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논단>차별화된 의료 서비스 시장의 필요성

  • 등록 2018.05.23 13:29:22


정 윤 섭 원장(오산 양생의원)


 지난 번에는 지면을 통해 100% 획일화된 의료보장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는 특히 개인의 책임과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성질환 분야에서 심한 도덕적 해이를 가져와 대부분의 사람들을 건강 노예로 만들고 진정으로 건강한 자유인의 탄생을 가로막는 엄청난 폐단을 지닌 나쁜 제도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에는 의료를 서비스 산업의 가장 핵심적인 중추 분야로 간주한다고 했을 때 이와 같은 100% 획일화된 의료보장제도가 얼마나 서비스 산업 전체를 위축시키는 잘못된 나쁜 정책인지 지적해 보고자 한다.  
서비스 산업은 인간이 다른 인간이나 동물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해 줌으로써 그에 대한 대가를 받는 가치 산업이다. 따라서 이를 양반과 상놈 또는 주인과 노예의 상하적 수직 관계로 보는 관점으로 접근하게 되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 이런 시각은 전형적인 종속이론적 관점이며 이는 정체된 사회에서나 볼 수 있는 특징이지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진취적으로 열린사회에서는 도저히 존재할 수 없는 생각이다.
그래서 아직도 만약 그 같은 구태에 물든 생각으로 서비스 산업을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현존 의식 저편에 봉건적 또는 계급적 사고방식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단정 지어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해 우리 사회를 대변하게 된다면 그 사회는 더 이상 진보적 열린사회로 발전하지 못하고 경직된 폐쇄사회로 퇴보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진보적 관점을 가진 사람일수록 서비스 산업을 유무형의 서비스를 거래하는 시장으로 당당히 인정하고 이를 적극 받아들이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야 말로 우리 사회를 더 많이 발전시키는 활력소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를 위해 우리는 열린 혜안으로 서비스 산업을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다양한 소비자의 욕구를 서비스 제공자가 인지하고 그들에게 보다 전문적이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욕구를 만족시켜주고 그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는 정상적인 거래로 바라보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도 오늘날 우리 사회의 자칭 진보 좌파 세력에서 발표하는 보건의료 정책 내용을 보면 이와 같은 서비스 산업의 가치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아직도 봉건시대 계급적 차별 의식에 사로잡혀 정책을 만들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한 마음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현 정부의 사회보험주의자들이 구상하고 제시하는 이른바 ‘문재인 케어’는 바로 그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이들은 인간이 인간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을 일률적으로 정부 또는 빅브라더가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에 사로잡혀 있다. 그래서 복잡한 심리를 가진 사람이 주도적으로 관여하게 되는 의료 서비스 분야에서도 모든 행위를 인위적으로 통제하고 규제하려 들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어리석은 좌파 지식인들에게 묻고 싶다. 그럼 ‘왜 또 다른 서비스 시장인 외식 분야나 관광 분야에서는 이런 규제를 하지 않는가?’라고 말이다.
만약 그들의 논리대로 하자면 여러 사람들이 줄을 서서 일률적으로 정해진 메뉴에 따라 먹는 단체급식 식당과 소수의 사람들이 자신의 요구에 맞게 주문해 먹는 고급 식당과의 차이도 철폐, 획일화시켜야 한다. 그러나 외식업, 관광업 같은 다른 서비스 분야에서는 이런 황당한 주장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분야에서는 차별화를 인정하면서 유독 의료 서비스 분야에서만 그 차이를 인정하려 들지 않고 있다. 
그럼 만약, 의료 서비스 산업에서 서비스의 질적 양적 차이를 인정하지 않게 되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까? 단언하건데 그 때에는 분명 서비스 질의 동반 하락을 자초하게 될 것이다.
원래 서비스 산업은 서비스 제공자들 간의 무한한 경쟁을 통해 서비스의 질적인 차이를 유도하고 그것으로 인해 전체 서비스 수준의 향상을 도모시킨다는 목적을 지니고 있는 분명한 산업의 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서비스 산업의 중심에는 앞서 말한 대로 복잡한 심리를 가진 인간이란 요소가 개입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런 인간들은 인센티브가 없이는 전혀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는 엄연한 사실을 우리가 확실히 인정하고 그 다음 정책 구상에 들어가야 한다.
이런 이유로 의료 서비스 분야에서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히 수학적 계산으로 결과를 시뮬레이션하다가는 큰 실수를 하게 된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해 주고 싶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려면 다음과 같은 예를 생각해 보면 어떨까 제안해 본다. 우리 주변에서는 같은 질병을 가진 사람들이라도 그 사람이 어떤 의료인을 만나 어떤 컨설팅을 받느냐에 따라 결과가 확연히 달라지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만약 정해진 규정에는 맞지만 최선을 다하지 않는(이는 객관적으로 절대 평가할 수 없음) 진료만 하는 의료진을 만났을 때와 진심으로 열과 성을 다해 진료하고 치료하는 의료진을 만났을 때 그 결과가 틀림없이 다르게 나타날 것은 분명하다.
이런 차이는 획일화된 규정으로는 절대 없앨 수 없는 그림자와 같은 차이이다. 그런데도 이와 같은 그림자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모든 의료진의 서비스를 동일하다고 판단하고 평가하고 규제하려는 발상은 서비스 제공자의 근로 의욕을 심각하게 저해시키고 서비스 질의 하향화를 가져오게 만드는 악의 축이 된다는 점을 왜 깨닫지 못하는지 정말 답답한 마음 간절하다.
이는 자칫 의료 서비스 종사자의 나태를 야기시키고 그 수준을 저하시키는 아주 위험하고 나쁜 정책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갖고 정책을 만든 사람들과 이에 호응하는 일부 국민들에게 묻고 싶다. “여러분은 모든 의료에 있어 수준 차이가 없이 똑같이 하향으로 평준화된 그런 의료 혜택을 받길 원하는가?”
평준화에 중점을 둔다면 여러분이 중국, 소련, 베트남 같은 사회주의 국가의 의료 수준을 떠올려보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 그런 나라에서는 급한 수술을 받으려면 뒷돈을 찔러 주지 않으면 안되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다고 한다.
그럼 그들이 현재 우리보다 못한 의료복지 수준을 가지고 있는 것이 그 나라 사람들이 본래부터 게으르고 못나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천만의 말씀이다.
이런 차이가 생기는 근본적인 이유는 의료를 서비스 산업으로 보지 않고 무상으로 제공하는 복지 수단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따라서 나는 의료를 무조건 복지 프레임으로만 접근하는 좌파 지식인들의 단견에 분명히 경고하고 우리 국민들도 이와 같은 무책임한 포퓰리즘에 현혹되지 말 것을 간곡히 당부하는 바이다.
이는 자칫 의료계뿐 아니라 다른 산업에도 영향을 미쳐 많은 사람들의 근로 의욕과 일자리를 빼앗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 확실하며 우리 사회를 침체되고 경직된 사회로 만드는데 기여하는 강력한 요소가 될 것이란 점을 강조하고 싶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