육의 인기는 축산분야의 새로운 판로가 생겨났다는 점과 비선호부위나 저등급육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건조숙성육 시장의 규모가 급격하게 증가되다 보니 안전성과 관련된 우려가 제기 되고 있다.  
건조숙성은 식육 내의 자연적 생화학 반응과 식육 표면에 분명한 미생물 증식에 의하여 식육의 연도와 풍미가 변화 되는 숙성방식이다. 사실 미생물 증식이 없을 경우 다른 숙성방식과 품질 면에서 크게 다를 것이 없다. 건조숙성육은 일정한 풍속과 온도, 습도 등의 조건 하에 4주에서 6주간 숙성하여 판매하고 있다.

건조숙성육 표면 곰팡이의 문제
건조숙성은 환경에서 유래된 미생물이 식육 표면에 증식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데 이때 증식한 미생물들이 안전성에 문제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 건조숙성은 대부분 냉장온도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세균의 증식은 어렵고, 효모나 곰팡이와 같은 진균류가 주로 증식하게 된다. 건조숙성육 생산자들은 건조숙성육 표면에 증식하는 진균류가 건조숙성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진균류 중 곰팡이의 경우 인체 병원성 유무에 대하여 정확히 답변할 수 있는 생산자는 얼마나 될까? 이러한 점에서 대부분의 건조숙성육 생산자들이 품질에 대한 자신감 보다는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을 수 있다. 일각에선 숙성고를 청소하고 나면 건조숙성육 표면에 곰팡이가 잘 증식하지 않고 숙성이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숙성고를 청소하여 위생을 관리하기 보다는 오히려 곰팡이를 더 잘 증식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유해한 곰팡이의 경우 그 유해성은 곰팡이가 생산한 독소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생산자는 특별한 장비 없이 곰팡이 독소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소비자는 이러한 유해성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도 있고, 건조숙성육 생산자가 무슨 곰팡이가 증식하는지도 모르는 채 숙성을 하는 것은 마치 러시안 룰렛 같은 상황이다.

건조숙성은 발효가 아니다
필자가 건조숙성육의 안전성에 대해 우려를 표시할 때, 간혹 ‘우리가 오랜 기간 먹어 온 장류나 서양인들이 과거에 어떠한 미생물이 자라는지도 모르고 섭취했던 치즈와 무엇이 다른가?’ 라는 주장으로 건조숙성육에 대한 안전성을 옹호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 두 가지 오류가 있다. 첫째, 장류나 치즈류는 발효식품이다. 미생물에 의한 발효는 발효과정 중 사람이 목적으로 하는 여러 발효산물들(알콜, 젖산, 기능성 펩타이드 등)이 생성되고 이화학적으로도 완전한 변화가 발생 한다. 변화의 좋은 예로 액체 상태의 우유가 고체 상태의 치즈가 되는 것이다. 건조숙성육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숙성이지 발효가 아니다. 식육의 숙성은 그 기간 동안 고기 자체 내에서의 생화학적 반응이나 식육 표면의 미생물이 생산한 효소에 의해 식육이 좀 더 부드럽게 되거나 풍미 등이 향상되는 정도이지 적극적인 이화학적 변화나 발효산물이 생성되지는 않는다. 또한 발효는 효모나 젖산균 등 발효미생물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발효소시지의 젖산균들이 좋은 예이다. 둘째, 건조숙성육은 신선육과 같은 형태로 유통·판매 되고 있다. 앞서 언급된 주장대로라면 건조숙성육은 신선육이 아닌 부가가치세가 부과되는 가공육으로 판매 되고 있어야 할 것이다.

안전한 접종균주를 이용해야 한다.
건조숙성육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발효 유가공품이나 발효소시지의 ‘스타터’처럼 안전성이 과학적으로 검증되고 허가받은 접종균주만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이에 맞는 기준과 규격이 신설되어야 할 것이다. 생산자들이 건조숙성육에 어떤 미생물이 증식하는지도 잘 모르고 있고 공식적인 위생실태 조사 자료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 현 상황에서 안전이 검증된 접종균주를 사용하여 건조숙성육의 안전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건조숙성육은 비선호 부위의 부가가치 향상을 위한 좋은 기술이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하는 것은 분명하나, 식육의 표면에 어떤 곰팡이가 증식하는지도 모르는 현재 상황에서 이대로 방치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소비자가 건조숙성육에 곰팡이가 증식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했을 때 최소한 무슨 곰팡이인지, 그리고 어떤 곰팡이인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의 상황에서 건조숙성육과 관련된 안전문제가 발생할 경우 자칫 다른 축산물의 판매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건조숙성육에 대한 기준과 규격을 신설하고 허가 받은 안전한 균주를 활용하여 건조숙성육을 생산함으로써 건조숙성육의 안전성을 증진하고 아울러 일정한 품질의 건조숙성육을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우리 축산업의 새로운 발전을 도모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