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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논단>알쏭달쏭 동물복지 ②양돈농장 인증 기준

  • 등록 2019.04.12 11:04:24


전 중 환 농업연구사(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환경과)


# 시작하며
동물복지인증제도의 도입이 결정될 당시 우선적으로 2012년 산란계에 적용하고, 2013년에 돼지에 대해 적용하기로 했다. 이런 순서가 정해진 이유는 축산분야에서 가장 사육환경이 열악하며 동물복지적인 개선이 필요한 축종으로 산란계와 돼지가 지목되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많은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뜻이며 일반 축산농가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2019년 4월 현재(4월 1일 기준), 13개 양돈농가가 ‘동물복지 양돈농장 인증’을 획득했다. 매년 동물복지인증을 획득하는 양돈농가들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고 하지만 인증농가 수에서 알 수 있듯이 양돈농가의 참여율이 매우 저조하다. 이는 동물복지인증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양돈농가들이 꽤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물복지 축산으로의 전환을 꺼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물복지인증을 받으려면 방목을 해야 한다고 오해를 하는 양돈농가들도 있으며, 산란계 농장에 비하여 많은 시설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동물복지에 대한 양돈농가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동물복지 양돈농장 인증기준의 주요내용들을 간략하게 설명하고자 한다.


# 인증기준 주요내용
1) 사육시설
동물복지 양돈농장 인증기준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원칙적으로 임신스톨과 분만틀의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다. 동물복지인증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가축의 본능적 행동표출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으로 산란계 케이지의 사용 금지와 같이 돼지의 행동 제약이 심한 임신스톨과 분만틀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가축의 안전을 위해 임신스톨과 분만틀을 사용할 경우에는 그 기간을 최소화하고 있다.


① 임신스톨
임신돈을 포함한 모든 돼지는 스톨사육을 금지한다. ‘다만 임신돈의 안정과 유산 방지를 위해 교미나 인공수정 후 4주까지는 스톨에서 사육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임신돈의 수정 후 4주가 지나면 군사사육을 해야 하는데 군사사육의 경우 전자식 군사장치(Electronic sow feeder), 기계식 군사시설(Free access stall) 등 다양한 사육방식 중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다.


② 분만틀
동물복지인증기준에 따르면 ‘분만 예정일 7일 이전에는 분만실로 모돈을 옮겨서는 안 되며, 분만 5일 이후에는 최소한 한 방향으로 몸을 돌릴 수 있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얘기는 분만 예정일 6일부터 분만 이후 4일까지 분만돈과 자돈의 안전을 위해 일시적으로 분만틀 사육을 허용하지만 그 외 기간에는 분만틀 사육을 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즉, 분만돈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분만돈방에서 사육하던지 기존의 분만틀이 아닌 대체 사육시설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대체 사육시설이라는 것은 동물복지 사육시설로 개발되어 판매되고 있는 것도 있지만 농가편의에 따라 분만틀 한 쪽 면을 제거해서 사용해도 상관없다.


2) 사육밀도
동물복지 양돈농장 인증기준에서는 바닥에 깔짚제공을 기본으로 최소 소요면적을 제시하고 있다. 후보돈은 2.3㎡/두, 임신돈은 3.0㎡/두, 웅돈은 6.8㎡/두의 최소 소요면적을 제공해야 하는데 정기적으로 청소하는 대신 깔짚만 보충하는 경우에는 후보돈은 2.5㎡/두, 임신돈은 3.5㎡/두, 웅돈은 7.5㎡/두로 최소 소요면적이 증가된다. 
이 외에 체중별로 적정 사육면적을 준수해야 하는데 사육면적은 휴식공간과 소요면적으로 구분되어 있다. 바닥에 깔짚을 어떻게 제공할지에 따라 휴식공간과 소요면적이 달라지기 때문에 농가들은 사육방식을 고려해서 축사를 설계해야 한다.
(동물복지 양돈농장 인증기준에서 제시하는 사육밀도는 깔짚제공 및 사육방식에 따라 요구되는 사육면적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필히 ‘동물복지 양돈농장 인증기준’ 내용의 잘 살펴보아야 한다.)


3) 준수사항
동물복지인증에서는 단미와 견치절치는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거세는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단미는 꼬리물기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 수의사의 처방에 의해서만 시술할 수 있는데 최소한의 길이만 자르도록 하고 있으며 꼬리의 절반 이상을 제거해서는 안 된다. 견치절치의 경우 모돈의 유방에 상처가 나는 등 모돈의 복지에 저해되는 경우에 한하여 연삭을 허용하며 생후 48시간 이내에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거세는 생후 7일 이전에 실시하고 자돈의 상태를 면밀하게 관찰하도록 하고 있다. 일부 외국의 동물복지인증에서는 거세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으나, 국내의 경우 외국과의 식(食)문화 차이 등을 고려하여 거세를 허용하고 있다.


4) 기타
동물복지인증에서는 방목사육은 선택사항으로 꼭 준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방목사육에 대한 선택도 가금류, 한우 및 젖소 등에 한하는 내용으로 돼지의 경우 방목사육에 대한 규정자체가 없다. 물론 동물복지인증기준을 처음 제정했을 때에는 돼지 방목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현실적으로 효용가치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어 개정을 통해 방목사육에 대한 내용이 삭제되었다.


# 마치며
양돈농가의 동물복지인증 참여가 저조한 이유는 크게 2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 이유는 동물복지인증을 받기 위해서 기존 사육시설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임신스톨과 분만틀의 사용제한에 대해 축산농가들이 많은 거부감을 갖고 있는데 이는 기존 사육시설 대비 생산성 저하와 편의성 감소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다. 두 번째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판로(販路)가 없다는 것이다. 돼지의 경우 일정 규모 이상의 축산물이 지속적으로 생산되지 않으면 부위별 축산물 공급이 어렵고, 이로 인하여 매장 내 하나의 진열대를 유지할 수 없다. 동물복지인증을 획득한 농가들이 대부분 중소규모인 점을 고려할 때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기 어려운 조건이라 할 수 있다.
동물복지인증제도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동물복지에 대한 양돈농가들의 인식전환도 중요하지만 동물복지 축산물의 생산과 소비시장의 활성화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양돈농가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시설개선 자금지원과 안정적인 판로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도 함께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