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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논단>사회적 경제

  • 등록 2019.01.30 10:09:19

[축산신문 기자] 


조재석 객원교수(대구한의대학교)


경제는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한정된 재화와 용역을 생산, 유통, 소비, 분배하는 활동이다. 공동체의 자원은 유한하고 개인의 물질적 욕망은 크기 때문에 일어나는 우리 삶의 갈등의 근원지이다. 철학은 학문의 왕이고, 경제학은 사회과학의 여왕이라고 자랑한다. 경제학을 배우는 목적은 첫째, 현실의 경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체계적으로 이해하는데 있다. 둘째, 경제활동에 있어 윤리적, 합리적 선택(편익과 비용)의 기본원리를 익히고, 실천하는데 있다. 셋째, 각기 다른 경제제도와 경제정책에 따라 일어나는 경제 현상의 특성이 무엇인지를 배우는데 있다. 

1870년대 이전에는 ‘경제학’을 ‘정치경제학’이라고 했다. 그런데 경제학에서 ‘개인의 경제적 행동’을 기초로 경제 이론을 세우려고 ‘경제학’으로 이름을 바꾸게 되었다. 경제 영역과 기타 영역(정치, 법률, 사상, 문화) 사이의 관계까지를 연구 과제로 생각하던 ‘정치경제학’이, 개인(소비자, 생산자, 투기꾼 등)이 자기의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연구하는 것(이른바 ‘미시경제학’)과 개인들의 행동을 합계하여 경제 전체의 동향을 예측하는 것(이른바 ‘거시경제학’)으로 축소된 것이다.( ‘자본론 공부’ 중에서, 2014년 김수행)

시장경제는 희소한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자유로운 개인의 경제활동이 시장을 통해서 운용되고 이것이 사회전체의 행복을 극대화 시킨다는  원리를 체계화한 자유주의의 주류경제학은 여간해서는 다른 이론들을 수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류의 경제행위와 그 어느 국가도 순순한 경제 문제로 결정되거나 귀결된 적이 없으므로 ‘경제학’은 정치적이고, 규범적이며, 도덕적 목적과 의미의 윤리적 학문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경제학’ 이라기보다는 경제와 정치를 같이 바라보고 분석하는 ‘정치경제학’이라는 표현이 훨씬 목적에 적합하고 정의에 가까워 보인다.  

이윤의 획득을 가장 큰 목적으로 하는 경제활동 자본주의는 자본주의를 탄생시킬 사회적 조건들이 이미 13세기 상업도시국가로부터 성숙되고 있었다. 15~18세기 각 국가들은 보호무역과 해외 식민지건설의 중상주의 정책을 펴고 있었다. 관세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많은 이익을 얻는 독점 세력들이 생기고, 경쟁, 금융제도, 주식회사가 탄생하여 발달했다. 공장에서 일해야 할 노동자들이 폭발적으로 양산되면서 16~18세기 영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산업혁명에 의해 자본주의가 확립되면서 전 세계로 파급됐다. 이후, 독일과 미국을 거쳐 일본에서 거둔 성과는 그의 지속성과 생명력을 입증했다. 

역사가들은 20세기를 파시즘, 나치즘, 스탈린주의, 일본군국주의의 ‘전체주의 역사였다’고 평가한다. 20세기 후반 사라진 사회주의 국가들은 공동체를 빌미 삼아 민중의 희생을 강요하는 사회였다. 21세기 자본주의는 지나치게 자유를 누리는 천박한 자본가와 퇴행적 개인주의(이기주의)가 타인의 시선을 무시한 채, 공동체의 이익을 외면하고 있다. 돈의 많고 적음에 따른 편견이 심하고, 태도나 행동이 방자하다. ‘문명화된 야만’으로 불평등의 골을 깊게 하고 있다. 불균형 사회를 고착화하고 사회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 

근대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은 보호무역으로 시장을 독점하여 돈을 번 상인들의 부를 나누자고 주장한다. 카를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부르주아의 부를 나누자는 것이고, 생산수단을 평등하게 분배하고 공유하자는 것이다. 케인즈는 유효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중산층을 늘리자는 복지모델이다. 결국, 경제학의 궁극적 목적은 분배이다. ‘사회적 경제’는 1800년대 초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야기한 경제적 불평등과 환경오염 등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다.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시장경제와 달리 자본주의의 장점을 살리면서 사람을 중시하고 분배, 환경보호 등의 가치를 중심에 두는  특징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과 2012년에 각각 ‘사회적 기업 육성법’과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시행되면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사회적 경제’는 상반될 수 있는 ‘사회’와 ‘경제’의 합성어이다. 인간이 가진 노동도 일종의 ‘자본’이므로 이리 휘둘리고 저리 내팽개칠 것이 아니라 존중하자는 것이다. 최소한의 삶의 질을 보장하는 평등과 분배에 목적이 있다. 지구상에는 이를 실현시키려는 공동체가 있고, 국가가 존재한다. 더 나은 사회공동체를 위해 꿈을 꾸고, 방향을 제시하고,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     

‘사회적 경제’의 주요 조직형태는 첫째, 사업의 목적이 이윤에 있지 않고 공동체적 필요와 욕구충족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회적 목적 실현으로 사회적 기업, 사회적 협동조합. 둘째, 소비자 협동조합, 사업자 협동조합, 노동자 협동조합, 신용(금융)협동조합 등과 공제조합. 셋째, 시민운동과 연대의식 함양의 풀뿌리 마을 활동과 마을기업. 넷째, 자활근로사업단의 취약계층이 참여하는 공동창업 모델 등이 있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제 활동이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결사체 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