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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논단>유엔의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와 한국축산

  • 등록 2017.12.08 10:14:35


이무하  명예교수(서울대학교)


인류가 농업사회를 벗어나면서 발전은 지구적 명제가 되었다. 그러나 인간이 추구하는 이러한 발전은 한정된 자연자원(땅, 물, 영양소, 에너지 등)과 이를 지원하는 생태계를 무시하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따라서 유엔 회원 193개국은 2015년 9월에 향후 15년간 달성할 ‘지속가능한 발전목표’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 17개 사항을 채택하였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개도국이든 선진국이든 각기 자기 나라에 맞는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를 설정하고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대한민국은 정부나 민간부문에서 이렇다 할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다. 이건 정부의 무관심과 우리나라 사람들의 잘못된 특성 때문으로 빗어진 사태라는 생각이다. 우리나라 밖을 여행하다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징을 보게 된다. 개개인은 참으로 우수하면서도 함께 힘을 합치지는 못하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데에는 전혀 무관심하고 자기 것 챙기는 데에는 이골이 난 아주 이기적인 사람들이 대한민국 사람이다. 그러니 지구적으로 성취해야할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국내에서 서로 자기 이익을 위해 아웅다웅하기에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참으로 답답한 대한민국 사람들이다. 그런데 사실은 시대가 네트워크 세상이라 서로 연결이 되지 않은 것이 없다. 우리가 자기 것만 챙기다 보면 이것으로 인해 주변 환경은 우리에게 불리하게 형성될 것이고 결국은 자기 발등을 자기가 찍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인간은 농업을 시작하면서 자연과 환경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농업은 땅, 물, 산림, 다양한 생물종 등의 자연자원을 사용하여 인간생활에 필요한 식량, 사료, 의복, 연료 등을 생산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현대의 집약 농업이 점점 자연을 파괴하여 지구환경을 악화시킨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러한 농업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유지하려면 농업과 자연과의 상호작용을 고려하면서 인간이 추구하는 농업생산의 결과를 얻기 위해 쌍방의 희생을 최소화하는 타협의 선택이 필요하게 된다.  전 세계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유엔의 “지속가능한 발전목표‘에는 인간의 필요에 관한 사항, 지구환경적인 사항, 그리고 바람직한 공정에 관한 것으로 대별된다. 따라서 농업이나 축산과 직간접으로 관련이 있는 사항들이 많다. 

개도국에서는 사람들의 생계가 축산에 대부분 연계되어 있다. 가축은 자산으로서, 수입원으로서, 비상용 가계재정으로서의 역할을 해준다. 우리도 옛날 자식 대학 보내느라 소를 파는 경우를 빗대어 우골탑이 회자되던 때가 있었다. 농가에서는 농사일을 도와주고, 비료를 공급하고, 우유나 알을 제공하며, 죽으면 고기와 털가죽을 공급하는 것이 가축이다. 축산물은 인간에게 세계전체로 33%의 단백질을 공급하고 총 에너지의 14%을 공급함으로써 식량안보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축산은 국민을 빈곤과 기아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국가적으로 고용증대를 통한 국가사회구조 개선을 가져오는 분야이다.  개도국에서는 농업 GDP의 40%를 축산이 공헌하고 있고 선진국에서는 53%에 이른다고 한다. 더욱이 축산은 농업의 다른 분야에 비해 성장률이 높고 관련 산업을 포함하면 고용창출 효과는 향후 10년간 연간 3%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며 특히 축산물 가공분야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로 간주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단백질은 53.8%, 에너지는 18.7%를 동물성 식품이 공급했다(식품수급표). 국민체력 개선에 축산물의 소비가 공헌한 바는 이미 청소년 체력의 역사적 변천이 증명하고 있다. 국내는 2016년에 축산이 농업부문 GDP의 42.5%(농촌경제연구원)를 담당했다. 이러한 통계수치를 보면 축산은 우리나라가 빈곤과 기아에서 벗어나는 수단으로서 국가가 육성해야 할 차원이 아닌, 오히려 국가경제를 이끌어가는, 점점 선진국의 경우와 유사한 수준으로 변해가고 있는 산업임을 보여준다.

국가 경제가 발전하면 축산물 소비가 늘어나고, 늘어난 소비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생산을 증가시켜야 한다. 따라서 선진국에서는 세계적인 식량문제와 연계하여 가축 사료와 인간 식량 간의 경합이 문제가 되어 왔다. 반추가축은 비교적 사료의 식량 전환효율이 떨어지는 동물로 낙인찍혀 서양에서는 온실가스 생산과 더불어 반추가축 사육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에 국내에서는 사료곡물 수입을 줄이기 위해 조사료를 이용하는 반추가축 사육을 권장하는 편이었다. 국내 축산의 추세가 단위가축 위주로 전환되는 것은 지구기후변화를 걱정하는 측면에선 바람직하다. 그러나 사육규모의 증가로 인한 인수공통 전염병의 확산은 전지구적 유행병의 근원으로 축산이 계속 지탄받게 된다. 알려진 가축 질병의 61%가 인수공통전염병임을 안다면 매년 반복되는 가축전염병으로 인한 국민들의 불안과 가축 매몰에서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하천과 지하수 오염이 조만간에 개선될 여지가 별로 없음도 정부나 축산분야가 자각해야 한다. 

축산물 소비증가가 가져온 과거의 국가적 공헌이 현재의 무분별한 소비문화로 지탄의 대상으로 대체되고 있다. 축산으로부터의 과도한 온실가스 생산 문제는 선진국에서부터 시작되었지만 우리도 과학적으로 대책을 세워야 할 시기가 되었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닥쳐올 지구 기후변화는 한국 축산이 물 관리뿐만 아니라 가뭄에 잘 견디는 가축품종을 육성하고, 질병관리 차원에서 축산환경의 조정, 나아가서는 사료작물 품종도 육성해야할 필요를 가져온다. 차제에 한국 축산도 국가적 차원에서의 지속가능한 발전목표를 설정하고 추진해야 하겠다.