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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낙성대에서>한국엔 부족한데 일본엔 넘치는 것<Ⅱ>

이상호 본지 발행인

  • 등록 2018.10.10 16:48:32

[축산신문]

 

화우 생산현장 축주의 일상

우리와는 다른 모습
진종일 우사 머물며 소와 스킨십
천하제일 지향 장인정신 엿보여

 

일본은 장인(匠人)이 많기도 하지만 그에 걸맞는 대접도 받는 나라다. 어떤 분야에서건  천하제일의 솜씨로 명인(名人)의 반열에 오르면 존경과 함께 경제적 보상이 뒤따른다. 임진왜란 때 포로로 잡혀간 조선 도공(陶工)이 십 수대에 걸쳐 그 이름을 대물림하는 장인으로 대접받고 50년간 천하제일의 맛을 자랑하던 라면집의 마지막 영업장면을 취재하기 위해 공중파방송사의 헬기가 출동하며  다음날 조간신문 사회면 톱기사로 보도되는 나라가 바로 일본이다.
우리 시각으로 보면 ‘호들갑’으로 비쳐질 수도 있지만 일본에선 다반사(茶飯事)로 있는 일이다. 장인을 우대하는 풍토로 인해 나라 곳곳에 장인정신이 살아 숨 쉰다. 세계 최고의 기술을 지닌 강소기업의 수도 제조업강국 독일과 쌍벽을 이룬다. 미국의 로켓에 종업원 10여명의 일본 강소기업 기술이 들어간다는 사실에 일본인들은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일본이 세계 최고의 쇠고기라 자랑하며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와규(和牛)에도 장인정신이 배어 있다.
일본에서 축산을 공부하고 박사학위를 받은 A씨는 화우농장실습을 나갈 때마다 경탄을 금할 수 없었다고 술회했다. 농장에서 하루 두 번 사료급여나 하고 청소나 하면 될 줄 알았는데 하루 종일 일이 있더라는 것이다. 그 일이라는 것이 진종일 빗질을 하고 등 마사지를 하는 등 소와 눈을 맞추는 스킨십이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등교하는 딸의 머리손질을 해주는 것 같았다고 했다.
화우생산현장의 이런 모습은 화우공진회에 가 보면 여실이 드러난다. 5년마다 열리는 화우공진회에 가 보면 무게가 1톤이 넘는 소도 있지만 이 소들은 주인의 손짓과 말 한마디에 모든 동작이 이뤄진다. 주인의 지시 없이는 미동도 하지 않는 종모우를 보면 끌려가지 않으려고 버티는 이른바 ‘쇠고집’이 다반사인 한우경진대회의 모습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모습이다.
2007년 돗토리현에서 열렸던 화우공진회 때의 일이다. 응원을 나온 동료농가의 환호속에서 흰옷을 입고 윤기 나는 소와 함께 포즈를 취하는 축주의 모습은 그야말로 감동적이었다. 출품농가는 공진회기간동안 계류우사에서 소와 숙식을 함께 한다. 물론 강제사항은 아니다. 자신의 직업에 대한 강한 자부심, 그리고 소에 대한 무한신뢰나 애정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장인정신이라고 별 다른 게 아니다. 바로 이런 자세와 모습이 장인정신일 것이다.
한우산업은 지금 우리 국민들이 고베비프나 마스사까우를 먹기 위해 일본여행을 간다는 사실, 서양인들조차 와규를 찾는다는 엄연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따라서 화우산업 현장의 이런 모습을 호들갑이라 여기거나 우리는 아직 그런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고 ‘탓’을 한다면 한우산업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한우산업에 소위 천하제일의 쇠고기를 생산한다고 자부할 수 있는 농가가 얼마나 될까? 이 물음에 ‘바로 이 사람’이라고 추천할 수 있는 사람이 전국 곳곳에서 나와야 한다. 우리가 화우산업에 비해 한참 부족한 것이 정부의 진흥 의지만은 아니라는 절절한 인식과 각성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